동급생
-프레드 울만 지음
-황보석 옮김.
작가 프레드 울만은 유대인으로 화가가 주업인 작가다.
히틀러가 독일을 나치의 세상으로 만들려고 할 즈음의 이야기로
존경받는 랍비의 후손이면서 유대인 의사의 아들인 주인공 한스 슈바르츠가
다니던 학교에 독일 정통의 귀족 혈통인 콘라딘이라는 친구가 전학을 오면서
시작되는 두사람의 우정 이야기다.
번역자의 후기에 있듯이 전혀 예상 밖의 반전으로 끝나는 소설이고 길지도 않은
소설이지만 전혀 다른 두친구의 우정이다.
나치에 의해 박해받은 유대인의 아들은 끝내 미국으로 도피를 하게 되고
그의 부모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의 아버지는 1차 세계대전에서 철십자 무공 훈장을 받은 독일의 국가유공자로서
독일을 자신의 조국으로 생각하고 있고 유대인이기에 앞서 독일 사람으로
생각하는 사람이었지만 결국 독일 사람들의 멸시와 린치를 받으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철저한 히틀러 신봉자였던 친구는 결국 히틀로 암살 모의범으로 처형된다.
그렇게 화려하지도 않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도 아닌 그냥 담담한 소설이다.
2차 대전과 독일 유대인을 이야기한 소설이면 당연히 홀로코스트를 생각하겠지만
이 소설에는 홀로코스트나 가스실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어쩌면 시 같은 소설이기도 하다.
외국 소설 특유의 이름이나 지명 때문에 집중은 잘 안 되지만 감동은 어렵지 않다.
사람 이름
그라프 폰 호엔펠스 콘라딘
치머먼 선생님
클레트 교장
프레이헤어 폰 갈
프리드리 폰 호엔슈타우펜
안노 폰 호엔펠스
지명 :
뷔르템베르크 호엔펠스
호엔슈 타우펜
호앤촐레른
슈투트가르트 회엔라게.
영어로 된 지명이나 사람 이름도 익숙하지 않은데 독일은 더하다.
외국 소설의 가장 큰 단점이 아마 이름이나 지명을 기억하기 어려운데 있을 것 같다.
위에 나오는 지명이나 인명들이 익숙하지 않아서 집중을 방해한다.
그냥 포기하고 읽으면 그나마 낫다.
책 속에 나오는 것으로 유대교인들이 예수에 관해 생각하는 바인 것 같다.
선지자 예언자 정도로는 인정하지만 하느님의 아들이거나 메시아는 아니라는 얘기다.
의사인 그의 아버지의 말이니 일반 유대교인들도 비슷할 것이다.
예수가 정말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그렇게 고통스럽고 수치스럽게 죽게 그냥 두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나 또한 같은 생각이다.
더 나가서 난 과연 전지전능한 하느님이 있는가도 의문이다.
이런저런 변명을 댈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아들인 예수를 구했으면 될 일이다.
그렇게 했다면 하느님은 자신이 창조한 것의 몇 배를 파괴한 기독교인들의
행패를 보지 않았어도 됐을 것이다.
"언젠가 나는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때 아버지는 당대의 증거들이 부족하다고는 해도 유대인들에게
윤리와 지혜의 관용을 가르친 스승으로서 그리고 예레미야나 에스겔 같은 예언자로서
예수가 역사적으로 존재했음을 믿지만 어떻게 해서 그 예수를(하느님의 아들)이라고
여길 수 있는지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아버지는 십자가에서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음을 맞는 당신의 아들을 수동적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전능한 하느님, 자신의 아들을 도우러 가려는 갈망이
인간 아버지만도 못한 (성부)라는 개념을 불경스럽고 역겨운 것으로 보았다.
그러더라도 아버지가 예수의 신격을 부정하는 말을 입 밖에 냈다고는 해도,
내 생각에 아버지의 견해는 무신론적이라기보다는 불가지론적이었고 만일 내가
기독교도가 되기를 원했더라도 -그 문제에 있어서라면 설령 불교도가 되기를 원했더라도
마찬가지로- 반대하지 않을 터였다.
그러나 다른 한편, 내가 어느 종파의 수도사가 되려고 했다면 아버지는 그러지 못하도록
말리려고 했을 것이 틀림없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아버지는 수도원에서 명상적이 삶을 비합리적이고 낭비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내가 보기에 가능성은 단 두 가지뿐이었다.
하느님이라고는 없든지 만일 있다면 힘이 있는데 극악무도하거나 힘이 없어서
쓸데없는 하느님이거나. 자비로운 창조주에 대한 모든 믿음을 마지막 하나까지
깡그리 버렸다."
이웃집 어린 꼬마들이 불에 타 죽은 것을 보고 난 후 신에 대한 주인공의 생각인데
지금의 내 생각과 같다.
난 하느님 일지 누굴지는 모르지만 신은 있다고 생각한다.
단 그 신이 지금 기독교나 유대교 이슬람에서 모시는 그런 절대적인 신은 아니고
사랑이 많은 신은 더더욱 아니라고 생각한다.
'끄적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린왕자 (0) | 2023.01.19 |
---|---|
가녀장의 시대 -이슬아- (2) | 2023.01.17 |
파친코 (6) | 2022.12.06 |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1) | 2022.11.17 |
연적 - 김호연 (2) | 2022.10.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