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하게 들려오는 어니언스와 은희의 음악이 참 좋다.
'저 별과 달을' '작은 새' '꽃반지 끼고' '학창 시절' ' 가을밤'
아침 식사 후 믹스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이만한 호사도
드물겠지 생각해 본다.
고향집에 살림 좀 옮기고 집도 정리하면서 사흘만
자고 가자던 계획이 늘어져서 벌써 열흘이 넘었다.
시험 삼아 택배도 두어 번 시켜봤는데 잘 온다.
물론 도시보다 하루이틀 느리긴 하지만 배달이
된다는 게 어딘가?
너무 빨리 익숙해져도 안 되는데...
어제는 하루종일 사과밭에서 동생일을 도왔다.
시원찮은 보조라 별 도움은 안 됐겠지만
동생을 위해서 뭘 할 수 있다는 게 좋다.
덕분에 오늘도 허리가 시큰거린다.
컨테이너 박스라고 부르는 사과 수확용 노란 플라스틱을
보관하기 위한 창고를 만들었다.
그동안은 지금의 창고에 보관할 정도의 양이었지만
계속해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 별도의 창고를
하나 더 만든 것이다.
약 2,000개의 컨테이너 박스가 들어갈 수 있단다.
이 컨네이너 박스가 플라스틱이다 보니 실외에 보관 시
태양에 의해서 삭아서 잘 깨지게 된다.
해서 가능한 실내에 보관을 하여야 한다.
위치는 사과밭 아래쪽 논머리로 하였다.
바닥 콘크리트를 먼저 하는 줄 알았더니 나중에 한단다.
이곳에 있는 천평의 논에 벼농사를 지어서 우리 다섯 남매의
식구들이 일 년 동안 양식으로 한다.
동생이 이미 터는 다져놨다.
뼈대 설치하기.
제일 힘든 작업이었다.
기둥이 되는 파이프를 하나씩 구부려서 이동 설치를 해야 하는 작업이다.
들이서 끝을 잡고 세우고 눕혀서 조립하는 작업이 힘이 많이 든다.
자동기계가 아니라 수동으로 일일이 하나씩 구부리기 때문에
높낮이도 제 각각이어서 맞춰먹기가 어렵다.
외부 천막 씌우기
빼대 위에 먼저 비닐을 한번 덮고 고정 후 천막을 씌운다.
전부 인력으로 해야 한다.
다행히 사과작업용 리프트 카가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됐다.
옆면에는 환기창도 내어서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이곳에
조명창 역할도 한다.
웬만큼 마무리가 되었다.
문을 달고 외부 전체를 로프로 하나씩 고정했다.
시간 되는대로 바닥에 콘크리트 타설을 하고 외부 정리를
하고 나면 마무리가 된다.
실내에 트럭이 들어갈 수 있어야 하니 문을 조금 크게 만들었다.
어제저녁에 비가 와서 또 새벽에는 눈으로 바뀌겠구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기온이 낮지 않아 비로 끝나고 말았다.
이번 주 목요일에 내려가면 2주를 가득 채우고 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