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간의 페인트 작업으로 온 삭신이 쑤셔서 오늘은 조용히 쉴 참이었다.
허리가 많이 아파서 좀 풀어줄 요량으로 아침에 걷기 운동을 나갔다.
허리가 아플 때는 걷기가 좋다.
30분 이상 꾸준하게 걸어주면 허리가 많이 풀린다.
한 바퀴를 돌고 내려오는데 6촌 동생 부부네가 와있다.
어디 나가려고 하길래 물어보니 오늘이 장날이라고 감자씨 구하러 간단다.
그렇구나 오늘이 장날이구나.
그렇다면 장구경 가야지.
살 것도 조금 있고.
함양 장날은 2일과 7일이다.
일단 마트에 가서 기본 찬거리를 좀 샀다.
다음 장날까지는 먹을 것을 준비해 두면 좋다.
장이라 해봐야 작은 시골장이어서 한 바퀴 도는데 30분도 안 걸린다.
뒤안에 심을 꽃나무들을 찾아봤다.
골드회향목인가 뭐라 하던데 예쁘게 컸길래 두 그루를 샀다.
한 그루에 만원씩이다.
연산홍과 철쭉은 5 포기 한 묶음에 대략 만원 근처다.
재작년에 심었다가 죽은 왕자두도 한 그루 사다 심었다.
마을에 있는 식물인데 겨울에도 푸른색을 잃지 않는 녀석이다.
난의 한 종류인 것 같은데 이름을 모르겠다.
시골 할머니들은 그냥 난이라고 부르는데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다.
네이버에 물어보니 상사화라고 나오는데 내가 아는 상사화(꽃무릇)는 아닌 것 같다.
뿌리가 양파처럼 생겼고 잘 번지지도 않는 것 같아서 한 곳에만 옹기종기 모였 있다.
동네 할머니는 부세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건 예전 우리 집 장독대에서 많이 있던 것 같다.
원추리가 맞는 것 같고 번식을 잘해서 주변에 많이 퍼져있다.
뿌리도 얇게 들어가 있어서 캐기도 쉽다.
산괴불주머니라는데 예전에는 우리 마을에 없었다.
이번에 눈여겨보니 마을에 지천으로 퍼져있다.
2 월부터 살아나기 시작해서 노란꽃이 예쁘다.
그냥 잡초인데 보기 좋아서 캐다 심었다.
시장에서 사 온 회양목, 영산홍, 철쭉을 뒤안 담벼락 위에 심었다.
황량하던 담장 위가 조금은 낫다.
위쪽에는 두릅나무도 어제 심었다.
동생이 사다 준 것이라는데 동네 형님이 심다가 남았다고 나눠줬다.
올봄 뒤안이 어떻게 변할지 잔뜩 기대가 된다.
설마 다 죽는 것은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