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이 지났는데 허리가 계속 아프다.
시골살이가 놀자고 마음 먹어도 자꾸 일이 눈에 보이니
마음편히 쉴 수가 없다.
아픈 허리도 펼겸 산책을 나섰다.
허리 아픈데는 걷는게 좋다.
물론 물속에서 걷거나 수영이 좋겠지만 시골에서 초봄에
수영장을 찾을 수 없으니 걷는 것도 괜찮다.
마을 외곽을 한바퀴 도는 코스로 대략 1시간쯤 걸린다.
적당한 산책 코스다.
지안재를 지날쯤 진달래가 보인다.
며칠 밖에 안 나가고 집안일만 했더니 그새에 계절이
저만치 가 있었다.
아직 매화꽃이 다 지지를 않았는데 벌써 진달래가 따라왔다.
지안재에서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보이는 월평저수지다.
이 저수지가 만들어진 것은 30년이 넘었다.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확실치는 않지만 30~35년 전이지 싶다.
저수지를 만들 때 재해로 사망자도 몇 생겼다.
저 연못에 들어가 보려고 스킨스쿠버를 배웠는데 저기는 못들어가고
엉뚱한 바다속만 열심히 다녔다.
이 저수지를 만들고 나서 마을에 습도가 높아진 것 같다.
거의 일년 내내 아침에 이슬이 맺힌다.
4계절 내내 아침에 일어나면 마당이나 풀밭에 이슬이 맻혀있다.
어떤 때는 비가 온 것 처럼 차 지붕에 물이 맺쳐있을 때도 있다.
자연을 거스러면 어떻게든 돌아온다.
사과밭 근처 성질급한 버드나무는 벌써 봄옷을 입었다.
사과밭도 봄맞이 준비가 끝났다.
가지치기가 끝난 사과나무는 새로운 순을 낼 준비가 되었다.
저 뺘만 남은 나무에 한달이 지나기전 잎이 나올 것이고
곧 꽃이 필 것이다.
그러면 또 사과꽃 솎아내기가 시작 될 것이고 본격적인
사과 농사가 시작된다.
사과밭 위쪽에 있는 연못이다.
어렸을 적엔 저 연못도 참 커보였는데 지금은 아담하다.
이 연못은 가을에 보면 경치가 참 좋다.
물에 비친 단풍과 함께 보면 한폭의 서양화 같은 느낌이 든다.
저 위쪽에 보이는 고개를 넘으면 마을이 보인다.
내일 부터는 틈틈이 뒤안 정리를 해야겠다.
칡덩쿨을 하나하나 찾아서 뿌리쪽에서 잘라볼 생각이다.
그래도 안 되면 근사미의 힘을 빌려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