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들어오면서 농가주택 보수를 할 경우 지자체 지원금이 있다.
함양군의 경우 액수가 오백만 원으로 한정되어 있지만 다른 지역은
어떤지 모르겠다.
작년에 집 수리를 하면서 신청을 하려고 했지만 이미 예산이 다
사용된 상태였다.
연간 1억이 예산으로 책정되는데 지원자가 20가구만 되어도 끝나
버리기 때문에 연초에 일찍 신청을 해야 한다.
올해는 1월인가 2월에 신청을 했더니 당첨이 되었다.
지붕을 올리는데 사용을 할 계획이다.
어제 이 일로 면사무소를 찾았다.
귀향 후 첫 민원이기도 하지만 사실 살면서 관공서에 갈 일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면사무소도 부모님 돌아가실 적에 제적 신고하러 가고 처음이니
대략 20년쯤 된 것 같다.
참 신기한 것을 경험했다.
신청서를 담당 직원이 다 작성해 준다는 것이다.
도시에서는 있기 어려운 일이겠지만 시골이라 가능한 일인 것 같다.
내가 신청서를 작성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어르신들이 대부분 이런 서류 작성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담당자들이 대신 작성해 주고, 도장만 찍어주면 된단다.
노인들이 많이 사는 시골이라 가능한 일이다.
어느 순간 나도 서류작성에 서툰 어르신이 되어있어서 민망하긴
했지만 그 친절이 참 고마웠다.
투박한 함양 특유의 사투리는 있지만 그 말속에 온기가 있었다.
고마운 마음에 드링크 한 박스를 선물했더니 안 받으려고 한다.
억지로 주고 왔지만 참 기분 좋은 날이다.
공무원들 철밥통이라고 욕하는 사람도 많고, 놀고먹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만,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박봉에 힘들게 일한다.
내 딸도 공무원 팔 년 차지만 자기 동생들보다 연봉이 낮다.
그러면서도 매일 10시 넘어서 퇴근한다.
10시 넘어서 퇴근한다고 연장근무 수당을 주는 것도 아니다.
그냥 업무가 많아서 하는 무료 봉사다.
앞으로 관공서 찾을 시 말 한마디라도 조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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