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토요일에 고향친구 모임이 있었다.
내게는 두개의 고향친구 모임이 있다.
매년 어린이날 근처와 가을에 모이는 같은 학년이었던
세친구 모임인 '촌삼모'와 이번에 모임을 한 또다른 고향친구 모임이다.
한 살 터울의 고향친구 아홉 명이서 하다가 작년에 한 사람이 탈퇴를 해서
여덟 부부가 모여서 모임을 하고있다.
코로나로 인해 못하다가 이 년 만에 모인 작년에는 내가 사정이 있어 못 갔고
올해는 다행히 모두가 모일 수 있었다.
친구 중에는 아직 독신으로 사는 친구도 있다.
진주에 살고 있는 친군데 몸도 부실해서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한 친구는 내 동생과도 친구다.
내 동생은 학교를 7살에 들어가고 이 친구는 아홉 살에 들어가다 보니
나이차이는 두 살인데 학교는 같이 다녔다.
더 웃기는 건 두 살이나 많은 친구 녀석이 국민학교 시절 어린 동생한테
맞고 다녔다.
나하고는 나이가 한 살 차이라서 친구고 동생과는 국민학교 동기니 또 친구다.
해서 이 친구 결혼식에는 동생도 나도 같이 우인으로 참석했었다.
모임 장소는 기장에 있는 펜션이다.
얀 캬라반이라는 곳인데 바닷가에 있다.
부산인데도 변두리인지 주변에 괜찮은 식당도 없었다.
대부분이 직장생활을 하고 있어서 1박 2일로 하다 보니 저녁에 만나서
얼굴 보고 술 한잔 마시고, 뒷날 아침 먹고 나면 집에 가기 바쁘다.
퇴직자가 많아지면 2박 3일로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결혼 전에 만들었던 모임이라 40년이 다 돼가는 모임이다.
처음에는 각자의 집에서 직접 식사준비를 해서 잠까지 잤다.
그러다가 여자들이 힘들어해서 잠은 친구집에서 자더라도
밥은 밖에서 먹다가 지금은 펜션을 얻어서 자고 밥도 모두 사서 먹는다.
지금 생각하면 예전에 어떻게 모임을 했는지 모르겠다.
그 좁은 셋방에서 모두 모여서 잠까지 잤으니...
이제 모두 지난 추억이고 다시 오지 않을 시간들이지만
좋은 기억들만 간직하고 싶다.
시간은 계속 흘러갈 것이고 훗날 언제쯤에는 또 오늘을
그리워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