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살아 가는 이야기

사과밭 나들이

by 머구리1 2023. 8. 7.

아침일찍 '산'이 녀석이 찾아왔다.

사과밭 지킬 생각은 안 하고

기회만 되면 도망을 온다.

하긴 묶여있는 녀석에게는

자유가 얼마나 그리울까?

몇 년간을 목줄 없이 살던놈이니

그 구속은 더 갑갑할 것이다.

사과밭으로 가는 길.

길가에 도리지 꽃이 보인다.

참 예쁘다.

난 촌놈이지만 꽃이 없으면

도라지를 잘 못 찾는다.

물론 눈앞에 두고 이게 뭔지 물어면

알 수 있겠만 가을이 넘어가면

찾기가 어렵다.

위쪽을 보니 몇개가 더 보인다.

오는길에 사과밭에서 호미 가져다가

캐서 김여사 보양이나 해줘야겠다.

친구잃은 저 새는 오늘도 외롭다.

철새일텐데 동료들을 잃어

텃새가 된 경우다.

무슨 새인지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재두루미에 제일 가까운 것 같다.

두루미라기에는 조금 작은 것 같지만

왜가리 라기엔 너무 크다.

안개속에 사과밭은 더 평화롭다.

설 전에 수확을 하는 홍로는 아직 푸르다.

11 월 수확하는 부사는 조금씩 색깔이

들고있다.

고추밭에서는 오랜만에 햇빛 보는

고추가 익어간다.

조금 더 있으면 고추도 말릴 것이다.

동생은 어제밤에 멧돼지 잡는다고

잠을 잘 못잔듯 하다.

마을 근처에 있는 사과밭에 멧돼지가

들어와서 나무를 많이 망쳤다.

사과가 몇개 안 다려서 방심한 것이 실수다.

안개가 심해 저수지가 아 보인다.

산소 옆

상사화가 필 준비를 마쳤다.

상사화는 잎과 꽃이 서로 못 만나서

붙은 이름이다.

잎이 있을 때는 꽃이 피지 않고

잎이 모두 지고나면 꽃대만

살아남아 예쁜 꽃을 피운다.

상사화는 잎이 아주 두껍고 넓은 것과

난초처럼 잎이 좁고 길쭉한

두 종류가 있다.

오는길에 아까본 도라지를 캤다.

횡재했다.

줄기가 그렇게 굵지 않았는데

뿌리가 아주 실하다.

저 정도면 몇 년은 묵은 것 같다.

나무 뿌리 사이에 있어서 호미로

캐려니 아주 어렵다.

결국 뿌리가 중간에 끊어졌다.

아까비.

집에 와서 김여사 생으로 먹였다.

김여사 갑자기 온 보람이 있다.

오는 길에 본 버섯 하나.

이게 무슨 버섯이지?

처음 보는 버섯인데 참 예쁘다.

인터넷에 찾아봐도 안보인다.

맛있을 것 같은데 독버섯이겠지?

 

23.7.29

 

'살아 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 덥다.  (0) 2023.08.07
가족 모임  (2) 2023.08.07
김 여사의 갑작스런 방문  (2) 2023.07.28
동네 한 바퀴  (0) 2023.07.27
호랭이 장가가는 날  (3) 2023.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