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일찍 '산'이 녀석이 찾아왔다.
사과밭 지킬 생각은 안 하고
기회만 되면 도망을 온다.
하긴 묶여있는 녀석에게는
자유가 얼마나 그리울까?
몇 년간을 목줄 없이 살던놈이니
그 구속은 더 갑갑할 것이다.
사과밭으로 가는 길.
길가에 도리지 꽃이 보인다.
참 예쁘다.
난 촌놈이지만 꽃이 없으면
도라지를 잘 못 찾는다.
물론 눈앞에 두고 이게 뭔지 물어면
알 수 있겠만 가을이 넘어가면
찾기가 어렵다.
위쪽을 보니 몇개가 더 보인다.
오는길에 사과밭에서 호미 가져다가
캐서 김여사 보양이나 해줘야겠다.
친구잃은 저 새는 오늘도 외롭다.
철새일텐데 동료들을 잃어
텃새가 된 경우다.
무슨 새인지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재두루미에 제일 가까운 것 같다.
두루미라기에는 조금 작은 것 같지만
왜가리 라기엔 너무 크다.
안개속에 사과밭은 더 평화롭다.
설 전에 수확을 하는 홍로는 아직 푸르다.
11 월 수확하는 부사는 조금씩 색깔이
들고있다.
고추밭에서는 오랜만에 햇빛 보는
고추가 익어간다.
조금 더 있으면 고추도 말릴 것이다.
동생은 어제밤에 멧돼지 잡는다고
잠을 잘 못잔듯 하다.
마을 근처에 있는 사과밭에 멧돼지가
들어와서 나무를 많이 망쳤다.
사과가 몇개 안 다려서 방심한 것이 실수다.
안개가 심해 저수지가 아 보인다.
산소 옆
상사화가 필 준비를 마쳤다.
상사화는 잎과 꽃이 서로 못 만나서
붙은 이름이다.
잎이 있을 때는 꽃이 피지 않고
잎이 모두 지고나면 꽃대만
살아남아 예쁜 꽃을 피운다.
상사화는 잎이 아주 두껍고 넓은 것과
난초처럼 잎이 좁고 길쭉한
두 종류가 있다.
오는길에 아까본 도라지를 캤다.
횡재했다.
줄기가 그렇게 굵지 않았는데
뿌리가 아주 실하다.
저 정도면 몇 년은 묵은 것 같다.
나무 뿌리 사이에 있어서 호미로
캐려니 아주 어렵다.
결국 뿌리가 중간에 끊어졌다.
아까비.
집에 와서 김여사 생으로 먹였다.
김여사 갑자기 온 보람이 있다.
오는 길에 본 버섯 하나.
이게 무슨 버섯이지?
처음 보는 버섯인데 참 예쁘다.
인터넷에 찾아봐도 안보인다.
맛있을 것 같은데 독버섯이겠지?
23.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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