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에 가신적이 있나요
바람불어 설운날에 말이에요
동백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에요
나를 두고 가시려는 님아
선운사 동백꽃 숲으로 와요
떨어지는 꽃송이가
내 마음처럼 하도 슬퍼서
당신은 그만 당신은 그만
못 떠나실거에요
선운사에 가신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동백꽃 지는 그곳 말이에요
내가 좋아하는 가수 송창식이 부른 '선운사'의 가사다.
별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절인데 가보지 못했다.
집에서 대략 140 km로 1시간 반 정도 걸릴 것 같다.
길도 좋다.
고속도로가 거의 90% 정도 되고
국도는 얼마 안 된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차가 몇 대 없다.
설마 절이 문을 닫은 것은 아닐 텐데
승용차 전부 세어 보아도 열 대가 안 된다.
혹시 다른 곳에 주차장이 있나?
모르겠고 일단은 주차 후 걷는다
거리 상으로는 1km도 안 될 것 같은데
더운 날씨 때문에 두 배는 되어 보인다.
길가에 음료수 파는 가게가 줄을 섰다.
고창에서 유명한 복분자 즙이다.
아직은 목이 마른 것이 아니라 그냥 통과다.
땀을 많이 흘려서 나올 때 먹어 봤는데 디지기 비싸다.
한 컵에 5천 원이다.
하긴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에 6천 원씩 하는 세상이니
별로 비싼 것이 아닐 수도 있겠다.
주차장에서 나오면 바로 보이는 입구다.
여기서 제법 많이 들어가야 한다.
일주문
난 저걸 극락산선운사로 읽었다.
인터넷 찾아보니
도솔산선운사다.
절 입구에서 입장권을 구매하려고 보니 무료란다.
응?
절에서 이를리가 없는데..
사람이 너무 없어서 그를 수도 있겠다 싶다.
이 뜨거운 날 절 구경 올 사람이
정신없는 나 말고 누가 있을까?
천왕문
안쪽에 대웅전은 보수 중이라 닫혀있다.
환하게 핀 배롱나무가 멋지다.
안에 들어가 보니 사람이 엄청 많다.
자세히 보니 전부 외국인이다.
요즘 시끄러운 잼버린 참가자 란다.
그러고 보니 소방차도 나와있고
응급구조차도 나와있다.
몇백 명은 되어 보인다.
이 친구들도 더위에 할 짓이 아니다.
설명을 하긴 하는데 관심도 없고
모두 더위를 피하기에 바쁘다.
절에서 듣기 힘든 댄스음악이 시끄럽게 나와서
따라가 본 곳이다.
이곳에서는 K 팝 댄스를 하나보다.
선생님이나 학생이나 더운데 욕본다.
문제도 보인다.
애들의 행동에 제재가 없다.
조사전이나 팔상전,지장보궁등 절의 내부에
신발을 신은 채 마구 들어간다.
신발을 신으면 안 되는 곳인 줄 모르는 것이다.
안타까워서 몇 명에게
'미안하지만 여기는 신발을 신으면 안 되는 곳이다'고
이야기했더니 많이 미안해한다.
가르쳐 주면 되는데 아무도 안 가르쳐 준 것이다.
아래쪽을 보니 더 개판이다.
스님들 공부하고 살림도 하는
살림집에는 입구에
'외부인 출입금지와
조용히 해 주세요' 팻말이 붙어있지만
한국말로만 되어있어서 애들은 모른다.
그 안에 들어가서 떠들고 뛰어다니고
서로 장난치고 난리다.
옆에 인솔자인지 뭔지 이름표 붙은
목걸이 한 사람이 있는데도 제재가 없다.
하긴 그 사람들이 뭔 죄일까?
대부분 공무원들일 텐데
이 뜨거운 날에 만사가 귀찮겠지.
이왕 온 거 땀 좀 흘릴 생각하고 도솔암까지 가 보자.
도솔암 가는 중간에 있는 동굴
동굴이 깊을 줄 알고 올라갔는데 실망했다.
동굴 이름은 까먹었다.
난 솔직히 도솔암이 가까이 있는 줄 알았다.
거의 3km다.
여기는 여름에 오는 곳이 아니다.
봄이나 가을에 오는 곳이다.
겨울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하다.
아야던둥 여름에는 가지 말자.
더워 죽는다.
땀을 몇 바가지 흘린 것 같다.
물도 준비를 안 해 가서 그냥 도랑물 마셨다.
차 먼지가 싫은 사람은 보행로로 걸으면 되는데
여름이라 차도 없었다.
자동차용 도로다.
보행로에 비해 햇볕이 조금 많이 들지만
평지길이어서 조금은 편하다.
그늘도 별 소용이 없다.
온도가 높다 보니 그늘에 걸어도 땀이 줄줄 흐른다.
끝인가 했더니 위에 또 있다.
내원궁이라는 암자인데 길이는 짧지만
경사가 심해서 무릎 안 좋은 노인들은 못 간다.
저 길을 올라가면 보이는 내원궁이다.
아마 선운사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암자지 싶다.
도솔산 자체가 암반인 것 같다.
주변 산이 모두 암반으로 되어있다.
나오면서 보니 고창에 암반으로 된 산이 많았다.
마애불상
저 높은 곳에 부처님 새긴다고 욕봤겠다.
앞에는 암자를 짓고 있는 중이다.
곧 암자가 완성되지 싶다.
선운사는 김 여사와 같이 가려고 계획했었다.
집 밖에를 나가기 싫어하는 김 여사 때문에
결국 혼자서 갔지만
같이 갔다면 욕 많이 먹었을 것 같다.
가을이나 봄에 왔다면 다른 암자도 구경하고
위쪽 산에도 올라가 보고 하면 좋을 것 같은데
더위 때문에 조금 아쉬웠다.
고창이 바닷가여서 조개나 소라를 좀
사 오려고 했는데 살 곳이 없다.
그곳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전통시장 가면 팔 것이라는데
전통 시장 까지 가 봤지만 파는 곳이 없었다.
그냥 여름에는 집에서 가만있는 걸로.....
'살아 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들기름 한병 (6) | 2023.08.09 |
---|---|
자동차 필요한 옵션 필요없는 옵션 (4) | 2023.08.08 |
무식하면 용감하다. (0) | 2023.08.07 |
함양 바래기 암소한마리 (0) | 2023.08.07 |
마천 다래원 (0) | 2023.08.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