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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이건 여행도 아니고 극기훈련도 아녀!

by 머구리1 2023. 8. 13.

그제 저녁 육촌 동생 부부네 와 소주 한잔하면서

매제 입에서 갑자기 나온 이야기.

"내일 대관령에 황태 먹으러 갑시다"

뭔 소린 줄도 모르고 오케이 했다.

뒷날 새벽 일찍 잠을 깼는데 머리가 많이 아프다.

속도 뒤틀리고 설사까지 한다.

어제저녁 소주가 과했나 보다.

7시쯤인가 매제 전화가 왔다.

다행히 두통은 없어졌다.

사과밭에 동생 부부도 같이 간단다.

사연은 이랬다.

사과밭 주인인 제수씨가 대관령이 한번 가보고 싶다고 했단다.

그래서 행동력 빠른 6촌 동생 부부가 계획을 잡게 된 것이다.

읍에 나가니 진주에 사는 4촌 동생 부부도 와 있었다.

팰리세이드 한 차가 가득 찼다.

결론은 극기 훈련 같은 여행이 되었고

황태구이 먹자고 대관령까지 간 것이다.

여행 코스는 이랬다.

좀 더 확대해서 보면

이 코스를 돌았다.

거의 1,000km다.

제수씨가 이왕 가는 거 동해안 구경도 하고 싶단다.

해서 먼저 영덕 쪽으로 코스를 잡았다.

영덕에서 동해안 국도를 타고 대관령까지

올라가는 길이다.

동해안 길은 가는 곳마다 절경이다.

안 3년에 걸쳐서 부산에서부터 고성 통일 전망대까지

바다가 길로만 해서 한번 돌아본 적이 있다.

동해안은 큰길로만 가는 것보다는

시간을 두고 해안 도로로 만 드라이브를

해보는 것을 권한다.

볼 것이 많다.

중간에 들린 망양 휴게소다.

난 사진 찍는데 소질이 없어서 사진이 별로 없다.

바다에 떠 있는 듯한 전망대

하지만 이런 절벽 위에 있다.

그리고 동해안의 절경들

갑자기 누군가의 제안으로 가본 정동진.

사실 나도 정동진은 처음 가본다.

때맞춰서 들어온 기차.

생각보다 기차가 많았다.

한 시간에 두 세대의 기차가 있었다.

그리고 누구나 찍는 사진들

이제 배가 고프다.

황태구이가 눈앞에 왔다 갔다 한다.

처음 가본 대관령은 역시였다.

10km가 넘는 구불부불한 오르막이 계속된다.

오도재 지안재는 특별시다.

위쪽에 올라가니 에어컨을 꺼도 시원하다.

바깥 날씨를 보니 22도다.

꼭대기 쪽에는 추웠다.

지나가면서 찍은 배추밭

배추밭인지 무우밭인지 모르겠다.

TV에서 보던 대로 밭이 무지 컸다.

민생고를 해결해 줄 '황태덕장'

(사진은 모두 인터넷에서 퍼 왔다)

바로 옆에 황태회관이라는 식당도 있었는데

우리 바로 앞에 관광버스 단체 손님이 들어가는 것을 보고

이곳으로 들어갔다.

단체 손님 받은 곳에 들어가면 손님 대접 못 받는다.

황태구이 정식(15,000원)

추천한다.

괜찮다.

두부 부침이 맛있었는데 계속 리필해 준다.

더덕구이(30,000원)

비추다.

가격에 비해 너무 양이 적다.

더덕 서너 개가 들어갔을 것 같은데

그러면 더덕 한 뿌리에 만원 가까이 된다.

너무 비싸다.

황태구이 정식 7개

더덕구이 2개에

165,000원이다.

오늘은 제수씨의 날이다.

어디를 가고 싶냐고 물어보니

동쪽 끝에 왔으니 서쪽 끝에 가보고 싶단다.

오케이!

이제 서천으로 가보잔다.

그런데 중간에 차가 막혀서

시간이 늦었다.

서천에 도착하니 저녁 7시 30분으로 파장 분위기다.

일단 '서천수산물 특화시장'에 찾아가 봤다.

안에 아직 장사를 하고 있기는 한데

손님이 없다.

2층에 초장집이 있긴 한데

회를 먹을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오기 전에 찾아본 해물칼국수 집을 찾으니 바로 옆이다.

서천 해물칼국수

들어갈 때는 간판에 불이 켜져 있었는데

중간에 나와보니 불이 꺼졌다.

7시 반까지만 손님을 받은 모양이다.

우리가 시킨 것은 특제해물 칼국수 중(50,000원)이다.

대짜 시켰으면 큰일 날뻔했다.

양이 무쟈게 많다.

네 명이서 소자를 시켜도 될 뻔했다.

주인이 양이 많다고 경고를 했는데도

설마 중자를 못 먹을까 하고 시켰는데

해물의 양이 너무 많아서

칼국수 면 한 접시는 못 먹었다.

정말 만족한 식사였다.

혹시 서천에 여행 가는 사람이 있으면 추천한다.

이렇게 극기훈련 같은 여행을 마치고 집에 오니

열두시가 다 됐다.

운전대에 손을 전혀 안 댄 여행이 얼마 만이던가.

동생들 덕분에 즐거운 계획에 없던

즐거운 여행을 마쳤다.

역시 여행은

어디를 가느냐 보다

누구하고 가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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