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사자
허리를 다친 토끼가 이것을
뜯어먹고 나았다고 해서 토사자
또는 실새삼이라고도 부른다.
줄기는 토사 씨앗을 토사자라고
부르는 게 맞겠지만 그냥 통틀어서
토사자라고 부른다.
한동안 잠잠하던 허리가 또 말썽이다.
소염 진통제를 먹으면 조금 낫고
안 먹으면 불편하다.
그러다 갑자기 토사자 뜯어놓은 것이
생각나서 물을 끓여 먹었다.
이틀정도 소염진통제를 안 먹었는데도
통증이 없다.
물론 플리시보 효과라는 것 안다.
그렇지만 독성이 있는 것도 아니니
그냥 맹물 보다는 낫겠지 싶다.
길가에 다니면서 많이 본 것
같기도 하다.
한번 찾아 볼까?
일다 요즘 안가본 실봉쪽으로 가본다.
마을 맨위에 들어와 사는 사람이
키우는 닭집이다.
시골집 근처에 닭 키우지 마라.
잠 못잔다.
닭이 새벽에만 운다고
알고 있겠지만 천만의 콩떡이다.
저녁 내내운다.
닭장에 불을 지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담뱃집에는 고추를 또 따야겠다.
어제 따는 것 같았는데
또 빨갛다.
상수도 탱크
마을 아랫쪽에서 지하수를
끌여올려 이곳에 담아놨다가
각 집의 수도로 보낸다.
실봉계곡의 물은 여전히 일급수다.
이 계곡은 원래 마을의 식수원이었다.
젊은 사람들이 안 들어오고
노인들만 살다보니 관리할
사람이 없어서 정부에서
지하수를 파줬다.
우리나라 좋은나라.
이용하지 않는 길은 숲이 된다.
이 길은 오도재로 연결된다.
다행히 포장이 완성되지 않아서
사람들이 많이 안 온다.
계속 포장을 안했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이놈의 토사자는
어디 있는겨.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드만.
흔한 것 같던 토사자가
통 안 보인다.
다시 돌이내려 오는길
태풍에 넘어진 달맞이 꽃이
애처롭다.
밑둥이 꺽어져서 바닥에 누운채로
힘들게 꽃을 피웠다.
개쑷골 계곡물은 여전히 맑고 시리다.
얼라리여~
다리 밑에 장수말벌이 둥지를 털었다.
시끄러운 계곡물 소리에도
붕붕거리는 장수말벌
날개짓 소리가 들린다.
우리 마을에서는 대추벌이라고 불렀다.
드디어 찾았다. 토사자!
여기에 노란색의 작은 덩쿨이다.
토사자는 이것 같이 가는 것도 있고
줄기가 굵은 것도 있다.
뿌리가 없이 다른 식물의 줄기에
기생하는 식물이다 보니
같은 곳에 나지 않는다.
즉 내년에는 이곳에 없다는 것이다.
겨우 한 줌 뜯어왔다.
이렇게 말려서 솥에 끓인 후
냉장고에 보관해서
물 대신 마시면 된다.
마을 입구 당산에서 본 그림.
저 나무의 구멍에 꿀벌들이 산다.
양봉인지 토종벌 인지는 모르겠다.
가까이서 보면 세력도 제법 좋다.
제발 그냥 내버려 두길.
석청 딴다고 백년이 넘은
아름드리 정자나무 뒷쪽에
상처내는 일이 없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