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생활 육개월
익숙해진 듯 하지만
가끔씩 밤늦게 찾아오는
외로움에 서글프기도 하다.
어느 땐 카드사의
보험권유 전화조차 반갑다.
마당끝 화분은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데
뒤안에는 아직 각종 꽃들이
서로 자리를 찾아 다툰다.
제법 자리 잡았다 싶은
나무들도 세상 시련에 힘든지
나처럼 비실거리기도 한다.
인간사가 그렇듯
내맘대로 되는 것도있고
엉뚱한 곳으로 가는 것도 있다.
밤늦은 시간
처마 밑 외등 불빛에
시간을 잊은 참매미 한 마리가
나를 돌아보게 한다.
살아있을 시간이 얼마
안 남았을 저 녀석은
제 할일을 다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