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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썰렁한 추석

by 머구리1 2023. 10. 11.

어제 밤 하늘엔 추석달이 환하게 떴다.

참 공평한 게 부자라고 더 큰 달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힘없는 달동네 사람이라고

빛 떨어진 달을 보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산동네 달동네 사람들이

더 맑은 추석달을 볼 수 있다.

하늘의 배려일까.

올 추석은 좀 썰렁한 추석이다.

김여사가 코로나가 걸려 못 온단다.

애들도 김여사도 나보고 내려 오라는데

불안해서 그만 뒀다.

혹시 코로나 묻혀 왔다가 노인네

많은 시골 동네에 흘리면

뒷 감당이 무섭다.

그냥 술과 과일만 들고 산소 찾으려 했는데

제수씨가 차례상을 간단하게나마

준비를 하는 모양이다.

차례야 이미 산소에서 지낸지 몇 년 됐다.

동생이 창원까지 왔다 갔다 하는 것도

번거롭고 김여사 건강도 안 좋을 때고

해서 그렇게 정했다.

대신 제사는 여동생들 가족까지

모두 참석하니 아직까지 집에서 모신다.

누군가의 집에서는 아직까지 명절 몸살로

여자들이 많이 힘들 것이다.

고생한 분들께 조상들이 많은 복을 주시길.

그럴 힘이 있다면.

시골에도 이제 조용한 추석이다.

제사를 자식들이 가져가다 보니

명절이라도 찾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평소와 다름 없이 조용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혼자 보내는 추석이다.

퇴직 전까지는 출장이나 파견외에는

떨어져 산 적이 없다.

오늘밤 세상을 밝히는 달처럼

세상 모든이들이 행복한

한가위가 되길....

 

23.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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