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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산골 고향 마을

by 머구리1 2023. 10. 11.

내 고향의 주소는

경상남도 함양군 휴천면 월평리다.

지리산 아래 산골짜기로 4 개의 마을로

이루어져 있다.

내가 살고있는 '월평'이 본 마을이고

오도재 아래 '행정'이라는 마을과

지안재 있는 곳에 있는 '놋점'

월평 저수지가 있는 '사구' 라는 곳까지

해서 총 4 개 마을이다.

마을 이름도 박통 시절 행정 편의화화

정책에 의해 한자로 바꾼 것이 현재의

이름이고 예전에 부르던 순 우리말 이름은

월비, 살구지, 노쫑골, 사구실이다.

이 월평 마을도 전에는 제법 컸다.

국민학교 시절 60가구가 넘게 살았다.

한집에 최소 다섯 명은 넘었을테니

인구가 300~400 명은 넘었다.

지금은 숨쉬는 사람 다 세어도 스무명

될까말까다.

시골지역 인구 감소가 제대로 실감나는 동네다.

우리 마을에는 감나무가 많다.

고종시라고 부르는 감이다.

홍시나 곶감용으로 사용한다.

요즘은 대봉감에 밀려서 보기가 어렵지만

맛은 대봉 곶감보다 훨씬 맛있다.

따바리 감이라고 부르는 감인데 이

감은 홍시용으로만 쓴다.

모양 때문에 곶감으로는 사용 못한다.

요즘 단감이 이렀게 생겼다.

'따바리' 는 또아리의 경상도 사투리로

물동이를 이고 갈 때 넘어지지 말라고

머리와 물동이 사이에 놓는 받침대다.

토종 단감이다.

요즘 단감같이 납작하지 않고 둥글고 크다.

나무의 나이가 많아서 떫다.

사람이나 감이나 나이가 들면 맛도 간다.

또 하나 집집마다 있는 나무가 배나무와

호두나무다.

여기선 호두를 추자라 부른다.

배가 요즘 배처럼 맛있는 배가 아니고

맛없는 돌배들이다.

배고픈 시절에는 이것도 없어서 못 먹었다.

오래된 호무나무 감나무.

나 어렸을 적에도 저만 했던 것 같다.

마을에 흔한 제피나무다.

초피라고도 하는데 산초와 많이 헛갈린다.

산초는 까만 열매를 먹고 주로 한약재로

쓰이며 향이 별로 없다.

제피는 열매를 싸고있는 껍질을 먹고

향이 진해서 추어탕에 넣어서 많이 먹는다.

경상도 지방에서는 김치와 고구마 줄기등에도 넣어서 먹는다.

담뱃집 창가에는 고양이 두 녀석이

가을 볕을 즐기고 있다.

고흥에 살던 분들이 들어와 산지 10년이

넘었는데 두 부부가 마을 노인들을 위해

좋은일을 많이 하신다.

부인이 현재 마을 반장을 하고 계신다.

한 때 마을에서 제일 잘 나가던 사람이

살던 집이다.

토종벌을 무리하게 많이 키웠는데 무리를

했는지 빚잔치하고 마을에서 사라졌다.

지금은 다시 다른 곳에서 사업을 한다고 한다.

마을 아주머니들 중에는 인건비 못 받고

돌아가신 분들도 많다.

지금은 기 수련원으로 사용중인 것 같다.

여사친의 집은 빈집이 된지 오래다.

마을 위쪽에는 동생이 추가로 만든

사과밭이 보인다.

작은 마을에 너무 큰 제각.

이씨들이 많이 살던 곳이라 그분들이

제각을 거창하게 만들었는데 이제 돌볼이도

찾는이도 별로 없다.

마을회관은 비어있다.

 

23.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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