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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산골 사는 재미

by 머구리1 2023. 10. 15.

작년에 귀향한 친구 형님이 있다.

내 허리가 아픈 이유이기도 한 형님이다.

형님 역시 허리가 시원찮아서 고생중이다.

그래서 허리에 좋다는 황토방을 욕심내고 있었다.

지난번 촌삼모(촌놈 삼총사) 모임을 할 때

친구 부부와 형님집을 갔을 때 형님이

그 이야기를 꺼냈고,

친구가 돈 줄테니 지으라고 했다.

사실 형님의 집도 친구가 지원해 준

돈으로 지었다.

 

한달 전부터 공사를 시작했는데 이제

어느 정도 모양을 갖췄다.

외부는 웬만큼 됐고 안에는 바닥 구둘과

황토를 깔아서 다졌고

바닥을 말리기 위한 불 때기가 4일째

계속 중이다.

저 끝에 파란색 지붕이 황토방이다.

어제 늦은 오후 아궁이 불 구경 갔다가

갑자기 든 생각.

불이 아까웠다.

"형님 삼겹살 꿉시다"

즉시 삼겹살 사러 읍내에 나간다.

하는 김에 사과밭에 있는 동생과

육촌동생 부부도 불렀다.

 

육촌동생 부부는 낮에 캔 송이를

가져왔다.

올해 송이 원없이 먹는다.

 

아궁이 앞에서 오손도손 즐겁다.

안주가 좋은데 술 먹는 사람이 없다.

모두 금주 중인 사람들이다.

아궁이 화력에 온몸이 따뜻하다.

세상 부러울 것 없는 순간.

우린 자연인이다.

 

23.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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