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귀향한 친구 형님이 있다.
내 허리가 아픈 이유이기도 한 형님이다.
형님 역시 허리가 시원찮아서 고생중이다.
그래서 허리에 좋다는 황토방을 욕심내고 있었다.
지난번 촌삼모(촌놈 삼총사) 모임을 할 때
친구 부부와 형님집을 갔을 때 형님이
그 이야기를 꺼냈고,
친구가 돈 줄테니 지으라고 했다.
사실 형님의 집도 친구가 지원해 준
돈으로 지었다.
한달 전부터 공사를 시작했는데 이제
어느 정도 모양을 갖췄다.
외부는 웬만큼 됐고 안에는 바닥 구둘과
황토를 깔아서 다졌고
바닥을 말리기 위한 불 때기가 4일째
계속 중이다.
저 끝에 파란색 지붕이 황토방이다.
어제 늦은 오후 아궁이 불 구경 갔다가
갑자기 든 생각.
불이 아까웠다.
"형님 삼겹살 꿉시다"
즉시 삼겹살 사러 읍내에 나간다.
하는 김에 사과밭에 있는 동생과
육촌동생 부부도 불렀다.
육촌동생 부부는 낮에 캔 송이를
가져왔다.
올해 송이 원없이 먹는다.
아궁이 앞에서 오손도손 즐겁다.
안주가 좋은데 술 먹는 사람이 없다.
모두 금주 중인 사람들이다.
아궁이 화력에 온몸이 따뜻하다.
세상 부러울 것 없는 순간.
우린 자연인이다.
23.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