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단에 날아든 코스모스 씨앗이
있었는지 어느날 부터
코스모스가 자라기 시작했다.
가을 장마를 지나도
꽃은 피지도 않으면서
키만 자꾸 커길래 옆에 사과씨나
잘 커라고 뽑아서 마당 끝에 버렸다.
어제 낮에 보니 꽃을 피웠다.
그녀석 참
꽃 못 피운다고
좁은 땅 자리 크다고
심은 적 없다고
네 주인아닌 땅 주인은
뿌리채 뽑아서
마당 끝 풀섭에 던지더라.
코스모슨데.
좀 더 기다리면 꽃도 피우고
씨도 매달건데
인간은
그새를 못 참는다.
그 천대에도
하얀 뿌리 하늘보고
가을 풀밭에 누워
파란 하늘 향해
웃는 얼굴을 피웠다.
어디 세상에 억울한 이가
너 뿐이랴
어디 세상에 천대받는 이가
너 하나 뿐이랴
세상이 그런 것을
억울함일랑 예쁜 꽃잎에 날리고
네 씨를 내려라.
언제나 그랬듯이.
23.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