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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구의 증명-최진영

by 머구리1 2023. 10. 15.

둘째가 또 책을 보내왔다.

이번에는 자그만치 다섯 권이다.

작년 일 년은 둘째 덕분에 매주 1권씩의 책은 읽었다.

올해는 좀 뜸하다가 요즘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구의증명-최진영

비가 오면 열리는 상점-유영광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무라카미 하루키

촉진하는 밤-김소연 시집

모든 용서는 아름다운가 -시몬 비젠탈

모두 처음 접하는 작가다.

그중에서 제일 얇아보이는 '구의 증명'을 먼저 들었다.

오늘 오후에 배달이 왔는데 한숨에 다 읽었다.

많이 어두운 소설인데도 재미있다.

중간을 읽을 때까지 담과 구, 그리고 화자 세사람의 이야기인줄 알았다.

그래서 한참 헛갈렸다.

게이? 레즈비언? 양성애자?

중간쯤 읽었을 때 전혀 엉뚱한 생각임을 알았고

담과 구, 두사람의 이야기인 것을 알았다.

슬프고 어두운 소설이다.

힘든 흙수저 인생들의 사랑

이야기지만 그래도 사랑의 본질을

이야기 하는 것 같다.

작가의 의도는 잘 모른다.

그냥 내가 느낀 생각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누구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은 여자.

끝까지 사랑하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 방식이 사이코패스 같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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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는 언제 쓰였지?

적어도 이천년은 넘지 않았나?

어떤 사람은 이천 년 전에 써진 글을 읽으며 감동하고

위로받고 황홀해 미친다.

그리고 믿는다.

섹스 없이 아이를 낳았고 죽은자가 살아났다는 얘기를..

....터무니 없는 것을 받아들여야 할 때 믿음은 아주 유용하다.

....일단 믿으라. 그러면 말이 된다.

만약 네가 먼저 죽는다면 나는 너을 먹을거야.

여기 네가 있다.

나는 너와 있는데 너는 나를 느끼지 못한다.

그러니 네가 여기 없거나 내가 여기 없거나 둘 중 하나

아닐까 싶다가도, 고통스럽게 나를 뜯어 먹을 너를 바라보고 있자니, 있고 없음이 뭐 그리 중요한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있든 없든 그건 어디까지나 감각의 영역일 텐데.

나는 죽은자다. 죽어 몸을 두고 온 자에게 감각이라니

무슨 개소린가. 하지만 느껴진다.

나는 분명 너를 느끼고 있다.

 

23.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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