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하루 코스가 정해져있다.
오전에 한의원 치료 받고 마을 주변
걷기 한 시간 정도.
같은 길을 매일 걷다보니 안 보이던
것들도 새롭게 보인다.
길가에 찾는이 없는 무덤이 보였다.
그 무덤 뒤 이름 모르는 꽃이 너무 맑다.
아스팔트 길 옆
바쁘게 지나가는 자동차들
비켜 누운 무덤 하나
찾는 이 사라진지 오랜 듯
봉분이 반은 내려 앉았다.
봉분 뒷쪽
이름 모르는 가을 꽃이
망자의 외로움을 지켜준다.
사연 없는 인생 없을 터
이 분의 인생은 몇 권의 책일까?
산자와 죽은자의
그리움이 다르듯
산자와 죽은자의
시간도 다르다.
23.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