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6촌 동생이 아내 갖다 주라고
송이를 몇 송이 준다.
사진으로는 표가 잘 안나겠지만 다 큰놈들이다.
그 중 세개를 골라서 송이주를 담았다.
송이주는 제대로 담으면 향도 좋고 맛도 좋다.
예전에 당숙께서 한 번 담이 준 적이
있는데 정말 맛이 좋았다.
그때는 스쿠버를 할 때여서 거제도
다이빙 갔다가 돌문어와 전복을 좀
잡았었는데 좋은 안주와 함께 마시니
송이주 맛이 더 좋았다.
지금 저 병 정도 크기였는데
셋이서 한 병을 다 마시고 또 소주
댓병을 사다가는 부어서 마시고
마지막 송이까지 썰어 먹었다.
부디 그때 처럼 맛있는 송이주가 되길.
송이주를 담을 때는 송이에 물이 묻으면 안된다.
물이 묻으면 향이 영 고약해진다.
마른 솔로 흙만 깨끗이 털어서 송이가
마른 상태로 담아야 한다.
전에 내딴엔 깨끗이 한다고 물로
깨끗이 씻어서 담았다가 아까운
송이만 버렸다.
그런데 병 크기가 애매하다.
담금주 병이 2.8 리터인데 담금주는
1.8과 3.6리터만 나온다.
3.6 리터 한 병을 사서 송이주에 붓고
나니 술이 어중간하게 남는다.
다금주는 30도라서 그냥 마시기엔 독하다.
남는 술로 뭘 할까 하다가 동네에 많은
돌배가 생각났다.
그래서 담금주병에 남은 술에 그대로 돌배를 넣었다.
술 끊는다는 사람이 술 담는다고 동생이 웃는다.
나도 왜 담는지 모르겠다.
두개가 됐다.
송이주는 벌써 색이 제법 났다.
돌배가 많아서 청도 담아보기로 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어떤 사람은
돌배와 설탕 비율을 1:1 로 하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10:8로 하라고 한다.
난 중간을 맞춰 10:9로 했다.
별 차이 있을라고.
그런데 며칠 지났는데도 설탕이 그대로다.
좀 녹아야 할 것 같은데.
뭘 잘못 한게 있나?
한때 담금주를 많이 담은적이 있다.
더덕에 하수오에 산양삼에 오미자에 이것저것 스무병 이상 담았었다.
얻어먹은 죽순주가 맛있어서 반 말을
담았는데 너무 순한 소주로 담았다가
상해서 모두 버린적도 있고.
그 많은 담금주 다 어디갔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술 좋아하는 사람은 담금주
잘 안 마신다.
그냥 관상용으로 즐기고 또 주변에
선물하는 재미로 담는다.
누가 마실줄은 모르겠지만 술이
잘 익어서 맛있는 술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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