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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시골 사람들의 욕심

by 머구리1 2023. 11. 7.

몇년 전

남해 창선으로 귀촌을 한 초등학교

동기가 있었다.

연고가 없는 동네다 보니 몇백만 원의

분담금도 냈고, 마을 행사에도 빠짐없이

참석을 했단다.

사실 연고 없는 곳으로 간 이유는

사람에게 부대끼지 않고 조용히

살고 싶어서였다.

그래도 마을의 일원이니 마을 행사에

싫어도 내색 못하고 빠짐 없이

참석을 했더란다.

그렇게 몇 년을 살고있던 어느 날

마을에 공돈이 생겼단다.

마을 어촌계에 들어온 돈인데 액수가

꽤 많았던 모양이다.

그런데 이 돈을 갈라 먹으면서

기존의 어촌계 가입자들끼리 나눠

먹었단다.

그것도 살째기.

그러나 유사이래로 비밀이 지켜진 적이

별로 없듯이 이 친구도 결국 알게 되었고

이후로 일체의 마을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아무 소리도

못하더란다.

그 몇년 후 이 친구는 산청 단성으로

이사를 해서 재미있게 살고있다.

이번에 고향마을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예전부터 마을에서 관리하던 공금이

있었던 모양이다.

전에 어른들이 이런저런 수익사업을

해서 만든 돈인 것 같다.

마을에 사람들이 한 사람씩 들어오니

마을 노인네들이 불안했나보다.

기존 마을 사람 몇명이서 나눠먹었단다.

큰 돈도 아니다.

한 집에 딸랑 백만원이다.

그냥 마을에 두면 마을 기금으로

사용할 돈이다.

얼마 되지도 않는 이 돈을 노인네들이

홀딱 딱아 먹었다.

지난번엔 마을 공동 땅을 팔아 먹으려다

걸려서 시끄러운적도 있었다.

이 모든일의 중심에는 항시 한 사람의

욕심많은 할머니가 끼어있다.

나눠 먹은 것 까지는 좋다.

최소한 현재 반장님은 끼워줬어야 했다.

반장 아주머니는 타지인으로

이 마을에 들어온지 10년이 넘었다.

수시로 마을 노인네들 반찬 챙기고

먹을 것 챙겨준다.

자기 돈으로 밥도 잘 사준다.

동네 궂은 일 다한다.

남편분 손재주가 좋아서 누구네집

담이 무너져도 쌓아주고 뭐가 고장나도

다 수리해 준다.

이런분은 안 챙겨주고 자기들끼리 해 먹었다.

또 6촌 동생 부부는 동네 사람들

무료로 논과 밭 로타리 다 쳐준다.

먹을 것 있으면 수시로 불러서

나눠먹고 집이 사랑방이다.

겨울에 눈 많이 오면 또 내 동생 포크레인으로

길에 눈 다 치운다.

쌓인 눈은 인력으로 못 치운다.

그 눈 안 치워주면 며칠씩 마을에

차 못들어 온다.

동네 힘든 일 생기면 전부 동생한테

전화한다.

매년 사과 몇 박스씩 마을에 나눠 먹는다.

이런 사람 모두 빼고 자기들끼리 나눠 먹었다.

한 사람의 반대도 없이 사이좋게

나눠 먹었단다.

늙을수록 욕심이 더 많아지는 모양이다.

제발 저렇게는 안 늙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2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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