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병원이다.
아들내미 종합검진인데 수면 내시경이
있어서 보호자로 따라왔다.
검사는 다 끝났고 아들내미는 내시경
결과 들으러 가고 난 대기중이다.
조금 전 뒤에서 어떤 분이 자꾸 시끄럽다.
전동 휠체어를 탄 아주머니께서
뭐라 말을 하는데 무슨 말인지
하나도 알아 들을 수가 없다.
뭔가 부탁을 하는 것 같은데 말을
못 알아 들으니 도와 드릴 수가 없어
갑갑하기만 했다.
중증장애인이라 말을 전혀 못 알아 듣겠다.
앞에 보니 젊은 부부가 보인다.
사진에 보이는 분들이다.
젊은 사람들은 나보다 나을 것 같아서
찾아가서 부탁을 드렸다.
하!
이런 신기한 일이 있나?
젊은 새댁이 말을 다 알아 듣는다.
정수기 물 좀 받아 주라는 얘기였다.
새댁은 아주머니의 배낭에서 물통
두 개를 꺼내더니 정수기 물을
채워서는 다시 배낭에 넣어드린다.
어떻게 저 말을 알아듣지?
갑자기 새댁이 천사처럼 보인다.
아주머니가 내려 가시고나서 궁금함을
못 참은 난 직접 물어봤다.
어떻게 저 분 말을 알아 듣냐고?
새댁은 다른 병원에 직원란다.
저 아주머니는 새댁이 일하는 병원 환자고.
새댁은 이곳에 종합검진을 하러 왔는데
우연히 저분을 만난 것이다.
자주 보던 환자여서 쉽게 말을 알아
들을 수 있었던 것이다.
참 신기한 경험이다.
2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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