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운동길에 연기가 보인다.
조금 더 가니 매캐한 냄새와 함께
나무 타는 소리도 타닥거린다.
모퉁이를 돌아서니 불이 보인다.
논두렁 태우기를 하고있다.
한 사람이 불타는 들판을
여유롭게 보고있다.
응?
저거 불법 아닌가?
요즘 논두렁 태우기 못 하게 하는 것
같던데?
봄 겨울에만 안 되고 여름 가을에는 되나?
설마 불법으로야 하려고?
허락 받고 하는 것이겠지.
그래서 사진도 안 찍었다.
그냥 구경 하면서 무신경하게
걸어갔다.
지안재를 지날무렵
얼씨구
119 사이렌 소리가 난다.
어쭈구리
조금 있으니 대형 소방차까지
출동한다.
119 응급차도 2대다.
얼라리여
대형 소방차가 또온다.
이번엔 반대편에서 소방차가
또 온다.
난리났다.
화재 현장지휘차 1대
119 구급차 2대
대형 소방차 3대
산불진화대 차 1대
경찰차 1대
산불진화요원들 차 약 10대.
은정지 들판에 난리가 났다.
우리 마을 생기고 이렇게 많은
긴급차량이 온 적이 없다.
몇 시간 뒤 화재 진압이 끝난 뒤에
찍은 사진이다.
가만 나 뒀으면 산으로 옮겼을
수도 있다.
출동한 소방관에게 물어보니
논두렁 태우기 불법이란다.
나보다 젊은 사람이고 평생을
이곳에서 살던 친군데
왜 저런짓을 했을까?
원칙적으로 하면 벌금을 때려야
하는데 시골이라 애매하단다.
참 어이없다.
한 사람의 생각 없는 행동으로
저 많은 장비와 인력이 출동
하여야 했고, 잘못 되었으면
대형 산불로 번질 수도 있었다.
어제 함양군 산불진화대가
첫 출근을 했다는데
하루만에 출동을 하였다.
저분들 고생많았다.
정말 불조심해야 한다.
23.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