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동생이 주고 간 버섯이다.
감나무 버섯이란다.
옆에 녀석은 핀 표고버섯 이다.
국 끓여 먹으면 된다길래 무우
조금 삐져넣고 끓였더니
맛이 기가 막힌다.
익숙한 맛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버섯인 뽕나무 버섯과 비슷한 맛이다.
내가 송이보다 더 좋아하는 것이
뽕나무 버섯이다.
예전 시골에는 대부분 누에를 키웠다.
집이 좁으니 많이는 못 키우고 그냥
방안에서 키울 정도의 양이다.
누에의 주식이 뽕잎이니 밭가에는
대부분 뽕나무를 심었었다.
요즘은 열매인 오디를 따기 위해서
뽕나무를 심는다.
누에가 작을 때는 뽕잎을 잘게 썰어서
먹이지만 크고 나면 가지채 베어다 먹인다.
가지째 누에 위에 올려놓으면 잎만 먹고
가지는 그대로 남았다.
뽕나무 가지를 베어가니 몸통은
작지만 뿌리는 고목이 된다.
분재 처럼 되는 것이다.
오래된 뽕나무 뿌리에는 버섯이 난다.
아마 이때쯤 나지 않았을까 싶다.
이 시기보다 더 빨리 났을수도 있다.
비가 오고 나면 더 많이 난다.
그 뽕나무 버섯이 저렇게 생겼다.
내 기억으론 색깔이 약간 회색으로
생각되는데 모르겠다.
그 버섯에 무우를 넣고 끓이면
맛이 정말 좋았다.
배 고픈 시절의 기억이라서가 아니라 식감도 좋고 맛도 정말 좋았다.
뽕나무 버섯과 비슷한 게 닥나무 버섯이다.
닥나무는 한지의 주원료가 되는 나무다.
이것도 집집마다 밭에 심어서는
이 때쯤 벤 다음 삼굿을 하듯이
땅속에 묻어서 찐 다음 껍질을 벗겨서
팔아서 돈을 했다.
*삼굿 :삼베를 만드는 삼의 껍질을
벗기기 위해서 땅을 파고 그 위에 불을 피운 후 자갈이나 작은 돌을 얹고
그 위에 삼의 대를 눕힌 다음 흙을 덥고
물을 부으면 다궈진 돌에 의해 수증기가
생기고 그 수증기에 의해 삼 껍질
익어서 벗기기 쉽게 되는 것이다.
삼굿을 할 때는 감자나 고구마도
같이 넣어서 쩌 먹는다.
삼베를 만드는 삼이 대마초의 원료기
때문에 요즘은 허가 없이 삼 재배를 못한다.
이 닥나무도 위에 줄기만 잘라가니
아래 밑둥은 고목이 되고 그곳에
버섯이 피는데 맛이 뽕나무 버섯과
비슷하다.
그 좋아하는 뽕나무 버섯을 마지막
먹은 날이 언젠지 기억도 없다.
이번에 동생 덕분에 비슷한 맛의
감나무 버섯을 먹었다.
양이 많아서 반은 청국장을 끓이려
했는데 맛에 반해서 국으로 다
끓여 먹어버렸다.
당분간 감나무 밑둥만 보고 다닐 것 같다.
23.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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