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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모든 용서는 아름다운가.

by 머구리1 2024. 1. 8.

모든 용서는 아름다운가.

-시몬 비젠탈 지음

-박중서 옮김.

 

참 무거운 책이다.

책의 두께가 두꺼워서 무게도 무겁고

내용도 무겁다.

471 페이지까지 있으니 꽤나 두꺼운 책이다.

다음에 읽을 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은

767 페이지로 더 두껍다.

외형상 두께는 비슷해 보이는 것을 봐서는 종이의 두께가

차이가 많이 나는 모양이다.

이 책은 작가인 유대인 시몬 비젠탈이 강제수용소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과정에 생긴 한 사건을 가지고 독자들에게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는다.

유대인 수용소에서 강제노동에 시달리며 죽을 날을 기다리고

있던 시몬은 어느날 병원에 작업자로 차출이 된다.

병원에서 어느 간호원에게 불려간 시몬은 한 환자를 만난다.

21살의 '카를'은 나치의 SS 친위대로 러시아 전쟁에 참석했다가

폭발로 중상을 입어 죽기 일보 직전이다.

카를은 자신의 고통스런 기억을 시몬에게 털어놓는다.

며칠 전 그는 유대인 150명을 만난 적이 있는데 그들에게

기름통을 들려서 건물안으로 이동 시킨 후 다른 곳에서 온

유대인까지 300명 정도의 사람들을 2층 건물안으로 몰아 넣었다.

그 중에는 애들도 있었고, 여자들도 있었다.

그 유대인들은 자신들이 옮긴 기름통의 용도를 알았을 것이다.

유대인들을 몰아 넣은 후 수류탄을 건물안으로 던졌다.

건물에 불이 붙어서 수많은 사람들이 불에 타고 있었다.

불에 탄 사람들은 건물 밖으로 뛰어 내리고 있었는데

그 중에는 열살쯤 되는 아이의 눈을 막은 아빠도 있었다.

카를의 SS친위대는 창문 밖으로 뛰어 내리는 사람들에게

기관총을 퍼 부었다.

유대인들을 몰살을 시킨 것이다.

그들은 전쟁이 끝나가는 상황에서도 자신들의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서 모든 유대인들을 죽이려했다.

카를은 죽기 직전 이 것을 털어놓고 용서를 구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죽인 유대인들 중 한 사람인 시몬을 불러서

고해성사 같은 고백을 하고는 용서를 빌었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던 시몬은 아무말도 못 하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수용소에 돌아와서는 다른 유대인들에게 이 행위에 대해 묻는다.

당신이면 어떻게 했겠냐고?

전쟁이 끝난 후 시몬은 카를의 집을 찾아서 그의 어머니를 만났다.

자신의 아들이 착하기만 하다고 생각하는 어머니에게

차마 카를이 한 짓을 이야기하지 못한다.

그러나 카를은 나치의 SS 친위대에 자원입대를 한 사람이다.

작가는 묻고 있다.

이 책을 읽은 당신은 어떻게 하겠냐고?

내가 카를을 용서했어야 하냐고?

책의 1/3은 시몬의 수용소와 전쟁 후의 이야기고

나머지 2/3는 또 다른 독자인 유명인들의 의견이다.

유대인도 있고, 신학자도 있다.

종교인과 성직자들도 있고,

언론인들도 있다.

달라이라마 같은 티벳 지도자도 있다.

그들중에는 용서를 했어야 한다는 사람도 있고

용서를 하면 안 된다는 사람도 있다.

어떤 이는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용서하냐고

묻는 이도 있다.

내게 묻는다면?

용서하면 안 된다고 이야기 할 것이다.

용서는 아름답다.

그렇지만 모든 용서가 다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섯부른 용서는 반복하여 또 다른 범죄를 부른다.

해방 후 친일파를 용서하지 않았다면

노덕술을 피해 김원봉이 북한으로 가지도 않았을 것이고

오늘날 이 극심한 갈등도 없었을 것이다.

빨갱이를 제대로 처리했다면

박정희는 대통령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5.16 쿠테타를 용서하지 않았다면

10.26도 없었을 것이고 전두환 노태후가

반란을 일으키지도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섯부른 용서로 반복해서

잘 못된 길로 들어간다.

아이러니 한 것은 현실이다.

2차 대전 전부터 유대인들은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핍박을 받고 있었다.

폴란드에서는 유대인 없는 날이라는 날까지 정해서 시험을

치고 했단다.

유급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 시험을 보러 나오는 유대인 학생들을

집단 린치를 가해도 어느 누구도 말리지 않았고

오히려 학교에서는 영웅 취급을 받았단다.

2차 대전때 그렇게 독인인들에게 지옥보다 더한 고통을 당한 유대인들이

지금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똑 같은 짓을 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그때 왜 히틀러가 유대인들을

전부 몰살시키지 못했는지 원망하고 있을 것이다.

이책의 작가인 시몬에게 팔레스타인 유족이

이스라엘 군인들의 행위에 용서를 묻는다면

시몬은 무엇이라고 대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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