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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늦은밤 퇴근길에...

by 머구리1 2003. 1. 14.

늦은밤 퇴근길에…

뒷산 소나무 위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에
엷은 옷깃을 여미며
호주머니 깊숙히 집어넣은 손바닥에
백원짜리 동전 몇 개가 땀을 흘립니다.

힘들게 모퉁이를 밝히는
작은 구멍가게의
삼십촉짜리 백열등은
차마 힘든가 봅니다.

먹다남은 소주한병을
거머쥔 노인은
새우깡 안주에
남은 생의 미련을 씹어 봅니다.

지나온 찌던생에 지친
구멍가게 할머니는
문밖 강아지가
애처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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