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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하사 이야기

해군 하사 이야기-천자봉 행군과 행암 구보 그리고 수료

by 머구리1 2014. 5. 30.

천자봉 행군은 유격을 하는 주에 했던것 같고

행암 구보는 맨 마지막 주에 한다.

 

천자봉 행군은 기억이 확실친 않지만 보통 유격 훈련기간에 마지막 코스로 했던것 같다.

덕산 유격장에서 천자봉까지 행군을 하는데 군장을 메지 않고 총만 들고 행군을 한다.

요즘 훈련소에서 실시하는 시루봉 행군 비슷한 개념인데 예전에는 그렇게 멀진 않았다.

 

지금은 아마 길이 개방되어서 진해 사는 아줌마들도 잘 올라가는 코스일 것이다.

그런에 이게 왜 힘드냐 하면 훈련생이기 때문이다.

 

절대 그냥 편안하게 올라가게 안 한다는 것이다.

육해공군 어느 훈련소에도 있는 깔딱 고래와 눈물고개를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우리의 교관님들은 절대 훈련생들이 편한 꼴을 못본다.

산길을 그냥 올라가면 체력이 저하 될까봐서,,

다리가 풀릴만 하면 오리걸음을 시킨다.

이 오리걸음이라는 것이 맨땅 평지에서도 힘든데 산길 오르막에서 하면 거의 죽음이다.

 

 

똑바로 해라 잉~~

 

 

 

 

얘네들은 왜 이걸하고 있는겨?

차라리 군대를 가라..

 

 

그기다가 심심 할까봐 포복도 같이 기억 시켜 주신다.

이렇게 해서 거의 초죽음이 되어야 천자봉에 다다를수가 있다.

그러면 해병혼 이라는 글자가 하얗게 새겨져 있는 글자를 배경으로 사진을 한방 박고

건빵을 먹는 간식 타임을 준다.

정상에 올라 와서는 교관들도 더 이상은 괴롭히지 않고 많이봐준다.

 

그런데 건빵을 먹으면 목이 마른데..

이놈의 수통에 물이 다 얼어 버렸다..

그냥 정력 감퇴제가 들어 있다는 별사탕을 물 삼아서 진짜 맛있는 건빵을 먹는다.

여기서 웃기는 이야기 하나!

 

군대에서 주는 건빵에는 별사탕이 한봉지 들어있다.

별사탕과 같이 건빵을 먹으면 목이 덜 마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건빵에 정력 감퇴제가 들어 있다고 소문이났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그 별사탕을 빼고 목마른 건빵을 먹는다.

아니 훈련소에서 정력 남겨둬서 어디다 쓰게?

니미럴 그 사탕 안 먹어도 힘이 없어서 안 서는데...

참 웃기는  짭뽕들이다.

 

이렇게 천자봉 행군을 한 날은 밤에 별도의 갈굼없이 편하게 잘수 있다.

재수 없는 놈은 꼭 이런날 불침번이나 동초 걸린다...ㅎㅎㅎㅎ

 

 

 

예전 사진인데 이곳이 덕산 사격장인것 같고

저 뒤쪽 끝이 천자봉인것 같다.

 

 

 

 

 

 

맨 마지막주에는 행암 구보를 한다.

요즘의 시루봉 행군만큼 의미를 부여하는 훈련이고 신병 훈련소의 마지막 관문이며 꽃이다.

 

완전군장을 하고

훈련소 6정문을 통과해서  진해 행암이라고 부르던 곳까지 왕복으로 구보를 하는 코스인데

지금은 길이 많이 좋아졌지만 예전에 거리로 왕복 12km 정도 된다고 했다.

 

완전 군장이라고는 하지만 실제 좀 뻥이 들어 있다.

배낭에 내용물을 담요나 이런것들을 채워서 육군같이 40kg이 다 안되게 좀 가볍게 만든것이다.

 

 

이렇게는 안 멘다는거....

 

 

 

그래도 힘이 드는것이  무거운 배낭에 총을 들고 12km구보를 하는것이

쉬운것은 아니다.

그리고 더 힘들게 하는것은 쉬임없이 군가를 해야 한다는것...

구보는 거의 대부분 민간인 지역에서 하기 때문에 목소리가 작아서도 안 되고

대오가 흔들려서도 안된다.

행암 구보때에는 전 교관단이 참여를 하기 때문에 열의 앞 뒤 중간에 한명씩 딱 붙어 있어서

요령을 피울수도 없다.

(요령이라고 해 봐야 군가나 번호붙일때 립싱크 하는것 밖에 없다)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끊임없이 번호붙여가를 해야하고 옆에 사람과 줄을 맞추어야하고 군가를 불러야 한다.

이놈의 철모는 내것만 무쇠로 만든것 같고..

앞에 든 총은 또 얼마나 무거운지...

이때는 길가에 아가씨도 안 보이고

입에서 개거품만 질질 흐른다..

그냥 번호 붙여가는 악! 악! 소리와

척!척!  하는 군화 소리만 들린다..

(여기는 어디이고 나는 누구인가~~~)

 

왜 교육단측에서 제일 마지막에 넣고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한번 뛰어보면

저절로 알수 있다.

그런데 신기한것이 그렇게 힘들던 것이 훈련소가 보이기 시작하면 어디서 없던 힘이 다시 난다는 것이다.

-동기야 잘하자

-동기야 같이가자

끊임없이 교관의 선창을 따라하다 보면 다 죽어 가던 놈도 살아 난다..

 

이건 육군 사진이긴 한데 이렇게 뛴다.

 

 

 

 

여기에 군장만 메면 되는되...

 

 

 

이때쯤 사제 군가도 배웠던것 같다.

 

보슬비가 소리도없이 이별슬픈 부산정거장....

으로 시작되는 이별의 부산 정거장이라는 곡에 가사를 붙인 것이다.

 

홍콩간다 미국간다 악!

해군 좋다 들어왔더니 악!악!악!

추라이 밥이 웬말이요

과실보고 웬말이요. 악!악!악!

삼보이상 구보에다 직각보행에 악!

밤 마다 비상훈련 끝나고 나면

피엑스 빵 사이다 콜라 목이 메 는구나

세라복에 멍든 사나이~ 싸나이!

 

이 노래가 빠른 템포로 구보와 함께 부르며 또 다른 맛이 있다.

 

 

훈련소 정문에는 군악대가 연주를 하면서 기다리고 있고

높으신 분들과 기간 병들이 같이 줄을 서서 완주를 환영및 축하를 해준다.

군악대 앞을 지나칠때는 머리끝이 쭈뼛해지면서 살짝 눈시울이 뜨거워 지기도 한다.

또 변함없이 사령관이나 대대장님의 격려사가 이어지고...

이때는 그 격려사가 하나도 안 지루하다..

 

 

 

이 사람들이 등에 멘것이 예전에 메고 뛰었던 군장이다.

 

 

 

 

몇기인줄은 모르겠지만 하후 기수인것만은 틀림없다.

가슴에 달린 계급장이 앞에 앉은 교관과 다르다.

 

 

 

 

이 행암 구보를 끝으로 실질적이 훈련은 다 끝난다.

그리고 나면 기다리고 기다리던 훈련소 수료를 하게 된다.

다들 훈련소를 떠나는 트럭 위에서

앞으로 훈련소 방향으로는 오줌도 안 싼다고 하지만

그래도 제일 기억에 오래 남는 군대 생활이다...

 

군대 생활 다 끝난것처럼 기뻐하는 그들의 앞날에는 다시 캄캄한 순서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그들은 알지 못한다.

(니들 군대 생활 다 한것 같지?  ㅎㅎㅎㅎㅎ)

 

다음번에는 후반기 교육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