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6.9 첫 항암을 하는 날이다.
오늘 계획은
08:00-채혈 후 혈액 검사.
09:00-항암 상담
09:30-양정현 교수 면담.
10:00-영양사와 항암 기간 중 식사 상담
그 이후-항암 시작
꽤 바쁜 하루가 될것 같다.
2차부터는 교육이 없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줄 것도 같고..
김여사도 나도 말은 안 하지만 긴장을 하지 않을수가 없다.
원래 3시 반이나 되어서 출발 하려고 했는데 잠도 잘 안 오고 해서 새벽 2시쯤부터 준비를 해서
2시 반에 출발을 하였다.
새벽길 운전은 길이 잘 안보여서 긴장은 되지만 차가 별로 없어서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아침이 밝아오는것을 보는 여유도 좋고...
문경새재쯤에서는 산에서 올라오는 안개가 아름답다..
건국대 병원에 도착하니 아침 6시 50분이다.
8시에 혈액 검사 예정인데 조금 빠르다.
차에서 잠을 한숨 청해 보지만 잠이 오지는 않는다.
8시 거진 다 되어서 김여사 혼자 접수를 하러 갔다.
이 혈액 검사실은 2층에 있다.
조금 있다가 따라 가 봤더니 사람이 많다.
예약되었다고 믿고 있었더니, 여긴 접수 선착순이란다.
다음엔 바로 접수부터 해야 할 것 같다.
그래도 워낙 여러 의료진이 채혈을 하는 관계로 시간이 많이 걸리진 않고 8시 20분쯤에는 채혈을 한 것 같다.
항암 교육이 9시 예약이 되어 있어서 미리 올라가 봤더니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10시 예약인 영양 상담실에도 아직 문을 안 열었다.
8시 50분쯤 다시 4층에 있는 항암 교육실에를 갔더니 상담사가 막 들어온다.
그런데 다음 스케줄(의사 외래진료)을 이야기했더니 시간이 너무 촉박하단다.
항암 상담이 한 시간 정도 걸린다는 것이다.
다행히 조금 일찍 왔으니 빨리 해서 맞춰 보자고 한다.
항암 상담은 항암 치료에 관한 것으로 주의할 점, 부작용, 치료방법 등에 대해서
교육을 하는 것이다.
일대일로 상담을 하는 것으로 유료라고 한다.
머리가 빠질 것이고, 구토나 오한이 올 수도 있고, 손톱이나 이런곳에 손상이 올수도 있고
입이 헐 수고 있고, 여러 가지 증상이 올 수도 있지만 사람에 따라서 다 다르니 미리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생활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암 1주일 후에 받는 혈액 검사는 다행히 창원에서 받아도 된다고 한다.
다음에는 집도의 양정현 교수와의 외래 진료다.
접수 후 잠시 기다렸다가 진료를 받았는데 너무 간단하다.
수술 부위 한번 만져보고는 괜찮다고 한다.
약간 어지럽다고 했더니, 빈혈약 처방해주고....
조금은 무성의하게도 보인다.
그다음 코스는 영양 상담이다.
지하 2층에 있는 교육장으로 갔더니 이역시 영양사와 1:1 면담이다.
항암 기간에는 몸이 약해지니 무조건 잘 먹으라는 이야기다.
항암이 끝나고 나면 좋은 음식 나쁜 음식을 가려서 먹지만 항암 기간 중에는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 하니 무조건 잘 먹어야 한단다.
미리 준비해 둔 닭발 고운 것에 대해 질문을 했더니..
특별히 효과가 증명된 것은 없지만, 그렇다고 나쁘다고 나온 것도 없으니 먹어도 될 것 같다고 한다.
다행이다.
상담 후 수납을 하는데 한번 더 놀란다.
검사 및 진료비가 14,300원
왜 그렇게 싸냐고 했더니, 중증 환자여서 그렇다고 한다.
약값도 2900원 밖에 안된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차 기름값이 10만 원에
고속도로 통행료가 3만 원이다.
둘이서 휴게소에서 밥 한 끼 먹어도 15000원은 나올 텐데..
나 혼자서 약국에 가서 약 타고, 주차증 받고 하는 사이 김여사 혼자고 주사실로 가서
항암 주사를 맞기로 했다.
조금 후에 2층에 있는 외래 주사실로 갔더니, 많은 사람들이 주사 및 링거병을 꼽고 있는데
대부분이 암 환자 들인 것 같다.
김여사를 찾았더니 침대가 없어서 의자에 앉아서 주사를 맞고 있다.
이미 진정제를 맞았고.. 무슨 약인지 모르는 약이 링거병에서 흘러내리고 있다.
이것을 맞고 나니 일병 빨간약이라고 부르는 탁솔인가 하는 약을 교체한다.
색깔이 그래서인지 병의 겉은 검은 비닐로 쌓여져 있지만 호스를 통해서 김여사 몸으로
들어가는 빨간약의 색깔이 기분 나쁘다.
이때 옆에 계신 표적 치료 주사 중인 할머니 두 분이서 말을 건다.
그냥 조용히 계셨으면 좋으련다...
암 진단 후 지금 까지 한 번도 눈물을 보인적이 없는 김여사가 처음으로 눈물을 보인다.
내가 더 아프다..
대신 아파줄 수 없는 상황이 더 안쓰럽다.
이럴 땐 옆에서 그냥 못 본 척하여 주었으면 좋겠다.
침대에 자리가 나서 간호사가 옮겨준다.
침대에 갔더니 조금 나은 것 같다.
옆에 사람도 없고....
빨간약 다음에 또 다른 약을 아주 천천히 맞게 된다.
같은 크기의 병인데도 이건 1시간 정도 걸린다.
다른 약들은 30분 정도 걸렸다.
한 시간 짜리를 다 맞고 나서, 다시 세정제라고 해서 약 반 병 정도를 더 맞는데
이건 얼마나 빨리 맞는지 5분밖에 안 걸린다.
다 맞고 났더니 오후 2시 30분이다.
이렇게 하면 구태여 금요일이 아니어도 될듯하다.
중간에 휴게소 들려서 식사를 하고
과속을 하지 않고 왔는데도 오후 6시쯤 집에 도착했다.
김여사가 많이 피곤했는지, 간단하게 누룽지 조금을 먹고는 잔다고 방에 들어갔다.
아직까지 부작용은 그렇게 없다고 하는데
저렇게 아무 부작용 없이 이번 주가 끝났으면 좋겠다.
다음날 아침 내 출근 시간에 운동을 나가는 김여사에게 물어보니
속이 약간 메슥거린다고 한다.
이제 시작인가?
그냥 넘어가면 얼마나 좋을까..
김여사 힘내고 화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