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이야기는 어느 기합 빠진 해군 하사의 이야기다
2 해역사(지금의 해작사)로 발령을 받은 동기 세 놈은 씩씩하게 종합기술학교 정문을 나와서
진해 시외버스 터미널로 가서 부산행 버스를 타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기가 막힌 유혹이 들어왔다.
수료하기 2주 전인가 쯤에 3 해역사로(목포) 발령을 받은
한기수 위 83기 선임이 종합학교로 찾아왔다.
무슨 일로 찾아왔는지는 모르겠는데 하여튼 보지 말아야 할 놈을 본 것이다..
이놈이 하는 말이 웃긴다.
-해역사로 발령받아서 가는 사람들은 하룻저녁 구워 먹고 가도 주임 상사한테
싸대기 세대만 맞으면 된다."
즉 각 해역사로 발령을 받은 사람은 하루를 미귀해도 몇 대 맞으면 된다는
듣지 말아야 할 유혹을 듣고 만다.
그렇잖아도 각 해역사로 발령 가면서 하루 쉬지도 못하고 당일 치기로 가야 하는 것에
불만이 가득했던 놈들에게는 기가 막힌 유혹이었다.
그런데 이 말은 잘 못 전달된 말이었으니..
각 해역사 사령부에는 정문 헌병대가 있어서 말이 안 되는 소리였고
각 해역사 사령부에서 다시 각 기지로 발령을 받아서 갈 때는
그곳에는 헌병대가 없이 그냥 각 기지별 정문에는 방위가 위병소 근무를 하고
함정 승조원들과 육상 지원부서 인력밖에 없으니
배에 주임상사한테 싸대기 몇 대 맞고, 빠진 기합 다시 집어넣으면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우리 멍청한 세 놈은 이 말을 그대로 믿고는
하루 제치자는 것에 무언의 합의를 하였다.
부산에 도착한 우리는 부대로 가는 대신, 여관방을 하나 잡아서
따블백을 맡겨 놓고는 그동안 못 마신 두꺼비를 나팔 불게 되었다.
정신을 잃을 정도로 술을 마시고 정신을 차리니 세 놈 이서 여관방에
쓰러져 있었다.
부사관들도 이거 다 메고 다녔다.
월매나 폼이 날껴.
정복에 넥타이까지 매고 구두 반짝반짝 신었는데
이 후줄그레한 따블백을 메고 댕기면...
지금은 내 아들이 메고 다닌다.
(숨은 민석이 찾기..)
그때라도 정신을 차리고 부대로 바로 들어가야 할텐데
이미 군기라는 것을 껌 사 먹은 놈들은 저녁까지 게기면서
맛있는 사제 음식으로 배를 채웠다.
한 저녁 7시쯤 되어서 따블빽을 메고 감만동 해역사 정문으로 세 놈 이서
어슬렁 거리고 들어갔더니..
정문 헌병께서 전입증을 검사하신다.
-어이쿠~ 미귀하셨네요..
이때라도 정신을 차리고 잘못했다고 했어야 했다.
그런데 이미 겁을 상실한 우리는
아주 자연스럽게
-엉~ 술 한잔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됐다.
뭐 어차피 들어가서 싸대기 몇 대 맞으면 될 테니까...
그때 우리가 알던 것은 하사는 병장보다 높다는 것이었다.
이 헌병님은 얼마나 기가 찼을까?
이제 막 실무에 나오는 신삥 하사가 미귀를 하고도 이렇게 당당하니...
정문 헌병께서 웃으면서 조용히 따라오시라고 한다.
그리고 헌병대 중사분께 보고를 하였고..
우리를 조용히 영창으로 모시고 가더라..
이때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 뭐가 잘못되었구나
안으로 들어갔더니 내부에는 철조망으로 만들어진 방이 두 개가 있었다.
한 방에는 우리보다 먼저 사고를 치고 온 수병들이 몇 명 들어 있었고..
그네들이 헌병에게 무슨 죄로 왔냐고 물어서
헌병님이 미귀라고 했더니
(맞다 지금부터는 헌병님이다.)
갑자기 합창을 한다..
죽여라 죽여라... 개이~새키들 죽여라..
(아~ 이 새끼들은 조상 중에 하사에게 맞아 죽은 귀신이 있나?)
그렇잖아도 영창에 들어가면 쫄게 되어있다.
정면 벽에는 무서운 도구들이 걸려있더라.
야구 방망이..채찍,,체인,,밧줄..쇠파이프..잘 다듬어진 각목..
모두가 사람을 패는 데 사용하는 도구다.
사람이 살면서 절대 가지 말아야 할 곳 중 한 곳이다.
헌병들은 사실 해군인데 복장은 전부 해병 복장을 했었다.
헌병님이 앉아서 근무를 하는 의자가 있다.
영창에 들어가기 전에 사전 준비를 한다.
명찰 및 계급장을 떼어내고.
양말을 벗고
허리띠도 다 풀어낸다.
즉 영창에 들어가서 자해를 할 수 있는 물건은 다 반납하고
계급이 없는 무등병이 되는 것이다.
나는 지금부터 소속과 계급이 없는 무등병이다.
그리고 나면 철방 안으로 들어가서 정 자세를 하고 앉는다.
그리고 남은 시간은 줄기차게 맞는다.
헌병들은 두시간 마다 교대를 하는데 이 시키들이 교대를 하는 놈 마다
처음부터 다시 괴롭힌다.
지놈은 처음이지만 우리는 두시간 마다 같은 코스를 반복해야 하는 것이다.
맨처음 철망 사이로 손가락이나 발 가락을 내 밀게 해서 손가락 사이에 나무 막대기를
끼우고 꽉 잡아 버린다.
실감안 나면 지금 손가락 사이에 볼펜이라도 끼워서 한번 잡아 보시길
월매나 아픈지..
그것도 얼굴 찡그리면 안 된다.
웃어야 한다...빌어묵을 시키들 어떻게 그 상황에서 웃음이 나오냐?
그렇지만 웃음이 나오게 해야 한다.
다음에 뾰족한 물건을 가지고 손등이나 발등을 찌른다.
옆에 수병 시키들은 같이 즐긴다.
-더 죽여라..더 죽여라..
(진짜 이 시키들은 조상중에 해군 하사한테 맞아 죽은 분이 있는겨)
그러다 이 고문이 재미가 없어지면 주먹질이 시작된다.
구타 자국이 남으면 안 되기 때문에 빠따질은 안 한다.
죽어라고 주먹으로만 팬다.
한놈씩 불려 나가서 맞는데, 이 새끼는 그냥 샌드백 치듯이 가슴을 친다.
아 물론 이때도 웃어야 한다.
동기 세놈중 덩치가 제일 크고 나이가 제일 많았던 나는 매번 1번 타자였다.
그래서 더 많이 맞아야 했다.
(아~ 그래 미안~~내가 덩치가 큰것이 아니라 다른 놈들이 덩치가 작았다)
이짓을 담날 아침까지 두 시간에 한번씩 반복했다.
나중에 결국 맞은 가슴이 아파서 3개월 동안 숨쉬기가 어려웠다.
계속 웅크리고 살아야 했다.
그렇다고 어디 말을 할 수도 없고,,
다음날 아침 일찍 헌병대 중사가 흥정을 하러 찾아 왔더라.
"너희들 영창 간것 기록에 없게 해 줄테니 구타 당한것도 안 당한 것으로 하자"
누구 말씀이라고 거역을할까.
그때는 방위병이 와서 시켜도 "예예" 했을 것이다.
이렇게 고문은 사람의 영혼까지 무너뜨린다.
이근안인가 하는 고문 기술자놈이 그랬다.
나한테 고문 권한을 준다면 예수를 내 제자로 만들수 있다고..
그런데 이 호로새끼 지금 목사 하더라..
이근안 나빠요~~
결국은 영창에서도 구타는 금지 되어 있었는데 혹시 우리가 신고를 할까봐서
입막음을 하러 온 것이었다.
입막음 할 필요도 없었는데...
우린 이미 겁을 잔뜩 집어 먹고 있었으니까..
영창을 나온후, 대기대에 들어가서는 먼저온 동기에게 또 빠따를 맞았다.
보수 교육 기간이 짧아서, 동기인데도 실무를 먼저 나온 다른 직별 동기다.
동기는 수병들이 깔 본다고 미리 우리의 군기를 잡은 것이다.
니미럴 맞을때는 동기인줄도 몰랐다.
그냥 선임인줄 알고 거시기 나게 맞았더니
밤중에 불러내서는 담배 한대를 물리고는
살째기 미안 하다면서 동기라고 이야기 하더라.
그 뒤로는 모든 사람들이 무섭더라..
이 영창은 실무 나가서 영외거주 할때
또 한번 내가 미치는 바람에 갈뻔했다.
그때는 내가 영창을 보내주라고 했었다.
너무 힘들어서...
그렇게 하루 미귀의 댓가는 너무 컷다..
이 대기대에서 3일을 있다가 실무 부서로 다시 발령을 받아서 나갔다.
드디어 배를 타러 간다~~
닐리리야~닐리리야~
니나노~~
캬~~ 이맛에 술 먹는겨
남편들께 하나씩 챙겨 드리세요.
잘 났다 시키야! 1등 묵어라!
샘 오는가 망 잘봐라~잉
오냐 이놈들아!
'해군 하사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군 하사 이야기-고속정 생활 (0) | 2014.06.14 |
---|---|
해군 하사 이야기 -드디어 배를 탄다 (0) | 2014.06.13 |
해군 하사 이야기-수료 (0) | 2014.06.11 |
해군 하사 이야기-행암 동초의 추억 (0) | 2014.06.05 |
해군 하사 이야기-순검과 구타. (0) | 2014.06.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