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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하사 이야기

해군 하사 이야기-고속정 생활

by 머구리1 2014. 6. 14.

아~이제 드디어 본격적인 해군 생활이 시작된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고속정 생활은 힘들다.

대신 재미가 있다.

그래서 제비같이 작은 고속정은 계속해서 3년을 못 타게 되어있다.

관절이나 호흡기쪽이 안 좋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속정 타는 해구니들 걱정 마라.

난 제대 할때까지 근 4년을 계속 이 배만 탔다.

어떤 사유에 의해서..

군대는 열심히 하면 손해..

 대강 철저히

군대 생활 잘하는 핵심 용어다,

 

전역 후 장생포를 다시 가본 기억이 별로 없다.

전역 후 울산에서 몇 년을 살았지만 이상하게 장생포에 갈 일이 별로 없었다.

훈련소 같이,나쁜 기억이 많아서도 아닌데...

 

지금도 장생포 기지가 운용 중인지는 모르겠다.

예전 기억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다.

 

 

장생포 기지는 민간인 거주 구역 한가운데 있다.

즉 시가지 해안가에 일정지역을 군사 시설로 지정해서 방파제에서 바다까지

철조망을 쳐서 출입금지 구역을 만들고..

건너편에 건물을 지어서 생활관을 만든 구조다.

그런데 이 철조망 안으로 자꾸 민간인들이 들어오려고 한다.

낚시가 잘 되기 때문이다.

희안하게 고기들이 민간인 출입 금지 지역을 알아서 인지,

철조만 안쪽이 낚시가 잘 된다.

그래서 휴일 날에는 조금 더 철조망 쪽으로 가까이 앉기 위해서 자리 쟁탈전도 벌어지고

야간에 경비를 나가고 나면 철조망 안으로도 설금설금 들어오기도 한다.

내가 보기엔 별 차이가 없어 보이던데....

 

다음 편 정도에서 각 기지들에 대해서 한번 더 이야기를 하겠지만

2 해역사 소속 고속정 기지 중에서 최고의 시설이었다.

생활관이 건설 한지가 얼마 안 된 신축 건물로서 그 당시에 체력 단련실이 있었다.

 

해서 부대 위병소 앞에는 시내 버스가 다니고 

생활관에서 함정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시내버스가 다니는 길을 이용할 정도로

일반 민간인과 같이 생활권이다.

그래서 진해 수리를 다녀 와서는 항상 기합 빠진다고 미리 집합을 당한다.

장생포 주민들은 낮에 긴급 출항 걸려서 빤스 바람으로
생활관에서 함정까지 뛰어가는 해구니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긴급 출항이 걸리면 옷을 입고 뛰는것이 아니라 옷을 들고 뛰어가서

배를 타고, 그 담에 옷을 입어야 한다.

 

또 ** 상회라는 슈퍼도 있었다.

나중에 이 슈퍼는우리들의 주소지가 되었고..

즉 우편물이나 소포를 사서함이 있는 부대 주소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상회라는 곳으로 하는 것이다.

주인아저씨 부부와 워낙 잘 친해 있었다.

또 장사도 많이 시켜줄 수밖에 없고..

가게가 부대 정문 바로 앞에 있는 장점도 있지만 근처에 다른 가게가 없었다.

야간에 경비를 나갈 때는 야식용 라면을 사 가야 한다.

알랑가 몰라.. 곱빼기 라면 (양이 많은 라면)이 최고 인기였다.

 

 

곱빼기 라면

 

 

매일 담배나 라면을 사야 하니 제법 매출을 올려 줬지 싶다.

(부사관은 담배를 개인이 구입해야 하고, 라면도 군용 라면(한 봉지에 5개 들은 것)을

먹으면 욕먹는다.

욕먹는 것보다, 배고픈 시절이 지났기 때문에

군용 라면은 밀가루 냄새가 많이 났다.

이 군용 라면은 수병들의 간식이 되었다.

이 밀가루 냄새나는 군용 라면도 커피포트에 끓이면 냄새가 안 난다.

(군바리들의 엉뚱한 머리는 참 기가 찬다)

 

할 일 없을 때는 이 집에 50원씩 넣고 하는 전자 오락기에서 때우기도 한다.

갤러그 참 잘했는데..

비행기 나오는 1942 게임.

엑스리온인가 하는 것도 잘하고..

어떤 녀석은 갤로그 할 때 파란 벌 두 마리 남겨 놓고 피하기만 하면

나중에 총알이 없어진다는 원리를 습득해서 50원 넣고 하루 종일 하다가.

주인아저씨께  걸려서 욕먹고..

(군바리들의 머리는 상상을 초월한다.)

 

제비라는 함정은 제일 작은 전투함이고 승조 인원이 약 00명이다.

장교 0명, 수병0명 나머지 65%가 다 부사관이다.

왜 해군이 부사관 중심의 군대라고 하는지 알 수 있는 구조다.

 

이러니 수병들은 직별 구분이 없을 수밖에..

출동 중엔 대부분 당직은 직별별로 부사관들이 선다.

출항 중에는 나는 주야장천 메인 엔진 당직인 것이다.

고속엔진 두대의 사이에서 당직을 서기 때문에 굉장히 시끄럽다.

그래서 나는 지금 소음성  난청이다.

귀마개?

기합 빠졌다고 못 끼게 했다..

 

그럼 수병들은...

그냥 놀지 뭐...

~가 아니고, 주로 라면 끓인다.

 

 

뽀글이..?

해군들은 뽀글이 안 먹는다.

 

 

 

주 출동 시간대가 야간이다 보니 밤에 배가 출출하게 되고

습관적으로 전원이 자정 무렵에는 한 라면씩 한다.

이때도 순서는 계급 순이다.

 

 

이런 거 아니면 아 묵는다

 

 

 

 

정장님부터 시작해서

직별장들 또 교반장까지는 수병들이 다 끓여 준다.

하사 쫄들은 스스로 끓여 먹어야 하고

그리고 나면 수병들은 5개들이 군용 라면을 스스로 끓여 먹는다.

수병 중에서도 접대받아서 손 안 대고 라면을 먹는 사람이 딱 한 명 있다.

그 이름도 위대한 선임 수병!

선임 수병은 일반 사병이지만 병들의 어머니라는 예우 차원에서

라면 접대를 받을 수 있다.

 

실제로 해군에서는 각 무리들의 최 상급자는 일정 부분 대우를 해준다.

 

큰 배에는 CPO실이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은 상사들의 전용 공간으로서

일반 장교들도 함부로 들어올 수 없고,

함장일지라도 예를 갖추어서 들어가야 한다.

아~ 물론 예전에는 원사라는 계급이 없었다.

 

그다음 교반장이라고 부르는 사람인데

영내 거주자 중에서 제일 고참 하사가 맡는다.

영외 거주자들도 교반장에게는 함부로 하지 않는다.

또 수리 기간 등에 영외 거주자가 개인의 사정으로 퇴근을 하지 않고 함정 안에서

잠을 자려고 할 경우 교반장의 양해를 구해야 한다.

 

수병 중에서 최 고참 수병을 선임 수병이라고 부른다.

최고참이 전역이 다 되어갈 때쯤이면 다음 후임에게 인계를 할 수도 있다.

수병들에게만 뭔가를 시켜야 할 때는 이 선임 수병을 통하게 되고

또 외박이나 휴가도 일정 부분 선임 수병의 입김이 들어간다.

 

 

다시 라면으로 돌아가서..

교반장 이상을 라면을 자기 손으로 끓여 먹으려고 해고 어렵다.

밑에 사람들이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참 불안한 게 하나 있겠지?

에이~ 모른 척... 한 번도 안 해본 척하지 말고...

테레비에서 많이 봤쟎아?

TBN 막돼먹은 영애씨에서 영애와 또라이가 잘하던 거...

 

 

 

 

맞어~~

음식물에 뭐 넣는 거,,

 

평소에 수병들한테 못할짓 많이 한 사람의 라면에는 항상 건더기 없는 스프가 들어가더라고..

전 편에서 이야기했던, 꼬끼오 수병은  꼭 그렇게 갑판장의 라면에만 넣더만~

 

카악~~ 하면 입에서 막 나오는 거 있지?

예전에 대부분 담배를 피웠기 때문에 다들 자알 나왔지이~~

 

카~악 한번만 하면 두 명이 먹어도 될 만큼씩 나오는 사람도 있었어~

그것도 엑기스만...

그래 놓고 계란 한 개 풀어 넣었더니 모르고 자알 먹더마안~

 

그러니 애들 웬만큼 괴롭히고 그냥 주면 주는 대로 쳐 먹어~ 제발

라면이 퍼졌니..설었니...하지말고..

일요일 아침에 따신 물 대령하라고도 하지 말고..

누군 안 춥냐?

수병은 찬물에 세수하는데, 넌 꼭 침대에서 따신물에 씻어야겠냐?

 

갑판 수병 한놈은 코딱지도 넣더만..

그것도 야무지게 침까지 발라서....

 

교반장 라면물에 손 깨끗이 씻고 그대로 라면 끓이는 놈도 봤어.

침 뱉어 가면서..

왜 말 안 했냐고?

내가 시켰거던....

 

두 개의 전기 히터에 교대로 라면을 끓이면 정작 수병들의

순서는 한참 뒤에 온다.

그래서 어떤 때는 입항 시간이 다 되어서야 수병들의 차례가 오기도 한다.

 

 

 

그때 부르는 노래...

 

소령 중령 대령은 찝차 도둑놈

소위 둥위 대위는 권총 도둑놈

하사 중사 상사는 부식 도둑놈

불쌍하다 해군수병 건빵 도둑놈.

야~야~ 야, 야아~, 야~야~ 야, 야아~

 

소령 중령 대령은 권총만 차고

소위 중위 대위는 지휘봉 차고

하사 중사 상사는 빠따만 차고

불쌍하다 해군 수병 마대만 찬다.(밀대 대걸레를 마대라고 한다)

야~야~ 야, 야아~, 야~야~ 야, 야아~

 

소령 중령 대령은 호텔방으로

소위 중위 대위는 여관방으로

하사 중사 상사는 여인숙으로

불쌍하다 해군수병 침상에 정렬

야~야~ 야, 야아~, 야~야~ 야, 야아~

 

소령 중령 대령은 계속 나온다.

술...

여자...

 

이 노래가 마지막엔 이렇게 연결된다.

 

지나가는 여대생을 붙잡아 놓고

살며시 사랑 얘기 들려주니까.
얼굴을 붉히면서 돌아서더니

말없이 치마끈을 풀러 주더라
야~야~ 야, 야아~, 야~야~ 야, 야아~


한번만 더 만나요. 아니됩니다.

만약에 그 무엇이 생긴다면은
당신은 책임없는 군바리지만

나는야 말못하는 여대생이요
야~야~ 야, 야아~, 야~야~ 야, 야아~


허리에 권총을 빗기어 차고  

데리고 가 주세요. 전선땅으로 
데리고 가는 것도 좋지요만은

여자가 필요 없는 전선이라오.
야~야~ 야, 야아~, 야~야~ 야, 야아~


여자가 필요 없는 전선이라면

새카만 단벌머리 잘라 버리고 
멋있는 세라복에 빵모를 쓰고

말없이 당신 뒤를 따르렵니다.
야~야~ 야, 야아~, 야~야~ 야, 야아~


달빛이 비춰지는 갑판에에 누워

한 손에 사진 들고 두 눈엔 눈물
이렇게 고운 애인 후방에 두고

나홀로 사는 것도 나라에 충성
야~야~ 야, 야아~, 야~야~ 야, 야아~

 

제길할 라면 끓이다가 여기까지 와 버렸다.

고속정 이야기는 한번 더 해야 할것 같다.

 

 

 

 

 짜증을 내어서 무엇하나~~

 

 

 

 

워매 뜻뜻한거...

 

 

 

 

기발한 아이디어.

 

 

 

눈탱이가 밤탱이 된 이유.

 

 

 

 

이 시키 처음이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