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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하사 이야기

해군 하사 이야기-고속정 생활-2

by 머구리1 2014. 6. 16.

고속정 생활이 조금 길어진다.

 

 

 

그래도 대부분의 해군들이 겪는 함정 생활이니 지루해도 그냥 보자.

 

 

 

고속정은 함교가 외부에 있다.

장교들이 솔선수범을 해서 파도를 다 맞는다.

오빠 머찌나?

 

 

 

 

 

제비에는 침대가 12개 정도 밖에 없었다.

기러기급은 이것보다 조금 더 침대가 많다.

결국은 고참 중사들만 함정에서 잠을 자고 대부분은 육상에서 잔다.

 

 

고속정 침실인데 이건 참수리 급이어서 좀 큰 것이다.

잠 잘 오것재? 

 

 

 

 

취사 장비가 없기 때문에 식사도 육상에서 해결해야 하고...

단,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는 히터와 냄비는 있다.

 

에어컨?

이런 거 당연히................없다.

요즘 큰 배는 있는 것 같더라..

고속정도 있던가?

 

그냥 갑판에 있는 환풍기만 열심히 돌아간다.

그래서 여름엔 뜨거운 갑판에 물 뿌리는 것도 갑판병의 주요 과업이다.

 

 

조타실 내부다.

가운데 머리 박고 있는 사람이 전탐사고

이쪽에 속도 조절기 잡고 있는 사람이 조타사 또는 기관장이다.

 

 

 

함정 내부에 화장실은 있다.

화장실이라기보다, 좌변기 한 개가 침실 선수에 있는데

이것은 사용하지 못한다.

침실을 고참들이 사용하다 보니 이 화장실을 아예 못쓰게 막아 놓았다.

그러다 출항 중에 볼일이 생기면...

작은 것은 갑판상 아무 곳에서나 바다 쪽을 보고 싸면 되고

 

큰 것은 매미를 잡는다고 하는데

배 뒤쪽 프로펠러 위에 보면 걸터앉을 수 있는 파이프가 한 개 있다.

그 위에 걸터앉아서 볼일을 보는데 이게 난이도가 높다.

 

떨어지면 생명이 위험하다.

아~똥싸는데도 목숨을 걸어야 하다니...

 

고속정복이 아래위가 붙어 있는 정비복 형태이다 보니

엉덩이를 까 내리기가 예사 힘든 게 아니다.

위에를 벗고 소매를 가슴 앞으로 모아서 묶고.

엉거주춤 앉아서 볼일을 보는데 배가 움직일 때는 더 힘들다.

(원래는 중간에 단추가 있어서 윗도리 쪽을 벗지 않아도 되는데 이것 때문에

 옷이 헐렁거리기 때문에 재봉틀로 다 박아 버린다.)

 

배의 속도가 20노트 이상 되면 뒤에 물기둥이 생기면서 배 아래가 푹 파인다.

그래서 더 높아 보인다.

 

짓궂은 정장이 볼일 보고 있는데 속도를 높이면 어쩔 땐 무섭기도 하다.

 

정장님 나빠요~~~

 

그래도 배가 고속으로 움직이지 않는 한 씩씩하게 잘 싼다.....가 아니고

어쩔 수 없이 매미를 잡는다.

 

하후 28기인 우리 기관사는 30노트에서도 똥을 쌌다는 용감한 전설이 있다.

 

 

 

저기 맨 뒤에 매달려서 매미를 잡는다.

 

 

 

 

고속정의 주요 임무는 연안 경비다.

요즘은 서해 NLL 때문에 조금 다르겠지만, 예전에 주요 임무가 간첩선을 잡는 것이었다.

2척이 한 편대를 이루어서 출동을 뛰었다.

요즘은 여러 대가 같이 움직이는 것 같더라.

 

(인터넷에 있는 고속정 생활이다.)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lBok27TtlYQ

이런 것도 있긴 하던데...

mms://125.60.61.137/e_history/StreamSplit/DH/DH_1249_1979_01_03.WMV

 

주요 임무가 간첩선 잡는 것이다 보니 주로 밤에 움직인다.

가끔 낮에도 나가기도 하지만 대부분 밤에 나간다.

 

고속정은 사실 밤과 낮이 바뀌는 이게 좀 힘들다.

그래서 주변에 민간인들이 볼 때는

이 시 키들은 매일 묵고 자고 노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민간이들이 보는 낮 시간에는 대부분 계류시켜놓고 놀고 있다.

아마 대부분이 그렇게 알고 있을 것이다.

 

울산에서 에피소드 한 개.

 

매일 배를 계류시켜놓고 있으니 정말로 놀고 있는 줄 알았나 보다.

어느 날 보니 위병소에 방위 아저씨와 할머니가 옥신각신하고 있다.

 

  어떤 할매

-나 저 건너 쫌 갈라카는데 배 한번만 태워도.

-할매! 이 배는 군함이라서 아무나 태워주고 그러는 배 아닌데요..

-지랄하지 말고 한번 태워 도.

-할매 안 된다니까요.

-뭐 맨날 배 대놓고 놀고 있더만, 함 태워 도..

할머니는 그 후로도 한참 동안 더 실랑이를 하고야 갔다.

 

쩌어기 건너 한 번만 태워 주면 안 되것능가?

 

 

 

한겨울에 배 스크루에 그물이 감겼다.

이건 어쩔 수 없이 기관부 일이다.

진해나 부산 같으면 잠수사들을 부르겠지만.

여기서는 부를 수도 없다.

 

할 수 없이 내가 들어갈 수밖에..

밖에다가 뜨거운 물 한 대야를 준비하고

겨울 내의를 입은 채로 잠수를 해야 한다.

물론 잠수 장비 이런 거 없다.

그냥 수경 하나만 쓰고 내려가서 식칼로 그물을 잘라야 하는 것이다.

수중 호흡장비  없이 하다 보니 몇 번을 들락날락  반복해서 해야 한다.

 

바깥에서 가만히 보고 있던 어떤 할매가 한마디 하신다.

 

아 저 아저씨는 겨울에도 수영을 참 열심히 하내.

해군들은 겨울에도 수영해야 되는교?

 

 

-할매! 내 개 떨듯이 떠는 것 안 보이는교?

 

 

이런 장비가 없다..

 

 

 

역시 군대서 불가능은 없다.

 

 

지난번 TV에서도 나왔지만 대부분의 승조원들은 육상에서 생활한다.

함정 내부에 침대가 몇 개 없기 때문에 직별장 들을 제외하고는 육상 기지에서

잠을 자고, 식사를 해결한다.

 

야간에 경비를 나가게 되면 각 직별별로 당직도 서고 또 당직이 아니면

휴식도 취하고 하면서 일반 대형 함정과 똑같은 생활을 한다.

그러다 전투 배치 붙으면 또 자신의 자리에서 할 일이 있고...

 

TV에서도 나왔지만 해군들은 각 상활별로 자신의 임무가 몇 개씩 있다.

전투배치 시 할 일이 있고

소화 방수 시 할 일

입출항시 할 일

저 시정 연안 항해 시 할 일(안개로 인해 앞이 안 보일 때)

해난 구조 시 할 일

등등....

 

보통 저녁에 경비를 나간다.

물론 이 시간은 항상 비 규칙적이다.

상부 상황실의 명령에 의해 경비 시간이 정해 진다.

 

특별한 상황이 없으면 바다 위에 함정을 정박한 채 경비를 선다.

그러다가 육상 상황실의 명령에 따라서 이상 선박 검색도 하고

또 어떤 날은 이상 선박을 찾아서 검색을 하기도 한다.

움직였다 섰다를 반복하기 때문에 잠을 자는 것은 어렵다.

함정이 움직일 때는 대부분 자신의 당직 위치에서 근무를 해야 한다.

 

물론 정박 중에도 각 직별로 당직은 선다.

당직이 아닌 나머지 대원들은 자유 시간이다.

라면도 끓여먹고 비디오도 시청하고 한다.

 

그러나 직별장급 정도 되면 침대에서 TV를 보겠지만 쫄들이야 침실이 더 불편하다.

그래서 갑판 위에서 잠을 자거나, 그냥 이야기나 하면서 쉰다.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낚시를 하기도 하지만 시끄러운 발전기 소리 때문에

고기가 잘 안 온다.

 

야간에 바다 한가운데 떠 있으면 누구나 시인이 된다.

특히 보름달이 떠 있거나.

맑은 날은 하늘을 촘촘하게 가득 채운 별들이 예술이다.

발전기 돌아가는 소리가 조금 방해를 하긴 하지만 끝내주는 감성이다

이런 감성은 함정 근무 요원이 아니면 느껴볼 수 없는 추억이다.

 

 

 이런 거 볼 수 있다.

 

 

 

나도 이때 글을 제법 많이 썼었다.

두꺼운 대학 노트 두권 정도 글을 썼었는데 어느 날 누군가가 내 따블백을 훔쳐가면서

이것까지 다 가져가 버렸다.

(고속정은 따블백을 함정이 아닌 바지선 창고에 보관했다)

문디 시키들, 군바리 따블백에 뭐 있을 게 있다고....

 

경비를 마치고 입항을 할 때면 미친 듯이 빨리 들어온다.

정장들도 빨리 들어가서 자고 싶은 것이다.

특히 정장이 기혼자고 해군 아파트에 살림을 살 때는 더 빨라진다.

(그렇게 급하게 가서 뭐 할 게 있는지...)

 

정장이나 직별장 중사들이 이때는 굉장히 어른같이 보였는데 지금 보면 애들이다.

대위 계급장 해봐야 20대일 것이고,,,

중사는 많아 봐야 30대 초반이고 어린애들은 20대 중 초반이다..

 

그러니 요즘 함장이나 정장들이 조금 서운하게 해도 이해 하자..

아직 철이 들 나이가 안됐다.

 

 

어떤 때는 편대장이 정장들을 내기를 붙인다.

누가 빨리 들어가서 계류시키는지.....

 

편대장 나빠요~~

 

이럴 때는 기관부는 죽는다.

엔진 출력을 최대로 높이기 때문에 기관부 전투배치를 붙는데,

기관부 전원이 엔진 주변과 후타실에  붙어서

엔진과 타기를 체크해야 한다.

엔진을 최대 속도로 올리기 때문에 엔진 배기관이 빨간색으로 달아오른다.

계류도 함부로 하고...

그러다 배도 많이 망가지고...

아무리 자기 배 아니지만...

장교들이나 직별장 들이야 1년 타면 다른 곳으로 발령받아 가면 땡이다.

 

새벽에 입항하면 기관부는 전기 연결하고 기름 받는 작업을 다 끝내야 잠을 잘 수 있다.

입항을 하면 육상 식당에 가서 죽을 한 그릇 먹고 잔다.

그 죽이 닭죽이다.

하얀 쌀죽에 닭 반마리씩이 들어 있는....

매번 새벽마다 닭죽을 먹으면, 나중에는 식당 옆에만 가도

닭 냄새가 난다.

 

그래서 이것을 안 먹고 자는 사람도 많다.

 

난 아직도 닭죽 안 먹는다.

 

이거 비슷하다.

닭다리가 통째로 있다는 게 함정.

 

 

 

경비를 뛴 날은 아침 10시에 기상이다.

기상 후에 맨 먼저 하는 일은 쇼핑이다.

물론 쇼핑은 쫄들끼리 한다.

교반장 이상 영외거주자는 열외다.

마트나 백화점에서 하는 쇼핑이 아니라

배에 묻은 소금기를 씻어내는 일을 해군에서는 쇼핑이라고 한다.

 

청수를 사용해서 소방호스로 배 외곽에 남아있는 소금기를 제거한다.

그냥 물만 뿌리는 것이 아니라,  솔과 대걸레를 사용하여 구석구석 깨끗이 닦아낸다.

쇼핑이 여름에는 할 만 한데, 겨울에는 영 아니다.

손도 시리고 날씨가 추울수록 소금기가 잘 씻기지 않는다.

눈이라도 내려서 얼어붙으면 더 힘들어지고..

 

 

미 해군의 쇼핑!

 

 

 

쇼핑이 끝나면, 보수 과업이라고 해서

배 안에 황동으로 된 부분 광을 내는 작업을 한다.

이것을 광약과 면걸레를 이용하여 광이 반짝반짝 날 때까지 문지른다.

보수 과업을 하는 동안에 기관부는 기관실 청소를 해야 하고...

 

이 종도 보수 과업 대상이다.

 

 

닦아서 빛이 나는 것은 무조건 광을 내라.

 

 

 

그리고 오후엔 각 직별별로 정비를(pms) 하거나 체육행사 등을 한다.

시기에 따라서 태권도 연습, 점검 준비, 훈련 등도 한다.

 

특별한 상황이 없으면 대부분 이렇게 하루가 반복된다.

 

예전 금기 사항 한 개.

 

옛날에는 어선이던 군함이던 배에 여자를 태우는 것을 금기시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3 군중에서 해군이 가장 나중에 여군의 입대를 허락한 것으로 안다.

물론 요즘은 어선이나 상선도 다 여자들 태운다.

 

어느 날 주간에 출항을 나가는데 정장이 자기 마누라와 딸내미를 배에 태운다.

아마 마누라와 딸래미 앞에서 어깨에 힘을 조금 주고 싶었나 보다.

울산 기지니까 가능한 일이다.

사령부가 있는 곳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지만..

계급은 대위밖에 안 되지만 편대장을 제외하면 제일 높다.

 

이 양반이 2 사관학교 출신으로 나이가 제법 많았다.

2 사관학교는 2년 제로, 대위까지는 사관학교와 같이 진급이 되는데

딱 거기 까지다.

소령부터는 학사 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2년제는 학사 학위가 없으니

진급을 하려는 사람들은 보통 방송통신대학을 다닌다.

물론 시험은 대학교 다니다 온 수병들이 대신 쳐 준다.

그래도 진급이 늦다.

 

그냥 침실에 있으면 될 텐데. 바깥이 궁금하고 또 파도도 약하니 갑판상에

나와서 구경을 하고 있었다.

갑자기 딸내미가 소변이 마렵다고 해서 밖에 못 누이니 이 놈을 안고

기관실로 내려와서 기관실 바닥에 볼일을 보게 했다.

 

물론 우린 속으로 욕을 딥다 했고..

기관부 특히 우리 기관사는  이런 미신에 강했다..

 

그날 저녁 경비를 마치고 들어오는데 갑자기 배가 이상하다.

한쪽 엔진이 미친 듯이 RPM이 올가 가고 배가 한쪽으로 돌아간다.

 

니미럴~~ 스크루가 두 개 중 한 개가  빠진 것이다.

지금도 울산 앞바다 어딘가에는 이때 빠진 스크루가 있을지 모른다.

아니면 바닷물에  쓸려 갔던지...

이런 사고는 해군 역사상 전무후무 할걸...

 

다음날 결국 한쪽 엔진으로만 움직여서 진해까지 이동후 계획에 없던

수리를 들어갔다.

물론 기관부를 제외한 다른 부서는 니나노~ 를 신나게 불렀고..

이것은 우리 내부의 비밀이 되었고...

 

 

 

기관부는 전부다 정장의 마누라와 딸내미를 씹어댔다...

 

이런 수리 들어가면 기관 부만 뺑이친다.

 

 

 

 

 

 여군이 좋은 이유!

 

 

 

 

 

 우리는 얘들을 고문관이라고 부릅니다.

 

 

 

 

잘 못된 교육의 결과.

우리는 이들을 미필이라 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