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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하사 이야기

해군 하사 이야기-구타 마지막

by 머구리1 2014. 6. 17.

전에 TV에서 진짜 사나이란 프로그램을 할 때다.

한 여자 소위가 어느 순간,

지적을 받은 사람에게 점호 시간에 두고 보자는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점호 시간에 생활 반장에겐가, 선임에겐가 애들 교육 잘 못 시켰다고

내리 갈굼을 하는 것을 보고 순간적으로 가슴속 깊은 곳에서 뭔가가 올라 오더라..

 

일개 예능 프로를 보고 눈이 맘이 안 편할 정도로 

내겐 구타에 대해서 안 좋은 기억이 있다.

요즘은 구타 근절 때문에 대부분 얼차려로 대신하겠지만

예전에는 실무에서는 얼차려라는 게 거의 없다.

얼차려라고 해 봐야

대가리 박아와

깍지 끼고 엎드려 정도니 서로 피곤한 것이다.

그냥 필요하면 빠따를 친다.

 

보통 정기적으로 빠따를 맞을 때가 있다.

진해 수리 들어갈 때,

또는 진해 수리 들어갔다가 기지로 돌아와서

사령부 들어가서.

아니면 다른 기지로 파견 갈 때 등등

군기를 잡을 필요가 있을 때는 상부의 암묵적인 동의 및 지시에 의해서

빠따를 치게 된다.

이때는 그냥 "아~ 주사 맞을 시간 됐구나" 하고 수긍을 한다.

물론 이때도 구타금지를 노래를 불렀다.----말로만---

 

함정에는 여러 가지 빠따가 많다.

가장 고전적인 각목부터...

배 난간에 있는 알루미늄 지주대..

지주대를 연결하는 체인...

또 전기 케이블..

홋줄 자른 것.. 등등

 

 

골라 잡아 천 원!

 

 

참 편리한 고속정이다.

 

 

 

 

몽둥이..

 

 

 

전기 케이블

 

 

 

촥촥 감긴다.

 

 

 

후유증이 많다.

 

 

 

 

 

어떤 것으로 맞던 지간에, 보통은 맞았다고 해서 악감정을 가지지는 않는다.

아주 비 인간적으로 당했을 때 감정이 남는 것이다.

 

난 부끄럽지만 아직도 기억하기 싫은 사람이 세명 있다.

나를 참 비참하게 했던 사람이다.

다들 나이가 나보다 많은 사람은 없다.

아직까지 이들의 이름과 기수를 외우고 있는 것을 보면

상처가 컸던 것 같다.

 

먼저 76 전탐사 김*영

부산 사는 놈이다.

나이는 나보다 한 살 어리거나 같았다.

내가 군대를 늦게 가는 바람에

나보다 1년 반 정도 선임이다.

 

이놈이 교반장 시절 진해에 수리를 할 때다.

어느 놈이 교반장인 이놈의 콜라를 마셔 버렸다.

난 누가 먹었는지 알고 있었다.

나중에 이야기할 놈인데 한기수 후임인 놈이다.

보통 교반장 할 정도 되면 영외거주가 다 되어 가고 해서 한기수 차이는

친구 비슷하게 지낸다.

 

자신의 콜라가 없어진 것을 안 이놈이 집합을 시키더라.

그리곤 콜라 마신 사람 나오라고 한다.

77기 이놈이 나가야 하는데 시치미를 뚝 떼고 개긴다..

이놈이 그냥 지가 마셨다고 하면 조용히 넘어갈 일이다.

 

문제는 교반장 이 새끼도 77기가 마신 걸 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무슨 마음인지 끝까지 마신 놈 나오라고 윽박지른다.

아마 77 기하고 기싸움을 했던 것 같다.

그때 77기 조타사가 한 명 더 있어서 약간의 기싸움이 있었던 것 같다.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기싸움에 자식새끼 엉덩이 패는 것과 같은 맘일까?

 

한참을 있다가 결국 내가 총대를 멨다.

-제가 마셨습니다.

바로 왼쪽 귓싸대기에 주먹이 날아 오더라.

-개새끼가 교반장 콜라를 겁도 없이 마셔?

 

신발끈,,,,,

난 콜라 냄새도 못 맡았는데 졸지에 교반장 사식에 손을 댄 도둑놈이 됐다.

 

다른 사람 전체가 보는데서 진짜 개 맞듯이 맞았다.

알미늄 지주대를 뽑아다가 개 패듯이 패더라.

개도 그렇게는 안 팬다.

아예 엎어져 있는 놈을 죽일 듯이 패더라..

개~~애~~객~~끼가..

그렇게 얼마를 맞았는지 모른다.

 

하옇던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엉덩이를 맞았다.

얼마나 맞았는지 엉덩이에 피가 나서 팬티와 붙었더라.

3일간을 밥 먹으러 못 갔다.

지도 미안했는지 빵과 우유를 사다 주더라.

졸지에 당직도 면제되고...

 

함정에 장교들과 직별장 들도 쉬쉬 하면서 조용히 끝나기만 기다리더라.

그때 헌병대에 찔렀으면 아마 정장이나 장교들 징계 먹었겠지?

이 새끼는 영창 갔을 거고...

 

내가 괘씸한 것은 맞은 것이 아니다.

맞는 것은 누구보다 자신 있었다.

 

그런데 범인이 내가 아니란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화풀이 대상으로

개를 잡듯이 사람을 팬 것이다.

 

이놈을 95년도에 창원에 올라와서 우연히 봤다.

무슨 건강식품 영업을 한다고 하더라.

처음 본 순간 살이 떨리더라...

악수를 하고 헤어지긴 했지만

돌아서서 받은 명함을 바로 찢어 버렸다.

 

그다음이 아까 얘기한 77기 갑판사로

진해 사는 김*광

이 새끼는 자기 집이 진해에서 **타월 대리점을 하는 등 그냥 살만한 놈이었다.

지놈이 마신 콜라 때문에 사람을 개 맞듯이 맞게  해 놓고도 10원 치의 미안함도 없는

실실 웃고 다니는 신기한 놈이다.

손버릇이 또 얼마나 좋은지 배안에 물건들이 남아나지를 않는다

 

내 월급도 두 번 훔쳐갔다.

아픈 동생을 줘야 할 돈이었다.

 

이 새끼 오고 나서 돈을 안 잃어버린 사람이 없을 정도다.

이 새끼는 선후임도 없이 그냥 다 훔친다.

 

덕분에 죄 없는 놈들이 맨날 터진다..

예전에는 통장이나 카드 이런 게 없어서 그냥 기관실 판넬이나 이런 곳에

돈을 넣어 놓는다.

 

그래도 손대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새끼가 오면서 사고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놈이 진해에서 LST(상륙함)를 타다가 오는 바람에 나보다 전입이 늦었다.

돈도 가져가면 다 안 가져간다.

10만 원 넣어 놓으면 , 7만 원은 훔쳐가고, 3만 원은 남겨 놓는다.

이게 더 기분 나쁘다.

꼭 사람을 놀리는 것 같다.

 

이놈은 자기 직별 선임 것도 훔쳤다.

어느 날 영외거주 갑판사의 마이마이가 없어졌다.

여자 친구에게 받은 것이라고 애지중지 하는 물건이었다.

죄 없는 우리만 괴롭혔다.

나중에 결국 통신 수병에게 들켰다.

지 선임의 마이마이를 훔쳐서 부산 사령부 면회실에서 지 여동생에게

주다가 들킨 것이다.

그래도 끝까지 오리발 내밀고..

 

이 새끼는 사람을 팰 때 꼭 주먹으로 팬다.

고등학교 때 권투를 했단다.

 

사람을 세워놓고 온갖 똥폼을 잡으면서

사람 약을 바짝바짝 올리며 주먹질을 한다.

앞에서 쉭쉭 소리를 내면서

실실 웃으며 주먹질을 한다.

 

군대가 아니면 이놈은 죽었을지도 모른다.

배에 사람들 전원이 이를 갈고 있었으니까...

실실 웃어가면서 주먹질을 하는데

참 사람 미치겠더라..

 

 

 

마지막으로 83기 전기사 정성*

이 놈은 진해 사는 놈인데 나보다 두 살이 어리다.

이게 문제였다.

 

해군에는 기수 빠따라는 게 있다.

요즘 말로 하면 내리 갈굼인데 일명 줄 빠따라고도 한다.

 

장교들이나 중사들이 교반장을 불러서 싫은 소리를 한다.

즉 군기를 잡으라는 이야기다.

그러면 교반장이 전체를 집합시키고 한 마디 한다.

 

기수 빠따는 보통 수병들은 수병끼리 타작을 하고

하사관은 하사관끼리 매 타작을 한다.

 

수병들이 빠지고 나면 맨 먼저 교반장이 일장 훈시 후

전원을 엎드리게 하여 골고루 엉덩이 찜질을 한 후 퇴장을 한다.

그리고 나면 그다음 기수가 또 찜질을 하고 퇴장...

이렇게 기수별로 찜질을 하기 때문에 맨 마지막 기수는

좀 많이 맞는다.

 

그럼 맨 마지막 기수는 어떻게 해야 하나?

어떻게 하기는....그냥 기관실 바닥 한번 쾅 밝고

에이 신발 하면서 담배 한 대 피우면 끝이지...

 

결국 기수 빠따의 마지막은 항상 이 새끼가 나를 팬다.

그런데 정말 기분 나쁘게 팬다는 게 문제다.

 

키가 작은 이놈은 올려 보면서 뺨을 치는데

따라붙는 대사가 항상 일정하다.

 

-새끼야 어린놈 한테 맞으니 좆 같지?

  억울하면 쌩라면 뽀사 묵고 와야지 좃빤다고 밥 묵고 왔나?

  억울하나? 개새끼야..

  억울하면 말해라. 강아지야..

  함 엉겨 보던가...

  나보다 나이 두 살 많은 것 안다. 개새끼야

  기분 좆 나게 나쁘재?

 

이걸 한마디 할 때마다 뺨을 탁탁 치면서 한다.

발로 조인트를 탁탁 까면서....

계속 나이를 가지고 사람을 괴롭힌다.

이놈은 계속 군대생활을 하기로 했는지 다른 배로 전출을 갔다.

 

사회에서 이랬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이런 놈은 사회에 나오면 아마 남 앞에 가지도 못할 거다.

 

이 새끼가 내 나이를 아는 것이 84기  전기사 중에

내 고등학교 2년 후배가 있었다.

즉 나는 고등학교 2년 직속 후배와 군대 동기인 것이다.

후반기 교육 때.

군대 동기인데 선배님이라고 부르면서 말을 높이니

그때부터 전기사들은 알고 있었다.

 

해군 하사관들은 보통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들어오기 때문에

대부분 나이가 스무 살로 어렸다.

그런데 난 스물두 살을 먹고 그것도 12월 달에 입대를 했으니

많이 늦었다.

이 새끼는 두고두고 나이를 가지고 날 괴롭혔다.

 

일일이 다 이야기는 못하겠지만 이 세 놈들은 이 외에도

인간적으로 못할 짓을 참 많이 했다.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기억하기 싫은 사람은

이세 사람 외에는 없다.

 

이미 지난 시간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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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대로 구타의 유혹도 많이 받는다.

 

선임도 잘 만나야 하지만 후임도 잘 만나야 하는 것이다.

짬밥이 늘어서 위로 올라갈수록 후임들의 군기에 대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그 받는 만큼 구타에 대해서 유혹도 많다.

 

난 교반장이 되면서 전체에게 이 말만 부탁했다.

 

사람이 좋은 건지 바보인 건지 구분을 잘해라.

그거 잘못하면 죽는다.

 

그런데 이건 사회에서도 똑같더라.

아울러 내 교반장 시절에는 집합이 별로 없었다.

1년에 한 번도 잘 안 했다.

(물론 군대 다녀 온 놈은 다 자기는 잘해줬다고 말한다..)

 

그리고 줄 빠따를 없앴다.

누구든지 최 선임 한놈만 빠따질 하고 말라고 했다.

이 약속은 내가 영외 거주할 때까지 잘 지켜졌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다)

 

욕지도 파견을 가서 결국 사달이 났다.

다른 곳으로 파견을 갈 경우 장교나 주임 중사가 은근히 권한다.

군기 한번 잡으라고..

파견지의 편대장이나 다른 배들에게 군기 빠졌단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다.

 

어느 날 85기 두 놈 이서 내게 허락을 받으러 왔다.

오늘 집합 좀 시킨다고..

 

난 바로 당직을 교대해 줬지..

(많이 맞으라고..가 아니고, 보통 교반장은 직접 군기를 잘 안 잡는다.

 바로 아래 후임이 직접 잡고 대신 그 시간에 한놈이라도 더 맞으라고

 당직을 대신 서 준다)

 

집합은 보통 기관실이나 후타실에서 한다.

그런데 조금 있다 보니 병장 한놈이 침실로 후다닥 뛰어 들어간다.

얘가 선임 수병인데 해병대에서 의무병으로 파견 근무하다 온 놈으로 지 딴에는

조금 놀았다고 생각했는지 많이 뺀질거리는 놈이다.

 

이놈이 해병대에서 못된 것만 배워서 지 후임 수병들 보급품을 뺏고

또 개인적으로도 많이 괴롭히고 그러던 놈이다.

부대에 약이나 링겔 빼돌려서 술집 아가씨들한테 놔주고는

술도 얻어먹고..

심심하면 애들 패고..

못된 짓을 많이 하던 놈인데

후임 수병들이 서로 쉬쉬 하던 상황이었다.

수병들끼리 쪽팔린다고..

 

이런 놈이 못 맞겠다고 뛰쳐나간 것이다.

원래 선임 수병은 후배 부병들이 있는 곳에서 반항을 하면 안 된다.

나중에 자신이 집합을 시켰을 때 다른 후임이 똑 같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놈이 못 맞겠다고 뛰쳐나온 것이다.

급하게 뒤따라 갔더니 침실에서 훌라를 하고 있던 장교와 직별장들에게 따지고 있다.

 

집합시키는 것 허락했습니까?

-응

패라고도 허락했습니까?

-????

 

여기까지 듣다가 뒤에서 바로 밟아 버렸다.

넘어진 놈을 몇 번 더 밟았더니 얼굴에서 피가 나더라..

 

이 놈은 도망을 가더니 헌병대에 신고를 해 버렸고...

난 별수 없이 세면백을 챙겼지..

그려~영창 준비하는가..

 

잠시 후 헌병대 수사관이 내려왔다.

그놈이 보는데서 귀싸대기 몇 대를 맞았다.

 

배안에 정장님과 주임 중사가 직접 나섰다.

-이 새끼 이번에 중사 달아야 되는데 함 봐주소.

-이미 저 수병이 신고를 해서 안 됩니다.

-안에 일은 스스로 해결할 테니 못 본 것으로 해 주소.

-나도 같은 하사관인데 영창 보내고 싶지 않은데,

 저 맞은 놈이 가만있겠는가?

 

난 구석에서 하늘을 보면서 담배만 빨고 있다.

하늘이 참 파랗더라.....니미럴~~

 

그때 수병들이 도와주더라.

지금까지 이 선임 수병의 악행을 낯낯이

신부님께 고해성사하듯이 까 발려 버렸다.

수병은 수병 편이 되어야 했는데 이놈이 너무 비인간적이고 악독하게 하니까

선임 수병이지만. 내 편을 들어준 것이다.

난 다행히 수병들과 사이가 좋았다.

야간 경비 시 라면 살 때는, 그래도 기관부 수병 들 거는 같이 샀다.

나 혼자 사제라면 먹기가 미안해서....

(참 착하재? 아님 말고...)

 

다시 헌병대 수사관이 그 선임 수병을 불렀다.

-어이, 교반장은 당연히 영창 가는데..너도 같이 가야겠다.

-네?

-어이~너 약 팔아 처먹고,

  애들 보급품 뺏았다매..

  또 돈 뺏긴 애들도 있던데...

  세면백 챙겨라, 같이 가게.

 

이놈 얼굴이 노래진다.

 

조금 있다가 수사관이 다시 묻는다.

-너 진짜 억울하나?

-아닙니다.

-그래~~

  야이~ 강아지야...니가 똥개 훈련시키냐?

  내가 니가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사람이야?

  안 억울한 놈이 왜 불렀어?

  강아지야!

 

결국 그놈은 수사관한테 한참을 더 맞았다.

나도 그놈 보는 데고 조금 더 맞고..

 

그 뒤로 이놈은 배 안에서 사람 취급 못 받았다.

장교와 하사관들은 놔두고라도

지 후임인 수병들 한테도 인간 대접을 못 받고.

전역할 때도 회식 한 번도 못 하고 다들 받아가는

기념패와 추억록도 못 받아갔다.

 

지나 내나 참 불쌍한 청춘들이지...

 

시간은 그렇게 흘러가고

지랄 같은 국방부 시계는 고장도 안 난다...

 

이 친구는 지금 뭘 하고 사는지....

 

 

 

 

 이걸 그냥 확!

 

 

 

 

이고~ 스님 어쩌실려고...

 

 

 

 

 

아싸~~ 

 

 

 

 

 

잘들어~ 내가 이동네 짱이야 시키야..

 

 

 

 

 

이걸 먹어 말어

 

 

 

 

넌 죽었다.

 

 

 

 

 

 

그래 된장 풀어 새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