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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하사 이야기

해군 하사 이야기-배 멀미와 수영 못하는 해군

by 머구리1 2014. 6. 18.

벌써 연재가 24번째다.

장난으로 애 밴다고..

간단하게 몇 번 쓴다는 게 이렇게 일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해군에서 제일 많이 받는 질문이

-배 멀미 안하는교?

라는 질문일 거다.

또 아들 해군 보낸 부모들이 제일 많이 걱정하는 부분이고..

 

결론은 뱃멀미 다 한다.

 

안 하는 사람 별로 없어..

물론 아주 특별하게 MC몽 같은 체질을 가져서 아예 안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배 멀미를 한다고.

조금 익숙해지고 덜 익숙해지고..

또 더하고 덜하고의 차이는 있겠지만

거의 대부분 한다고 보면 되는겨.

누구든 배 타고 내릴 때는 흔들리는 땅바닥을 잡기 위해 힘을 쓴다는 거...

술 먹은 초딩 같이 흔들린다는 거....

 

큰 배를 타던 작은 배를 타던 뱃멀미를 하는 것은 다 똑같다.

차이는 조금 있겠지만...

그리고 같은 파고에서는 작은 배가 심하겠지만..

파도가 심할 경우 큰 배는 더 고통스런 뱃멀미를 한다.

 

작은 배는

배가 옆으로 기우뚱거리거나(이걸 롤링이라고 한다.)

또는 앞뒤로 흔들린다(이걸 피칭이라고 한다.)

왜 테레비 보면 작은 어선들 앞머리를 팍팍 쳐 박는 것 보이잖아...

(이거 시험 나온다 받아 적자. 밑줄 두줄 긋고..)

 

그런데 큰 배는 파도가 심해지면

롤링 피칭이 아니라 엘리베이터를 탄다.

배가 올라갔다가 내려갔다가를 하는 것이다.

 

이게 훨씬 힘들다.

이 뱃멀미에는 대다수가 조금 전에 먹은 점심의 반찬수를

자기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대다수의 뱃멀미는 배를 내리면 어느 정도 해소되지만

이 큰 배의 뱃멀미는 배를 내려도 제법 며칠 동안

땅이 올라갔다가 내려갔다가 한다.

 

 

배를 오래 탄 사람도 진해 두세 달 수리 들어갔다가 오면 뱃멀미하고

또 계속 타던 사람도 황천 3급 정도 되면 뱃멀미 혀.

또 조금 낮은 황천에서도 머리가 아픈 정도의 뱃멀미는 하고.

 

물론 황천 5급 이하의

정신 나간 비둘기가 바다 위에서 낮잠을 잘 정도로

평화로운 바다 위에서야 그냥 뱃놀이 겠지만

황천 4급 이상의 파도에서는 어느 정도는 다 한다.

 

아~ 황천이 뭔지 모르는 사람 있지?

황천 가는 길을 거리순으로 표현했는지는 모르겠는데

황천이란 파도의 높이대로 등급을 정한 것으로 이 등급에 따라서

피항을 하기도 하고...

또 항해를 하기도 해.

 

 

 

인터넷에 황천 3급이라고 한 사진이다.

군함은 복원력이 좋아서 이것보다 더 넘어져도 잘 일어선다.

 

 

 

 

 

이건 2급 정도는 될 것 같다.

 

 

 

황천은 1급에서 8급까지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 숫자가 낮을수록

황천 갈 확률이 높다는 것인가 봐.

 

1급은 파고 4.5m 이상

2급은 3.5

3급은 2.5

4급은 2m 이상이고

5급은 그냥 날 좋은 날 바다 정도 될 거고..

그 이하는 그냥 기분 좋은 날 호수 정도 되겠지 뭐...

(이게 맞나 모르겠다.. 인터넷에 이렇게 나온다.)

 

이건 몇 급일까?

 

 

 

 

 

야호 바이킹이다.

신난다~~

 

 

 

해군에서는

 

황천 1급은 1급 함 이하 피항.

2급은 2급 함 이하 피항

3급은 3급 함 이하 피항

4급 이상은 4급 함 이하 피항이란다...

 

요즘 이렇게 하는지 인터넷에 이렇게 나와 있던데 아닐껴,

예전에는 태풍이 오지 않는 한 일부러 피항을 하는 경우는 없었다.

 

그러니 그냥 밖에 바람 많이 불면 내 새끼가 타는 배는 오늘 쉬겠구나 하면 되는겨..

이것도 인터넷에 있는 이야기니 군사보안에 걸리지는 않겠지?

 

 

아! 피항이 뭐냐고?

그냥 항구로 피난 가는겨..

파도 많이 칠 때 방파제 내부로 들어가서 파도 없는 곳에서 쉬는 것..

 

그런데 큰 배도 방파제 안으로 들어가서 묶어 놓을까?

아녀~~

태풍 올 때 부산이나 인천 앞바다 가봐.

큰 상선들이 부두에 묶여 있는지...

대부분 가까운 곳 바다 가운데 앵카(닻) 내리고 있을껴.

큰 배는 파도 높을 때 부두에 묶어두면 큰일 나...

 

이렇게...

이게 태풍시 실제 피항 모습이다.

 

 

 

 

몇 년 전에 테레비에 나왔었지 아마?

어느 함대인지는 말하기 그렇지만 

뱃멀미에 지쳐서

육군이 부러웠던 군함이

육지로 올라와서 졸지에 탱크 될뻔한 사연.

 

 

이렇게 될 수 있다.

 

 

 

그려..

파도 높을 때 큰 배는 부두에 묶어놓으면 거시기 되는겨..

 

바다에는 파도 말고, 또 너울이라는 무서운 게 있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쓰나미는 파도가 아니고

이 너울이여..

이 너울이 말은 참 부드럽고 詩적인데

굉장히 무서운 거여..

이거 잘못 만나면 큰 배도 바다 한가운데서

롯데 월드 바이킹 되는겨..

쥑여 준당께...

 

그럼 뱃멀미를 어떻게 치료할까?

없어 뭐 그냥 참는 거지...

~는 아니고

바쁘게 움직이면 돼..

그래서 뱃멀미하는 졸병들은 쉴틈 없이 바쁘다.

뱃멀미 때문인지는 확실하지 않다는 게 함정.

 

예전에 무식할 때는 처음 와서 뱃멀미를 하면 함수 갑판에 있는

포대나 국기봉 쪽에 꽁꽁 묶어놓고 달렸다는 전설도 있다.

그렇게 한번 하고 나면 뱃멀미에 많이 익숙해진다고 한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

 

뱃멀미가 얼마나 힘든지는 함정 근무요원들 얼굴을 보면 안다.

저번에도 이야기했지만 해군은 부식이 잘 나온다.

그중에서도 특히 함정 근무 요원들은 부식비가 더 높게 책정되어 있어서

육군 기준으로 하면 호텔급 음식이 나온다.

(이거 만든다고 조리병들 뺑이친다.....다 같이 조리병에게 감사를....)

 

그런데도 배 타는 애들 얼굴 한 번씩 봐라..

다 죽어가는 놈이 태반이다.

얼굴에 기름기라고는 전자 현미경으로 봐도 없다.

좋은 음식 먹고,

운동량도 육군의 1/10도 안되고.

매일 먹고 자는 게 일일 것 같은 애들이

얼굴에 기름기 하나가 없는 것은

결국은 뱃멀미가 그 영양가를 다 뺏어 먹는다는 거다..

불쌍하지? 해구니들...

집에 오면 맛난 것 많이 해주자...

 

오히려 개밥 먹는 육상 근무자들이 얼굴에 개기름이 좌르르 한다.

헌병 병과는 얼굴에 기름 자주 닦아 주삼. 

 

 

 

전에 울산 있을 때다

 

1년에 한 번씩 육군 레이더 기지에 근무하는 땅개 아저씨들을 모시고

연안 순찰을 하는 행사가 있다.

이 땅개들은 장교 포함 약 20명 정도 된다.

 

이분들 배 타면 제일 먼저 하는 환영 행사가 빈 깡통이나 쓰레기통

선물로 드리는 거다.

우리는 친절하다 무조건 1인 1 깡통이다.

 

장교 분들한테는 대우를 해서 플라스틱 쓰레기통을 드린다.

(좋은 깡통 찬다고 거지 안 되는 것 아니다.)

 

그리고 절대 침실에 출입 금지다.

이건 장교도 마찬가지다..

 

처음 멋 모르고 구시렁대던 친구들이 한 시간도 안 돼서  쓰레기통을 붙잡고

통성 기도를 드리기 시작한다.

머리를 깊게 쳐 박으시고 자신의 죄를 회개하는 것이다.

그러게 평소에 죄 좀 작작 짓지....

 

우리의 친절한 정장님은 자비가 없다.

땅개 형님들이 탔다고 천천히 운항을 안 하신다.

어느 정도는 조심을 하겠지만 어떻게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냥 평소에 하던 대로 너울을 건너면서,파도를 넘어면서.

땅개 아저씨들께 열심히 빅 엿을 먹이신다.

 

처음에는 이분들에게 인간적으로 침실에 들어오게 했었다.

그런데 뒤처리가 너무 힘들어서

나중엔 결국 못 들어오게 했다.

 

이 땅개 아저씨들이 우리를 보는 눈은 무슨 미친개 보듯이 본다.

자기들은 지금 동서남북은 물론 선임인지 후임 인지도 구분이 안 되고

자기 장교 보고 인사도 못할 정도로 똥오줌을 못 가릴  형편인데.

 

이 물개 새끼들은 태연히 담배까지 물고 다닌다.

서 있기도 힘든데 이 시키들은 뛰어다닌다..

거기다가 달리는 상황에서 함미 갑판에 나와서 오줌까지 싼다.

 

이놈들 28노트로 달릴 때 함미에 매달려서 매미 잡은 우리 기관사 봤으면

아마 오~주님이라고 할렐루야 외쳤을지 모른다.

 

얘들 눈에 물개 새끼들은 사람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지들이 봐도 신기하거든...

그게 경험이라는 거다.

 

이 땅개 아저씨들이 내릴 때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아~물개 새끼들은 맨날 묵고 노는 줄 알았는데 진짜 고생 많다고..

간혹 존경한다고 악수까지 하는 놈도 가끔 있다..

 

뱃멀미가 좀 길었다...

 

 

 

해군에 있으면서 수영을 못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뭘 어떻게 돼..

구명조끼 입으면 되지.

 

 

훈련소에서 연습 많이 한 거..

 

 

 

고속정에는 CO2 구명조끼라고 해서 이런 것 입는다. 

 

 

 

 

지금은 훈련소에서 전투 수영을 배우기 때문에

입수 즉시 가라앉는 맥주병은 없을 거다.

 

예전에는 물 관리 비용 때문에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수영을 별도로 배우지는 않았다.

 

그냥 나 같이 시골 출신은 어려서 배운 개헤엄이고..

아예 수영 못하는 놈도 많았다.

 

 

간다 간다 나는 간다~~`

꼬르륵...

 

 

 

그럼 해군이 물에 빠지면 어떻게 해?

걱정 마시라.

육군 방위가  건지러 온다.

곡괭이 자루 하나 들고..

 

해군이 수영을 못하면 해군이 아니지.

지랄하고 있다.

야!

그럼  날지 못하는 공군은 공군이 아니냐?

 

기지 못하는 육군은 없지만

날지 못하는 공군과

수영 못하는 해군은 많다.

 

이것도 울산에서 일

여름날 바지선에 배를 계류시켜놓고 쇼핑이 끝나고

배 뒤쪽에서 수영을 하고 놀았다.

배 함미 갑판이나 바지선 위에서 다이빙하면 제맛이다.

한참 재미있데 놀고 있는데

 

바지선 위에 있던

일병 하나가 물로 풍덩 뛰어내리더니 꼬르륵하고

한번 들어갔다 나와서는 돌 맞은 닭 새끼 마냥 퍼덕거리고 있다.

인천이 고향인 이종문이라는 잘생긴 기관병이었다.

이 녀석이 미남인 데다가 하는 짓이 예쁘서 귀여움을 많이 받았다.

 

처음에는 다 장난치는 줄 알았다.

 

조금 후에 보니까 이놈이 장난이 아닌 것 같다.

배에 있는 구명대를 던지고..

몇 사람이 달려들고 해서

이놈을 구조했다.

 

나와서 물어보니 수영을 못한단다.

수영도 못하는 놈이 왜 들어왔냐고 했더니

발이 닿는 줄 알았단다.

 

수영하는 사람들이 발로만 움직이면서 서서 있으니까

자기가 보기에는 발이 닿아서 그냥 서 있는 것으로

보이더라는 거다.

 

하여튼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이다.

발이 닿는 수심에 어떻게 군함이 들어오냐?

 

짜디짠 장생포 바닷물로 배를 채운 이놈은

한참 동안 입덧하는 새색시 마냥 헛구역질을 했다.

 

그냥 그랬다고....

보고 싶네 이종문 수병..

 

뭐?  

해군이 수영 못한다고  무슨 문제 있어?

 

 

 

 

 

 

 와? 아재 뭐 잘못된 거 있는교?

 

 

 

 

고추 말리기

 

 

 

 

와? 비 온다 카더나?

 

 

 

 

 

남자의 로망

 

 

 

 

 

 

아재요! 걱정 말고 댕기 오이소...

 

 

 

 

 

어이 쓰톱! 어디서 밑장 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