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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하사 이야기

해군 하사 이야기-해군 직업 군인의 어려움

by 머구리1 2014. 7. 1.

 

 

이번이 해군 하사 이야기의 마지막으로 해군 직업군인을 택한 사람들의 애환이 될 수 있겠다.

이렇게 어렵게 나라 지키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라도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장교를 포함해서 단기하사 이상의 군인을 우린 직업 군인이라고 부른다.

선택한 동기나, 사정이야 다 다르겠지만

군인이라는 직업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예전에 하사의 월급이 지금 9급 공무원하고 비슷했다(전에는 5급 공무원이라 했지 아마)

생명 수당까지 더하면 5000원 많았다.

중사는 7급 공무원하고 같고..

그렇게 많은 월급 아니다.

 

타군도 마찬가지겠지만 직업 군인들은 가정생활을 하기가 참 어렵다.

그래서 군인 못지않게 그 가족들도 힘들고

또 서로 이해 해 주지 않으면 같이 살아가기가 어렵다.

 

그중에서도 특히 해군들의 경우는 더 어렵다.

훈련이나 근무가 어렵기 보다는,

가족하고 같이 생활 하는 시간이 많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육상 근무를 하면 조금 좋아 지기는 하겠지만 해군에서 계속 육상근무만

할 수 있는 직업 군인은 많이 없다.

 

 

실제로 함정 근무를 하는 사람들의 경우 일 년에 집에 들어갈 수 있는 날이

절반도 안 되기도 한다.

요즘은 출동 기간이 조금 짧아졌지만,

예전엔 보통 출동 기간이 석 달 정도 되었다.

 

출동 한번 뛰고 오면 계절이 바뀌는 것이다.

해군들이 술 달리 많이 먹는것 아니다.

대부분 가족들과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술을 많이 먹는다.

 

대부분의 직업 군인들이 생활근거지가 진해였다.

대부분의 해군 함정이 진해 소속 이었고,,

육상 근무자도 대부분 진해에서 근무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큰배의 경우는 출동을 뛰면 3개월 후에나 진해에 들어온다.

작은 고속정도 한번 나가면 석 달 정도는 되어야 진해에 수리를 들어왔다.

 

재수 없어서 옆에 배가 고장으로 긴급 수리라도 들어가면

출동 기간이 한두 달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그러니 가족들은 4개월에 한 달 정도 겨우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할 수 있었다.

 

주말 부부 보다도 더 못하다.

토요일이라고 출동 중인 해군이 집에 올 수 없다.

 

매일이 신혼이라고 스스로 자위를 하긴 하지만

실제로는 가정의 유지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린 유아들은 3개월 만에 집에 들어가면 엄마한테로 도망간다고 하더라.

조금 커서 유치원에 다녀도 아빠가 서먹서먹하기는 마찬가지고..

 

성인이 될 때까지 애들하고 추억을 가진다는 것은 그냥 꿈일 뿐이다.

 

다른 애들 아빠하고 캠핑 갈 때

애들은 엄마하고 외갓집 가는 것으로 대신해야 한다.

 

 

 

배를 타는 장교들 중 대부분은 소령에서 소위까지다.

물론 2급함 이상 대형 함정의 함장이나 부장은 계급이 더 높지만 그분들은 몇 명 안된다.

 

대위부터가 기혼자라고 한다면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의 한참 피가 끓을 청춘 들인 것이다.

중사 상사들도 마찬가지다.

다들 비슷한 나이다.

물론 고참 상사들이야 다르겠지만......

 

우리가 늙은이라고 생각했던 상사들이

30대 초반부터 후반까지다...

 

이 끓는 피는 남자만 끓는 게 아니라 여자도 끓는다는 것이다.

이 끓는 피들이 석 달 동안 독수공방을 해야 한다면 어떨까?

 

남자고 여자고 서로 힘들다.

예전에는 실제로 많은 가정들이 깨졌다,

 

남편이 장기간 출동을 나가면 마누라는 장기간 나이트클럽으로 출장을 갔다.

 

아~ 물론 옛날에...

그래서 요즘은 출동 기간이 짧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요즘이야 출동 기간도 며칠 안되니 은근히 더 길게 안 가나 하고 기다리는 사람도 있을껴.

 

출동 기간만큼이나 힘들게 하는 것이 잦은 발령이다.

심한 경우는 10년에 12번 이사를 했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렇다고 이 발령을 없앨 수도 없다.

형평성 때문에 육상 근무자와 함정 근무자를 교대를 시켜 줘야 하고

진해와 다른 함대에 근무하는 사람도 교대를 하여 주어하고

또 큰 배와 고속정 근무자들도 교대를 하여 주어야 한다.

 

장교들의 경우는 자신의 경력 문제도 있기 때문에 계속하여 함정을 바꿔서 탄다.

 

그 형평성 때문에 장교고 부사관이고 1년에 한 번 정도는 발령을 낸다.

그러니 정상적인 가정을 꾸리기가 더 어렵다.

 

한 곳에 있어도 긴 출동 기간으로 인해 가정생활이 어려운데

발령까지 잦다 보니 더 어렵다.

 

 

지금은 각 함대별로 아파트를 많이 지어줬을 것 같다.

아직도 없다면 진짜 문제인 거다.

 

이렇게 자주 이동하는 사람들에게 자기 집 사서 살라고 하면

그냥 이산가족으로 살라는 말 밖에 안된다.

 

적어도 애가 학교 들어가기 전까지라도 발령지마다 가족이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주둔지마다 임대 아파트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래야 해군도 직업 군인 맘 편하게 해 먹을 수 있다.

 

물론 애가 학교에 들어가면 애 때문이라도 어느 한 곳에 정착을

해야겠지만...

 

이때도 가능하면 한 함대에 계속 근무를 하면서 함대 내부에서

발령을 냈으면 좋겠다.

 

요즘은 각 함대별로 대형 함정과 고속정이 골고루 있으니

이렇게 발령을 내도 형평성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고 했다.

가정이 편해야 나라도 지키는 것이다.

 

집에서 맨날 가족 구성원들이 사니 못 사니 하고 시끄러운데

나라 지키는 아저씨들 무슨 정신으로 나라 지킬까?

 

그 사람들 잘하니 못 하니 하기 전에 나라에서 좀 챙겨 주었으면 좋겠다.

그분들의 희생으로 우리가 살아 가는데

그 희생이 가정 파탄이 되어서야 되겠는가?

거기에 들어가는 돈 억울해 안 할 테니 좀 잘 해주자..

 

특히 부사관들 불쌍하다.

계급이 깡패인 세상에서 그 사람들 조금 못 배운 죄로 또 줄 잘못 선 죄로

평생을 해도 소위보다 아래다..

 

그 서열을 무시하라는 것 아니다.

 

최소한 그분들이 흰머리 나도록 나라에 바친 청춘을 이해해 달라는 것이다.

계급적인 대우는 아니더라도, 나이나 짬밥은 조금 존중해 주자..

 

반말 비슷하게 하면서 사람 데리고 노는 것처럼은 하지 말자..

 

 

 

예전에 검문검색 끝나고 잔뜩 열 받은  장포장(중사)이 기관장(중위)에게 하는 말을 들었다.

 

개새끼야 네가 국군 장병 아저씨께 라고 위문편지 쓸 때부터

내가 중사 달고 있었다..새끼야

 

늙은 중사가 괜히 장교에게 이런 욕 했을까?

얼마나 열 받게 했으면 이랬을까?

 

계급이 중사고 대위지..인격이 중사고 대위가 아니다.

 

계급이 일병인 사람한테 인격까지 일병 취급을 하면 사고가 난다.

사람의 인격은 계급과 무관하다.

 

그리고 장교들은 별을 달고 제독님 소리 듣는 것이 목표인 사람들이다.

작은 것은 부사관들에게 양보하자..

 

일반 기업체에서도 4년제 정규 대학을 나온 관리직 사원들은 생산직

사원들에게 항상 도와주는 자세로 일한다.

생산직 사원들은 늦게 퇴근하면 돈을 받지만

관리직 사원들은 돈도 안 받고 늦게까지 일한다.

 

왜?

그들은 기업에 임원이 되는 것이 목표니까?

기업에 임원이 군대로 치면 별이다.

 

정부에서도 직업 군인들에게 조금 더 배려를 해 줬으며 좋겠다.

천날 만날 저거 세비 올리고,,저거 노령 연금 올리고, 지네들 판공비만 올리려고 하지 말고

정말로 나라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 생각 좀 해주자.

 

 

영관급 장교들 장군들 골프장 가도 좋다.

 

그렇지만 한 번씩 아래에 부하들이 어떻게 사는지도 보자.

하루 종일 하늘만 쳐다보면 모가지가 부러진다.

가끔은 아래도 보자.

 

내 아래

위관급 장교가 어떻게 사는지

부사관들은 또 어떤 애로사항이 있는지

그 가족들은 어떤 불편이 있는지 살펴주자...

결국은 그들 때문에 당신들이 있는 것이다.

 

 

우리 국민들도 군인들에 대한 인식을 좀 좋게 가졌으면 좋겠다.

우리의 안녕을 위해서 희생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무슨 벌레 보듯이 쳐다본다면 그네들의 심정이 어떨까?

 

우리나라 사람들 한 다리 건너면 군과 관계없는 사람 없다.

 

 

 

 

 

이제 우리들의 수병들도 조금 챙겨주자.

 

국가가 지정한 최저 임금도 안 되는 임금을 받고 일하면서도 무슨 죄로

제일 고달픈 인생을 살고 있는 우리의 새끼들이다.

 

길가다가 혹시 휴가 나온 수병이 보이면 한 번쯤 불러서 물어 보자.

-혹시 전화기 빌려 드릴까요?

 

그리고 술집에서 술 먹다가 옆에 군바리 술 먹고 있으면

파전이라도 하나 시켜주고..

정 형편 안되면 소주라도 한병 시켜 주자..

군바리 술 한잔 사준다고 내 살림 안 망한다.

 

간혹 술 마시고 가다가 버스 정류장에 혼자 있는 군바리 보이면

만 원짜리 한잔 빼주면서 살째기 이야기하자.

고생 많재? 택시 타고 가.

 

그러면 나중에 다 복 받을껴.

 

 

 

장난처럼 시작한 해군 하사 이야기가 길어졌다.

내 글이 조금이라고 해군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 시간도 불철주야 대한민국의 안녕을 위해서 고생하시는

대한민국의 모든 군인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