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곳에서 읽은 글이다.
가만히 있어도 고추가 탱탱하게 오그라 들어서 바늘도 안 들어갈 것 같은 추운 겨울날에
이등병 한명이 찬물에 선임 및 간부들의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마침 지나가던 소대장이 이모습을 보고,
-추운데 따뜻한 물을 가지고 와서 설거지 해라"라고 말했다.
이등병은 잔뜩 얼은 모습으로
-예 알겠습니다.
라고 대답을 했지만
고참들로 가득 찬 주방에서 설거지하게 따뜻한 물을 달라고 할 용기가 없었다.
그래서 계속 찬물로 설거지를 하고 있을 때 지나가던 선임 하사가 보고는
-야 나 세수해야 하니까 주방에 가서 따뜻한 물 좀 가져와.
라고 지시를 했다.
이등병은 지체없이 주방에 가서 고참들에게 선임하사의 지시라고 이야기하고
따뜻한 물을 가져왔고, 선임하사는 이 물을 가지고 설거지를 하라고 했다.
간부의 무심함과 부사관의 따뜻한 관심을 말하는 것 같지만 이 소대장이
무조건 잘못한것은 아니다.
장교는 장교의 일처리 방식이 있고 부사관은 부사관의 일처리 방식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군대 내에는 묵시적으로 만들어온 자신들만의 룰이 있다.
장교는 따뜻한 물을 가져다주는 것보다
따뜻한 물을 맘대로 사용할 수 있게 온수기를 설치해 준다던지 하는
전체적이 시스템을 바꾸는 일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사병 중심의 군대인 육군에서의 부사관 역할이다.
어쩌면 해군에서도 수병들이 숫자가 월등하게 많은 헌병 보직쪽이나
또 다른 육상 부대에서의 부사관 역활도 될 수 있겠다.
자상한 엄마의 역할..
그런데 부사관 중심의 운영 체제인 함정에서의 부사관 역할은 조금 다르다.
함정에서의 부사관들은 다들 전문 기술자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장교들은 그 전문가들을 움직여서 최대의 성과를 내야 하는 관리자 들이고...
실제로 함정에서는 부사관의 숫자가 많고
특히 고속정에서는 전체 인원의 약 60%가 부사관일 거다.
장교와 부사관 수병들의 역할이 분리되어 있고
부사관 중에서도 직별장과 직별 부사관의 역활이 또 다르다.
함장과 부장을 위시한 각 부서장들 및 참모진들은 장교다.
장교들은 상황에 맞는 명령을 하여야 하고 또 결과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
명령은 하면서 책임은 지지 않는 장교가 있다면
그 배는 산으로 갈 수밖에 없다.
부사관들은 자기 일에 전문가가 되어 있어야 한다.
자신이 맡은 장비에 대해서는 볼트 하나까지도 특징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수병들은 또 부사관들을 도와주는 도우미 역할을 잘하여야 하고..
장교인 포술장이 각 함포의 작동 원리라던지 하는 세세한 기능을
알 필요는 없다.
단지 포술장은 각 포의 사거리라던지 하는 최소한의 성능은 알고 있어야 한다.
포의 세세한 기능은 부사관인 병기장이 알고 있어야 한다.
병기장은 포의 세세한 기능과 작동원리 등을 알고 있으면서
평소에 전체적인 포 관리와 탄약의 관리를 잘 시켜서
항상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할 의무가 있다.
즉 관리자인 포술장은 어떤 기능들이 있는지를 알고만 있으면 되고
감독자인 병기장은 그 기능들을 사용할 수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병기사는 또 자신이 맡은 포의 아주 세부적인 특징까지 알고 있어야 한다.
책에 나오지 않는 아주 작은 특징까지도 알고 있어서
내 함포를 쏠 때 어느 정도 탄착점이 비켜 가는지 또 사격 시
어떤 특징이 있는지 등등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알고 있어야 하고
또 항상 자신의 담당 함포를 정비하여서 전투 시 즉시 사용할 수
있게 유지하여야 한다.
실제로 고참 병기장들은 침실에 누워서도 사격 소리를 듣고 함포의 이상 유무를
알 수 있고..
기관사는 침실에서 누워서 엔진 돌아가는 소리를 듣고 엔진의 이상을 잡아낼 수
있다고 했다.
병기병은 또 병기사를 도와서 평소에 점검 및 관리를 하여야 한다.
전투가 발생했을 시..
포술장은 적당한 함포를 함장에게 보고하여 함장이 어느 포를 사용할지를
결정할 수 있게 정보를 주어야 하고..
병기장은 또 현재 각 함포의 상태를 포술장에게 보고 하여야 하며
명령을 받은 병기사들은 자기 함포의 특징을 잘 살려서 명중시킬 수 있어야 한다.
병기병들은 뭐하지?
뭐하긴 포탄 배급 가야지..
병기병인 아들내미도 이것 한다고 팔에 상처 투성이더라.
76mm 배달시키신 분?
다른 부서에서도 대부분 마찬가지다.
육군과 달리 주 업무를 시행하는 집단이 부사관이다 보니 대부분의 중요 업무는
부사관들이 실행한다.
짬밥이 높아도 못 건드리는 것이 자신의 주요 업무다.
30년 된 전탐장이라도 1년짜리 초짜 조타사의 업무는 터치하지 못한다.
해군에서는 각 직별장 들은 아버지라는 개념이 강하다.
특히 부사관끼리는 더 강하다.
통신장은 통신사들의 아버지다.
애비가 애비 열활을 잘해야 하는데...
그래서 어떻게 보면 육군에 비해 부서 이기주의도 강하다.
어떤 작업을 위한 작업원 차출 시도 가능하면 자기의 부서에서
사람들 덜 보내려고 한다.
내 새끼 챙기기다..
이게 심할 경우 부서 간 알력 다툼으로 변질되기도 한다.
이럴 때 기관부는 많이 유리하다.
기관부는 기관사라는 총 대빵이 있고
그 밑에 각 직별장이 따로 있다.
즉, 같은 부사관인 기관사 밑에 전기장,,내연장...보수장..내기장 등등 의
직별장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관사는 저 기관부 직별장들 중에 최고참 부사관이 맡기 때문에
통신이나 전탐같은 직별장보다 훨씬 짬밥이 높다.
대빵이 높으면 쫄들도 따라서 높아진다.
같은 개지만 정승집 개가
머슴 집 개보다 대우 더 받는다.
장교들도 마찬가지로,,
기관장은 보통 함장 다음의 짬밥으로 부장과 같은 동기가 많다.
일반 상선에서는 선장과 기관장이 거의 같은 동기들이다.
그렇지만,.
기관장은 선장이나 함장을 못한다.
그냥 기관장으로서 함정 생활은 끝이다.
함정에서 장교가 계급이 아무리 높아도
부사관의 도움 없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또 부사관끼리 함정이 운영될 수도 없다.
장교 부사관 수병들이 서로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을 할 일을 다하고
또 상대에 대한 존중이 있을 때 그 배는 우수 함정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군대에서 부사관도 아닌 장교도 아닌 최고의 계급이 있다.
준사관
바로 이거다.
장교 집합!
에도 열외
부사관 집합!
에도 열외..
군대 최고의 계급이 위 노란 밥풀
준위다.
장교와 부사관의 역할 은 이것 아닐까?
기관사는 정기적인 면담을 통해서 내연병 칠득이 수병의 집에 땡칠이가 다음 주에
출산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하고
또 이를 기관장에게 보고를 하여야 하며.
기관장은 땡칠이의 순산을 돕기 위해서 함장에게 칠득이 수병의 휴가를
건의해서 받아 주는 것...
그러면 혹시 아나..
칠득이가 옆집에 땡칠이 신랑 종칠이 잡아다가 된장 풀어서
기관장과 기관사 부를지.....
그때 꼭 나도 불러라 이~~
장교던 부사관이던 군대서 돈 벌어먹기 다 힘든 거는 같다.
그러니
우야던둥
서로 도우면서 잘 묵고 잘 살자.
장교의 책무
장교는 군대의 기간이다.
그러므로 장교는 그 책임의 중대함을 자각하여 직무수행에 필요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고 건전한 인격도야와 심신수련에 힘쓸 것이며
법규와 규정을 준수하고 항상 솔선수범하여 부하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아
어떠한 역경에 처하여서도 올바른 판단과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위와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
부사관의 책무
부사관은 부대의 전통을 유지하고 명예를 지키는 간부이다.
그러므로 맡은 바 직무에 정통하고,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며,
병의 법규 준수와 명령 이행을 감독하고 교육훈련과 내무생활을 지도하여야 한다.
또한 병의 신상을 파악하여 선도하고, 안전사고를 예방하며,
각종 장비와 보급품 관리에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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