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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남이 보는 눈

by 머구리1 2015. 5. 18.

세상에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 이가 몇이나 될까?

크던 작던 사람이니 남의 이목이란것을 모른척하고 살긴 어렵겠다.

 

그렇지만 달리 보면 나를 자세히 보는 사람은 별로 없더라.
내가 정말 특이한 사람이지 않으면 대부분의 주변 사람들은

나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런데도 매번 남의 눈이 조심스럽고, 지난 시간이 걱정스럽다.

회사에 이경선이라는 동료가 있다.

문명의 발달로 스마트 폰이라는것을 알고, 또 카톡이란 것을 알고나서

같은 남자로서 그 동료에게 야동이란것을 몇번 보낸적이 있다.

그냥 남자들 사이에서 흔히 있는 일들이다.

나이 먹어서 뭐하는 짓이냐고 나무랄 사람도 없다.

 

그런데 고향 친구인 점달이에게서 어느날 황당한 전화를 받았다.

"너 경선이 한테 왜 그랬냐"고

뭐를 왜 그래?

"너 경선이 한테 이상한 동영상 보냈다던데.."

응 경선이가 누군데?

노쫑골 과수원 아래에 사는 이경선이 몰라..

아~~

그때사 기억난 이름

초등학교 동기인 이경선이라는 친구가 있었다.

초등학교 졸업후 한번도 본적이 없으니 한 40년이 다 되었다.

 

 

그리고 머리를 스치는 아뿔싸!

내가 보낸 야동이 이 친구에게 갔구나..

어? 그런데 난 이 친구 전화 번호도 모르는데..

그때사 회사 통신망과 인터넷,휴대폰을 뒤적 거리기 시작한다.

아~~회사 동료 전화 번호가 아니다.

 

난 미친 놈이 되어 있었다.

 

사연은 이랬다.

카톡은 내가 전화 번호를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상대편이 내 전화 번호를 저장하고 있으면

내게 그 상대방이 뜬다.

초등학교 동창회에 참석을 하는 이 친구는 동창회 병부에서 내 전화번호를 찾아서

저장을 했고,

난 내게 없는 전화번호지만 내 카톡에 친구 신청한 것을 회사 동료인줄 알고

승인을 한 것이다.

회사 동료인줄 알고 보낸 야동은 40년 만에 연락처를 받은 이 친구에게 전해지고 있었다.

 

이 친구는 이 사실을 알고 초등학교 동창회에서 나에 대해서 까 발린거다.

내 의도와 전혀 상관없이 전송이 되어진 카톡은

아주 응큼한 녀석이라는 포장과 함께 이 친구에게 전해졌고

화가 난 이 친구는 다른 초등학교 동창들에게 소문을 퍼트렸다.

내가 엉큼한 놈이라고,,,

초등학교 동창회를 나가지 않은 나는 변명할 새도 없이

내가 모르는 사이에 이상한 놈으로 소문이 좌악 퍼져버렸고...

 

사실 이 이야기를 그냥 들은 친구들 입장에서야 오해를 할 만도 했다.

이 친구가 이혼한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하던데,

같은 동네에서 살았으면서, 이 친구를 모를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햇을 것이고

또 이혼을 한 사실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 했을 터이다.

 

내가 사과 전화를 하려고 해도 난 이 친구의 전화 번호도 모른다.

그냥 카톡에 사과 문자를 보내는 것 밖에 할게 없었다.

카톡에 보낸 사과 문자에도 이 친구는 대답이 없었다.

물론 아직까지도...

 

그 뒤에 점달이 딸래미 결혼식에서 이 친구를 봤지만 되게 어색해 하는것 같았다.

같이 왔던 다른 친구들도 나를 보는 눈이 이상해 보였고.

물론 내 주관적인 느낌이었지만...

 

이 사실이 아주 신경이 쓰였다.

초등학교 친구를 만나면 괜히 설명을 해야하고..

 

이제 시간이 지나서 설명을 할 필요도 없어졌지만

그래도 자꾸 신경이 쓰인다.

 

그 친구들이 나를 어떻게 보던,

내가 그 친구들을 만날일도 별로 없는데

난 그들의 눈을 의식하고 있다.

 

의식하지 않아도 될 눈 때문에 엄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산다.

 

이제 잊고 살자....

 

근데 이 친구는 그당시 바로 내게 이런것 보내지 말라고 했으면 될텐데

왜 아무소리 없이 모든 것을 다 받아 놓고

다른곳에가서 소문을 이상하게 냈을까?

 

차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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