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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어머님 기일에..

by 머구리1 2016. 8. 12.

어제가 어머님 기일이었다.

부모님 돌아가신지 10년이 넘었고, 김여사 건강이 시원찮아서 금년부터

부모님 제사를 합쳐서 어머님기일에 같이 모시기로 한 첫 해이다.


그동안 보면 눈물이 날것 같아서

제사상에 한번도 올리지 못한 부모님의 사진도

이번에는 올릴 생각이었다.

금년에는 지방을 쓰지 않고 영정 사진을 올리고 싶었다.


하지만

김여사 건강문제로 결국 허전한 제사가 되고 말았다.

지난주 시골에 갔을때 동생들이 의견을 모았는지

금년 제사에는 아무도 안 갈테니 그냥 우리 식구들끼리 조용히 지내란다.

제물도 하지말고, 제기도 사용하지말고 그냥 밥 한그릇, 술한잔 올려놓고

나 혼자서 지내란다.


김여사가 괜찮다고 만류를 했지만

동생들은 몸 아플때는 한번쯤 쉬어도 괜찮다고

그냥 그렇게 하란다.

그리곤 정말 아무도 오지 않았다.


그렇게 어제 저녁에 간단하게 제사를 모셨다.

큰 젯상에 가득차게하던 제수들도 작은 상에 올리고

제기도 제법 많이 남았다.

민석이 다슬이와 셋이서 쓸쓸한 제사를 모셨다.


결국 맘이 허전했던 것일까?

아니면 부모님께 죄송했을까?

스스로의 서러움인지

제사를 모시는 동안 술한잔도 안 올리고 부엌에 있던 김여사는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실없는 농으로 어슬픈 위로를 하던 난

속으로 눈물이 났다.


부모님 처음으로 같이 모신 제사상이

초라해서 죄송하고..

동생들 없는 거실이 허전하고...

김여사의 건강이 속상하고..

이렇게 만든 현실이 서글펐다.


내년에는

김여사 건강찾아서

다른 가족들도 모두 참석하는 제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부모님이 보고 계신다면

며느리 건강 찾아 주시겠지.

특히 큰며느리를 유난히 좋아하셨던

아버지께서 챙겨 주실것이라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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