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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16년 가을겆이

by 머구리1 2016. 11. 9.

올해도 바뀌는 것 하나 없이 정해진 계절은 슬며시 다가온다.

남들보다 많이 늦은 가을날에 추수를 하였다.

 

10월의 마지막 토요일에 벼를 말리기 위해서 함양으로 간다.

내 고향 월평은 워낙 깡촌이라 사람들의 발길이 뜸 했었는데

오도재 길이 뚫리고 나서부터 부쩍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졌다.

 

그래도 조금으 사람들의 통행이 덜 한 월평저수지 근처 도로에서

벼를 말려본다.

 

 

 

 

                          여전히 많다.

 

 

금년에는 또 추수 시기를 너무 잘 잡았다.

남의 손을 빌려서 해야하니 내가 하고싶은 날짜에 할수가 없고

그냥 기계가진 사람의 일정에 맞춰서 해야한다.

목요일에 추수를 하여서 길가에 말렸는데

금요일에 비가 왔다...

어쩔수 없이 걷지도 못하고, 그냥 비를 맞혔단다.

토요일과 일요일에 겨울 말렸는데 또 월요일에 비가왔다.

결국은 화,수,목을 더 말린후 금요일에 창고에 넣었단다.

 

내가 도와주지 못하니 제수씨가 고생을 많이 한듯하다.

 

벼를 말리는 동안 옆에 있으면서도 별로 가 보지 못한 사구실 안쪽에를 들어가 봤다.

행정구역상으로는 휴천면 월평리로 같은 마을로 되어 있는데

본마을인 월평에서 제법 떨어져 있다.

마침 동생친구인 순철이 아버님과 어머님이 계셔서 그 집에서 커피를 마실수 있었다.

내 부모님과도 잘 아시니, 또한 반갑고 잘 해 주신다.

농사철에는 이곳에와서 농사를 짓고

겨울철에는 부산에 가서 지내신단다.

 

순철이 이 친구는 개천에서 용난 케이스다.

국민학교때 그림을 잘 그렸는데 보는 눈이 있던 정현숙 선생님 눈에 띄어서

미술을 하게 되었고,

홍대를 졸업한후 유명한 미술가가 되어서 지금은 교수를 한다.

한때 동아일보 일일 연재소설에 삽화를 그려넣기도 했던

이 친구는 작은 그림 한장에 몇백만원씩 한다더라.

내 부모님 상에 멀리서 두번이나 찾아준 고마운 친구다.

이 마을은 교육열이 높아서

제법 잘된 친구들이 많다.

반면 교육열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렵던 내 고향 마을은.....

 

 

일주일 후인 11월 첫주에 또 고향을 갔다.

이번에 사과를 따기 위해서다.

 

 

 

잘 익은 사과가 아름답다.

값도 그만큼 아름다우면 좋을텐데...

올해가 두번째 수확이다.

두번째다보니 수확량이 많지는 않다.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니 5년까지 매년 수확량이 두배이상 늘 것이라한다.

아랫쪽 밭까지 다 수확을 하기 시작하면

꽤 양이 많아지지 싶다.

 

이래저래 주변을 부탁을해서 주문을 받아보니

약 40박스는 될듯하다.

얼마 안 되는 양이지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과도 재배하는 곳이 많아지니 점점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몇그루 남겨놓은 대봉감도 황홀하게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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