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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당숙부님 돌아가시던 날

by 머구리1 2017. 3. 22.

성질 급한 이들이

봄이 온다고 봄노래를 당겨서 부르던

지난 317

병원에서 고생하시던 당숙께서 떠나셨다.

가시는 날까지 배려를 하신 것인지 금요일에 가셔서

연차하나 안 내고 장례를 치뤘다.

 

3일간 빈소에 있으면서 집안사람들도 오고

또 동생들도 많이 와서

조문을 했지만

그 허전함은 안 없어지더라.

 

그렇게 이틀을 영안실에서 있다가

평생 못 타봤을 리무진을 타고

진주 안락공원 화장터로 갔다.

편안함을 못 느낄 육신에

스스로의 위안을 위하며….

 

화장터 울타리 밖

야산 기슭에 목련이

슬프게 울더라.

 

가슴에 묻었을 아들이

삶에 못 이겨 스스로 간지 1년에 열흘이 모자란 날

아들을 태웠던 화장터 불가마에

스스로를 태우고 그렇게 가셨다.

작년에 철현이 때도 저 목련은 슬펐는데

오늘 본 그 목련은

같은 목련이련만

백배는 더 슬펐다.

 

작은 유골함에도 가득 차지 못 할 정도로 줄어든 한줌 육신은

먼 길 돌아서 당신 인생의 대부분을 보냈던 월평에

당신 아버님 산소 바로 아래에

봉분하나 없이

평장이라는 이름으로 누웠다.

40년전 먼저간 당숙모를 깨워서 옆에 누인채

빈자리 하나는 작은 당숙모의 자리려니…..

 

종교라는 핑계로

가시는 아버지 앞에서

무릎조차 꿇지 못하는 딸들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그들의

그들의 배타적인 행동에 박수를 보낼까?

빌어먹을

같은 을 믿는 천주교인들은 또 나중에

어떤 단죄를 받으려나?

돌아가신 부모 앞에 무릎 꿇었다고 벌을 주는 이라면

은 차라리 없는 게 낫다.

아니 없어야 한다.

 

살아생전 그렇게 친했던 마을 분들도

죽어서 돌아온 사람에겐

마을 풍습이라는 핑계로

마을을 못 들어오게 하고

결국은 돌고돌아서

묻힐곳을 찾았다.

 

그렇게

당신께서는

한줌 흙으로 돌아갔다.

 

이제 아픔 없는 그곳에서 평안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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