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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우리네들의 취미생활

by 머구리1 2019. 11. 13.

우리나라 사람들은 취미 활동도 전투적으로 하는 것 같다.

뭐든지 다른 사람보다 잘해야 한다는 경쟁이 취미 생활을 피곤하게 하지는 않는지..

 

 

 

 

제일 많은 사람들의 취미가 등산인 것 같은데

엘리트 산악인들이 아닌데도 그들처럼 등산을 하는 이들이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취미 생활로 등산을 하는 이유가 좋은 공기 마시고, 좋은 경치 구경하고

또 땀도 흘리면서 정신과 육체의 휴식을 통해 건강을 찾은 것일 텐데도

산에 간 많은 사람들은 경쟁적으로 빨리 가려고 만 한다.

어느 산에 가서 어떤 경치가 있었는지, 뭐가 좋았는지 보다는

지리산 어느 코스를 몇 시간 만에 주파했다는 이야기가 더 많다.

그러다 보니 좋은 경치는 딴 사람 것이 되고, 

고개를 푹 숙인 채 앞사람 꽁무니만 죽어라 따라간다.

앞에 사람이 조금이라도 늦을라 치면 밀듯이 또 지나쳐 간다.

도심 근처 작은 산을 가는 아줌씨들의 복장은 대부분 히말라야를 가도 될 만큼의 고가 아웃도어 명품들로

둘러 쌓여있다.

 

 

 

 

 

요즘 들어 많이 늘어난 취미가 자전거인 것 같다.

몇 십만 원에서 비싼 것은 승용차 한 대보다 비싼 몇 천만 원의 자전거들을 타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전문 프로 선수들이 아닌 취미로 하는 일반인 들이다.

페이스북이나 카카오 스트리, 밴드에 올라오는 자전거 타는 사람들의 글 중에

어디 코스 경치가 멋있더라, 또는 어느 코스가 재미있더라는 글은 별로 없다.

대부분 어디서 어디까지 갔다.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얼마나 멀리 갔는지 얼마나 빨리 갔는지가 대부분이다.

분명히 멀리 가고 빨리 간 것 외에도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많을 텐데

대부분이 멀리 가고 빨리 간 이야기만 있다.

 

 

 

 

 

캠핑의 경우는 또 어떤가?

캠핑의 목적이 조용한 곳에서 일시적인 삶으로 힐링과 리프레쉬의 개념일 텐데

대부분의 SNS에 올라오는 캠핑 글에는

자녀들과 또는 부부간에 어떤 이야기가 있었고

어떤 추억을 만들었는지 보다는

뭐를 먹었는지가 더 많은 것 같다.

어느 순간에 캠핑장은 고가 장비의 자랑하는 곳이 된듯하다.

몇 백만 원씩 하는 텐트의 상표가 보이게 사진을 찍어서 올리고

비싼 텐트 앞에는 또 돈 꽤나 줬음직한 부속 장비들이 돈 자랑을 하고 있다.

화로, 난로, 바비큐 장비, 침대....

이런 것들을 챙기고, 설치하고 철거하는데만 몇 시간씩은 또 걸릴 것 같다.

과한 이들은 문명을 피해서 온 캠핑장에서 빔 프로젝트를 설치해서 

영화 감상이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자랑을 하고 있다.

집에서 애들 컴퓨터 못하게 하고, TV 못 보게 단속을 하면서도

정작 자연을 즐길 캠핑장에서는 빔 프로젝트나 차량 내 TV로 만화 영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 모두가 우리의 문화 탓이리라.

어려서부터 경쟁 속에서 살았고

누구에게서도 지고 살라는 교육은 받은 적이 없고 항상 이겨야 하고

남들보다 잘해야 한다는 문화...

남들보다 빨라야 하고

더 강해야 한다.

그래서 그게 하나의 자랑거리가 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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