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이후 몸과 맘의 변화가 제법 있었다.
몸의 변화로써는 가장 큰 게
항호르몬제의 부작용으로 보이는 식욕감퇴와 불면증이다.
예전부터 잘 자고, 잘 먹는 편은 아니지만 그 정도가 많이 심해졌다.
하루 두 끼 겨우 먹는 식사도 두어 숟갈 억지로 먹는듯하고
그렇다고 특별히 입맛이 당기는 음식도 없어서 주전버리도 별로 없다.
이로 인해 체중도 많이 줄었다.
불면증도 여전하다.
결혼 30년간 각방을 쓴 적이 없는데 불면증으로 인해 따로 잔 지가 일 년은 된 것 같다.
부부싸움을 해도 잠은 같이 자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항시 붙어 잤는데
어느 순간 서로의 수면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한 김여사가 거실에서 자기 시작하더니
이제 아예 버릇이 되어버렸다.
또 여러 가지 잔병치레가 늘어난 것도 몸의 변화인듯하다.
맘의 변화는
여행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여행을 싫어한다기보다는 집 밖으로 나가기를 싫어한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예전에는 먼저 여행을 가자고는 안 해도 내가 가자고 하면 따라나서서 같이 즐겼는데
아프고 나서는 여행 자체를 별로 안 좋아하게 됐다.
밖에 나가서 자는 자체를 별로 안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여행을 거의 가지 못하고 있다.
재작년쯤 결혼 30주년 기념으로 유럽여행을 한번 알아봤는데 싫다고 해서 포기했다.
말은 담에 몸이 편해지면 가자고 하는데
움직이기가, 집을 나서기가 싫은 것 같다.
덕분에 대부분 주말이나 연휴도 집에서 보내게 된다.
내 욕심으로 싫다는 사람 억지로 여행지로 끌고 가는 것도 아닌듯해서
나 또한 쉬는 시간을 무료하지만 집에서 보내고 있다.
후딱
이 시기가 지나서 같이 여행을 다니면서 노년을 즐겼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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