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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원회춘 한의원

by 머구리1 2020. 7. 13.

웬만하면 한의원을 찾지 않는 김여사가 요즘 들어서 기력이 많이 빠진 것 같아

부산에 있는 원회춘한의원을 찾았다.

김여사는 한약이나 약초 달인 물을 먹으면 고혈압이 따라와서  그동안 한약을 잘 먹지 않았다.

 

토요일 아침일찍 집을 나서서 부산으로 향했다.

8시쯤 출발을 했더니 차가 밀리지 않아서 일찍 도착할 수가 있었다.

부산은 주차하기가 불편한데 뒤쪽에 유료주차장이 있었고

나중에 보니 한의원 앞에도 주차가 가능했다.

 

부산 영도소방서 옆에 있는 원회춘한의원이다.

그전부터 한 번은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이곳과의 인연은 동생으로 인해서다.

 

35년쯤 전에 동생이 신장염으로 몹시 몸이 안 좋았다.

(오래된 기억이어서 신부전증이었는지, 신장염이었는지 확실하지 않다.)

신장 쪽이 안 좋은 사람들 특징이 몸이 붓는 것인데

동생의 경우도 몸이 너무 부어서

택시에 안 들어가 정도였다.

택시를 태우려면 사람을 구겨서 넣는다고 표현할 정도로 많이 부어 있었고

4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동생의 허벅지에는 그때의 흉터들이 있다.

여자들의 임신선 같이

다리가 부어서 터진 피부의 흉터들이 그대로 있다.

 

그 당시 진주에서 꽤 큰 병원이었던 반도병원에서 5일 간인가 입원을 했는데

병원에서는 더 이상 치료가 어려우니 집에 데려가서 먹고 싶은 것 실컷 먹이라고 했다.

결국 치료가 불가능하니 고생 그만 시키고 포기하라는 것이다.

병원에서야 포기를 했지만 부모로서는 포기를 못했던 어머님이 동생을 데리고 부산대병원으로

가 보기로 했고, 부산대병원 입구에서 어떤 아주머니를 만났단다.

이 병 환자들의 특징이 몸이 붓는 것이다

보니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첫눈에 봐도 안다.

지금은 생명의 은인이 된 이 아주머니께서

"어차피 병원에서 안 된다고 해서 이곳에 온 것 같은데 여기서도 안 된다고 할 것이다.

 속는 셈 치고 내 말대로 해 봐라"

하면서 소개한 곳이 이 한의원이다.

자식의 목숨이 달리다 보니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던 어머님께서는 동생을 데리고

물어물어 이 한의원을 찾게 되었고, 그렇게 동생은  삶의 길로 들어설 수 있었다.

처음에 이 한의사가 2년간 치료를 하면 될 것 같다고 했는데,

1년을 약을 먹으니 병이 나은 것 같이

부기가 빠지고 몸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몸이 다 나았다고 착각한 동생은 그 길로 집을 나가서 도시생활을 시작했는데

정확히 한 달 뒤 다시 몸이 퉁퉁 부어서는 돌아왔고,

결국 2년을 다 채우게 약을 먹고 치료가 되었다.

35년이 지난 지금은 아무런 이상 없이 잘 지내고 있다.

동생 이야기를 들은 동네 형님의 아들과

외가 동네 어떤 어린 환자도 이 한의원에서 약을 먹고 나았다.

 

물론 동생도 3~4년간 살기 위해 엄청 노력을 했다.

3~4년간 밥상에 소금기 있는 음식이 올라갈 수 없었고

동생의 반찬은 양배추와 깨소금 무친 것, 그리고 소금기 없는 고등어 구이가 전부였다.

그렇지만 현대의학으로 치료를 할 때도 저 반찬이었지만 치료가 안 됐고

같은 음식을 먹어면서도 한약으로만 치료가 됐다.

 

이 한의원 약을 먹을 때도 처음 한 달은 고민이 많았다.

요즘에야 한의원에서 약을 다려서 주지만 예전에는 약을 지어와서는

집에서 다려먹어야 먹어야 했고

함양에서 부산까지 먼길이다 보니,

어머님이 부산 큰집에서 약을 다려 먹였는데

처음 보름간은 온몸에서 물이 줄줄 흐르면서 몸이 쳐지더란다.

어머님이 불안해서 안 먹이려고 하니 당사자인 동생이 몸으로 느껴졌는지

먹으면 될 것 같다고 해서 계속해서 먹었단다.

지금도 동생은 탄산음료를 잘 먹지 않는데

그 당시 직접 먹어보니 환타가 제일 안 좋더라고 한다.

 

 

이 이야기를 주변에 신장이 안 좋은 사람들한테 이야기하면 믿지를 않는다.

어떤 인터넷 카페에 이 이야기를 올렸다가 사기꾼 취급도 받았다.

하긴 병원의 의사들은 신장이 안 좋은 사람들에게

한약은 독약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대부분 믿지 못한다.

그렇지만 내 동생과 주변에 몇몇은 이 한의원에서 치료를 했고,

완치가 되어서 4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아무런 이상 없이 잘 살고 있다.

세상은 가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현대의학이 모든 병의 답은 아니다.

지금도 동생은 몸이 조금 안 좋으면 이곳에서 한약을 먹는다.

 

처음 본 한의사 분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젊었다.

인상이 참 좋은 60대 후반이나 70 초반인 듯해 보였다.

한의원 이름인 원회춘 이 한의사 선생님의 이름인가 했더니 아니고

이곳에 한의원을 열 때 처음 이름이 회춘한의원었고

그 당시 부산에 같은 이름의 한의원이

2개가 더 있어서 헛갈리니,

부산시에서 이름을 바꾸라고 해서 바꾼 게 원회춘한의원이란다. 

한의사 선생님의 본명은 방광수 선생님이었고,

외모와 다르게 올해 연세가 80이란다.

1965년도에 한의사 면허를 따서 벌써 55년이나 되었단다.

지금도 이곳은 신장과 불임치료에는 탁월하다고 한다.

 

그리고 특이하게 이 집은 한의원이지만

침이나 뜸등 일반적인 한의원 치료는 하지 않는다.

오직 한약만으로 치료를 한다.

대부분의 한의원에서 일상적으로 하는

침이나, 뜸, 물리치료를 하지 않고 오직 한약 하나만으로

운영을 하다 보니 50년이 넘었지만 그렇게 큰돈은 벌지 못했는지

처음 시작했던 그대로의 3층짜리 건물에서

2,3층은 살림집으로 사용하는 것 같고

진료실은 1층 하나만 사용한다.

간혹 허리가 아픈 사람들은 만져주기도 한다는데

특별한 기구 같은 것은 보이지 않았다.

하긴 침이나 물리치료라는 것이 일시적으로 통증을 완화시켜 주는 것이지

근본적인 치료는 아니니 그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원래는 김여사 약을 지으면서 동생약만 한재 추가로 지어주기로 했다가

김여사 진료하는 것을 보고 맘에 들어서 내 것도 같이 한재 짓기로 했다.

불면증이라고 이야기하는 김여사에게 보통의 한의사들이  

"이약 먹으면 잘 잘겁니다."라고 이야기하는데

이 한의사 선생님은 

"이약 먹는다고 잘 잘 자는 것 아니다, 그냥 조금 도와준다고 생각하란다"

한 번에 될 것도 아니고 몇 번은 더 먹어야 된단다.

그게 더 믿음이 갔다.

약은 한재에 30만 원이었다.

한재가 보통 보름 정도 먹는 양인데 이곳은 한 달 정도 먹을 수 있단다.

동생 것까지 해서 3재를 90만 원에 기분 좋게 지어서 왔다.

 

약이 도착해서 보니 하루 3포를 한 달 동안 먹을 수 있는 양이고 한포의 양도

다른 한의원보다 많으니 그렇게 비싸지는 않은 듯하다.

 

김여사에게도 동생만큼이나 효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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