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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경상도 사투리

by 머구리1 2020. 8. 12.

경상도 출신인 내겐 참 해결이 안 되는 문제가 있다.

제일 어려운 일이 'ㅡ'와 ''의 구분이다.

'어'와'으', '더'와'드', '그'와'거', 쓰'와'써'....

천천히 신경 써서 하면 될 수도 있겠지만 굉장히 어렵다.

더 큰 문제는 발음만 안 되는 것이 아니라 맞춤법도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어'와 '으' 또는 '쓰'와'써'의 정확한 사용법을 모르겠다.

대략 넘겨짚어서 글을 쓰기도 하고, 또는 인터넷 맞춤법에 도움을 받기도 해서

글을 쓰지만(이것도 쓰지만이 맞는지 써지만이 맞는지 잘 모르겠다.) 

매번 미심쩍다.

전에는 국어교육학과 출신인 큰딸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이게 경상도 출신이 아니면 그냥 소리 나는 대로 적으면 되기 때문에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 발음 자체가 안 되는 내겐 참 어려운 숙제다.

사실 TV나 인터넷의 영향으로 표준말이 생활화 되어있는 요즘 젊은 사람들은 경상도 출신들도

이 맞춤법에 대해서 문제가 없다.

내 딸과 아들들도 이 걸 헛갈리는 나를 이해할 수 없어 했다.

'ㅓ'와 'ㅡ'의 맞춤법을 정확하게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생각난 김에 타지역 사람들이 경상도 사투리라고 흉내내는 말중에 안 맞는 것이 있어 적어본다.

제일 많이 흉내 내는게 'ㅕ' 발음이다.

'타지역 사람들이 흉내를 낼때 'ㅕ'발음을 'ㅐ'로 내는데 실제로 경상도 사람들은 'ㅔ'로 발음한다.

또 위에 그림처럼 모든 자음을 'ㅔ'로 발음 하지도 않는다.

'경제'를 '갱제'가 아닌 '겡제'로 발음을 하지만 

'연못'은 그냥 '연못으로 발음 한다.

서울 사람들이 흉내 내듯 '소주 한뱅 주이소'가 아니라, 소주 한벵 주이소'라고 한다.

 

이밖에도 어려운 발음을 안 하려는 습성이 있기도 하다.

고향 마을에 '승원'이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우리가 부를때는 '싱언'으로 부른다.

'승기'는 '싱기', '승규'는 '싱구'가 되고, '효규'는 '호구'라고 한다.

'조기'라는 생선은 '조구'라고 부른다.

반대로 '고기'라는 쉬운 발음을 '괴기'라고 어렵게 부르기도 한다.

 

요즘은 나도 억양나 발음이야 못 따라가겠지만 그래도 가능하면 표준말로 쓰려고 한다.

물론 친구들 만나면 무심결에 사투리가 나오기도 하지만 식당이나 술집가서

"소주 한벵 더 주이소" 안 하고 "소주 한벵 더 주세요"라고 한다.

 

우야던둥 'ㅓ'와'ㅡ'를 맞춤법에 맞게 쓸수 있는 방법이나 알았으면 좋겠다.

 

*유일하게 진주에서만 다르게 쓰이는 말

 "에나" 라는 말이 서부경남 쪽에서는 "오히려'라는 뜻으로 쓰이는데

진주에서는 특이하게 '진짜' '정말'이라는 말로 쓰인다.

예)

함양 : 소고기 보다는 돼지고기가 에나 낫다.

진주 : 너 어제 철수 만났다던데 에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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