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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고향집

by 머구리1 2020. 8. 23.

 

20여 년 전 다시 지어진 고향집이 마당 보수로 인해서 훤해졌다.

 

60년 전쯤 부모님은 이곳으로 살림을 나셨고, 그때쯤 또 이 집에서 내가 태어났다.

지금 지은 집은 98년도쯤에 아랫집을 사서 헐고 다시 지은 집이다.

부모님은 이곳에서 채 10년을 살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그래도 스레트집이 아닌 마을에서 제일 좋고, 양옥으로 개량된 좋은집에서 몇 년이라도 

살다 가셨으니 다행이라 자위해본다.

 

집을 지을때 아랫집에서 하도 꼬장을 부려서 마당이 급하게 되는 바람에

평평하지가 않고 비스듬히 돼 있어서 사용이 불편했는데

이번에 동생이 담을 다시 쌓아서 마당을 사용하기 좋게 해 놨다.

사진상으로는 잘 안 보이지만 차가 주차되어 있는 뒤쪽 마당이 아주 넓다.

 

이 집이 있는 덕분에 매년 배 씨들의 벌초도 1박 2일로 아주 즐겁게 할 수가 있다.

올해부터는 불안하지 않게 편안하게 앉아서 삼겹살 파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금요일 오후부터 마당도 물청소를 한번 하고

앞쪽 유리창과 방충망도 청소를 했더니 앞이 훤해졌다.

넓은 마당 본김에 장롱 속 이불도 모두 꺼내서 따가운 햇볕에 뽀송뽀송하게 말렸다.

 

한 3년 후쯤에는 내가 다시 돌아가 가능성이 제일 높은 집이기도 하다.

정년퇴직 후에는 귀촌을 생각 중이고 귀촌지는 고향이 될 가능성이 제일 높기 때문이다.

오도재 올라가는 길에 있는 논에다가 집을 지을 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확실치 않다.

여러 가지 장단점이 있지 싶다.

 

난 이집이이 집이 좋지만 김여사는 또 이 집이 싫단다.

 

오도재 가는길에 집을 지으면 새집이라 좋긴 하겠지만 길가여서

오토바이 소리와 자동차 소리 때문에 꽤 많은 스트레스를 받지 싶다.

 

지금 있는 거북바위쉼터 바로 뒤가 내 땅이어서 집을 짓는다면

이곳에 지어야 하는데, 한 번씩 가보면 교통량이 너무 많다.

휴일이면 떼거리로 몰려다니는 오토바이 동호회의 요란한 굉음으로 고막이 아프다.

요즘 코로나로 덜 하지만 봄가을에 관광버스도 엄청 많다.

마을 사람들 눈치 안 봐도 되는 장점은 있지만....

 

하긴 고향마을도 이제 사람이 별로 없다.

이미 이장이고, 새마을 지도자고, 부녀회장이고, 노인회장이고 모두 타지에서

들어온 사람들이고 그 꼰대질 하던 이 씨들도 김 씨들도 몇 안 남았다.

 

세월은 덧없이 그렇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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