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부모님 제사였다.
11년간 따로 모시다가 김여사 몸이 안 좋아지면서
두 분을 합쳐서 어머님 기일에 모신 지 한 삼 년 된 것 같다.
부모님 사진을 보면 눈물이 날것 같아서
매번 지방으로 대신하다가 작년부터
장롱 속에 모셔 두었던 사진을 꺼내 제사를 모신다.
어머님 돌아가신 지 16년 아버님 돌아가신 지 15년
세월이 흘렀다고 조금은 담담해 진듯 하다.
한 5년간은 제사 모실 때마다 눈물이 나려고 해서
다른 사람 보기에 많이 민망했다.
그 부모님 제사도
코로나로 인해 올해는 동생 가족들도 아무도 못 오게 했다.
서울 다녀온 지 일주일밖에 안된 김여사가 불안해해서다.
우리끼리 간단하게 해서 지낼 테니 동생들은 오지 말라고 했다.
매변 떠들썩하게 지내다가 우리 식구들끼리 지내려니 많이 허전하다.
'세상이 그런 것을 어쩌겠냐' 고 애써 자위해 본다.
금년은 벌초도 개인별도 해야 할 것 같다.
어머님 돌아가시던 해에 내 가 벌초를 총괄하기 시작했으니 벌써 16번을 했다.
처음 8 부부로 시작한 집안 벌초가 재미있다고 소문이 나면서 내 위에 형님 2 부부와
동생 부부들도 몇이 더 합쳐지면서 13 부부가 1박 2일로 재미있게 벌초를 했었다.
재작년부터는 2박 3일로 하는 동생들도 생기고, 서로 탓하지 않고
축제 같은 벌초가 올해는 단체로는 못 할 것 같다.
코로나로 온 나라가 시끄럽고
또 고향에서도 객지에서 사람 오는 것을 반기지 않다 보니 고민을 많이 했는데
각 집안 별로 따로 해야 할 듯하다.
날짜 정하지 말고 직계로 부모님과 조부모님 산소는 각 개인들이 하고
나머지 산소는 나와 또 여력이 되는 사람들이 하자고 했다.
코로나로 인해 세상이 많이 바뀐다.
먹고사는 문제가 아니라 여러 가지 문화들도 또 자연도 바뀌어 간다.
계속해서 세상은 바뀔 것이고
또 인간은 적응해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