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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낚시

by 머구리1 2020. 8. 31.

물안개가 짙게 피어오르는

뿔땅골 연못 끄트머리쯤

단듯 안 단듯 실지렁이 한토막을 

꿰어 넣는다

 

딸각딸각 움직이는 찌

동그라니 퍼지는 파문을 두고

당겨진 낚시줄 끝엔

지렁이 한 토막에 목숨 건

피라미 한 마리 대롱대롱

 

어차피 피래미 밖에 없는 연못인데

그냥 살려보낸다.

고기를 낚는 건지

시간을 낚는 건지

이도저도 아닌

나를 낚는 건지

 

뭔지도 모르는 기대감에

또 지렁이 토막을 던져 넣는다.

 

낚고 또 낚고

돌려보내고 또 돌려보낸다.

피라미도 나도

참 뻘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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