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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by 머구리1 2021. 3. 7.

작년 여름

이런저런 사정으로 장모님과 장인어른의 천도재를 모시고 제사를 없앴다.

동시에 장인어른의 산소도 장모님 옆으로 이장을 하자 했으나

한 사람의 반대로 이장은 못하고 제사만 없앤 결과가 나왔다.

 

김여사의 여린 마음에 그게 걸렸을까?

한 달쯤 전부터 계속 꿈에 장모님이 나온단다.

꿈에 나와서는 계속 배가 고프다고 한단다.

 

신기한 게 그때쯤 내 꿈에도 장모님이 한번 나오셨다.

 

꿈이란 게

일반적으로 기억의 테두리 안에서 나오는 것이니

내 결혼 전에   돌아가셔서 내가 뵌 적이 없는 장모님이

내 꿈에 나온다는 게 신기했다.

뒷날 김여사에게 꿈속의 기억을 이야기하니 얼굴 생김새와 머리 모양이

장모님과 비슷하단다.

꿈속에서 장모님을 내가 그냥 알아본 건지

장모님이 "내가 자네 장모네"라고 얘기했는지는 기억에 없다.

단지 내게 몇 번을 "고맙다"라고 얘기한 기억은 있다.

 

김여사가 꿈 이야기를 주변에 친하게 지내는 언니에게 이야기했더니

간단하게 밥을 해서 산소에를 다녀오라고 하더란다.

 

해서 토요일에 산소에를 다녀왔다.

탕국과 밥을 준비하고 생선 굽고,황태포도 사고,

튀김과 전 약간 그리고 나물과 과일까지

간단하게나마 구색을 맞춰 두 분의 산소를 찾아뵈었다.

때맞춰 취직시험에 합격한 둘째와

아직도 공부 중인 아들내미까지 대동해서

따뜻한 봄 햇살과 봄바람도 맞아본다.

 

내려오는 길에 산소 찾아온 큰처남 부부도 만났다.

30년 넘게 산소를 다녀도 산소에서 만난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어디에 땅을 샀다고 부모님께 신고하러 왔단다.

 

두 분이서 외동딸 건강이나 잘 지켜줬으면 좋겠다.

 

 

산소 주변 목련은 벌써 꽃을 피우고 있다.

 

피는지도 몰랐던 매화는 벌써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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