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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한녀석씩 떠나간다.

by 머구리1 2021. 3. 15.

지난 토요일 둘째가 떠났다.

2년 동안의 영국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후 어떻게 하려나 하고 걱정을 했는데

6개월간 죽어라고 컴퓨터와 씨름하더니 자격을 만들었나 보다.

처음에는 부산 학원 옆에 고시원을 얻어서 공부를 하더니

코로나로 인해 대면 수업이 없어지면서

집에서 비대면 수업을 하는데 매일이 새벽 까지였다.

어느 때는 내가 출근하는 6시까지 불을 켜놓고 있더니

이제 6개월 지났나 보다.

경기도에 있는 IT기업이란다.

영국 가기 전 두 달 동안 토익학원 다니더니 950점인가를 받아온 녀석이라.

무슨 일이든 집중력은 높다.

그 덕분에 이번 회사도 원어민이 직접 영어면접을 봐서 합격했단다.

 

영국에서 돌아와서도 용돈 한번 요구한 적이 없는 녀석이고

지구촌 어디에 내놔도 살아나갈 단단한 녀석이어서 큰 걱정은 없지만

그래도 마음 한구석이 아픈 것은 딸자식 부모의 기우려니 하고 만다.

한편으로는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해 힘들게 살아가는 자식들에 대해

미안한 마음도 있다.

 

둘째답게 직장도 전문직으로 잡는 것 같다.

웹 개발 쪽이라 실무에서 더 많이 배워야 하고

제대로만 배워 놓으면 어디에서든 쓸 수가 있단다.

최종 희망이 영국에서 정착하는 것이라고 하니

그 또한 둘째의 인생이다.

유럽에서는 IT 계열의 한국인을 우대해서

정착이 조금은 쉽단다.

10년 후가 될지 20년 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원하는 삶을 살수있길 바란다.

 

급작스런 이동이라 미처 집을 구하지 못해 고시원에 일단 짐을 풀었다.

회사 상황 봐서 한 달쯤 후에는 원룸이라도 하나 얻어 줘야 될 듯싶다.

그러고 나면 부모로서의 역할은 어느 정도 끝나고

맘속 응원밖에 없을 것 같다.

 

그렇게 또 한 녀석이 떠나고

이제 막내만 제자리 찾으면 부모로서의 의무는

어느정도 끝이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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