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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일상의 연말

by 머구리1 2021. 12. 10.

연말이라고 여기저기서 안부 카톡이 수시로 울린다.

예전 같으면 송년회로 일주일 중 반 이상은 해롱해롱 한 상태로 보냈겠지만

지난해부터 코로나로 인해 연말 모임도 없어지다 보니

매일매일 상태가 양호하다.

요즘 이리저리 챙겨 먹는 것은 많은데 술은 안 먹다 보니

건강도 많이 좋아진 듯하다.

 

경옥고를 보약 먹듯이 먹고 있는 김여사도 관절통 없이 

잘 보내고 있고 잠도 잘 잔다.

크리스마스쯤 잡았던 남매들 간의 모임도 일단은 취소를 시켰다.

금년에는 부곡에 호텔을 잡아서 

여자들 고생도 안 시키고, 다섯 남매 부부가 오랜만에 노래방도

가 보자고 했는데 갑자기 코로나가 많이 늘어나는 바람에 취소를 시켰다.

내일 고향에를 가면 동생 부부와 저녁이라도 한 끼 하려 했더니

그것도 못할 것 같다.

공무원인 큰딸이 4인까지만 모임이 허용된다니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둘째가 빠져도 넷이니 동생 부부와는 연말쯤에 한번 다시 만나야 할 것 같다.

 

 

아침에 공장을 돌아보고 있는데 출하 준비를 하고 있는 엔진이 있었다.

작은 엔진들은 이렇게 1 Block 통째로 나가고 큰 엔진들은 분해해서 나간다.

이 엔진은 우리 회사에서 만들고 있는 엔진 중 제일 작은 기종이다.

이런 작은 엔진들은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사용하지 않고 대부분 수출이다.

이 엔진도 유럽으로 나가는 엔진이다.

 

 

엔진은

공장에서 조립 후 이렇게 시운전을 하고 엔진의 크기에 따라서

분해해서출하를 한다.

엔진의 무게 때문에 큰 엔진들은 적게는  2 Block에서 많게는 6 block으로

분해되어서 조선소로 출하가 된다.

따라서 나가는 부품 박스들만 해도 몇십 개에서 백개가 넘어가기도 한다.

 

 

이 사진은 아주 큰 대형엔진의 Crank shaft 조립 모습이다.

피스톤 직경이 95cm인 큰 엔진이고, 제일 큰 엔진은 98cm까지 있다.

이 크랭크 샤프트는 무게가 600톤이 넘기 때문에 크레인으로 한 번에

들 수가 없어서 2-part로 나눠 만들어서

엔진 내부에 조립 후 다시 연결을 한다.

선박용 대형엔진의 경우 지금까지 만들어진 엔진 중 기통수가 가장 많은 엔진은

14기통 짜리로 마력으로는 10만 마력이 넘는다.

이런 대형 엔진은 크기가 대략

길이 30mX폭 10mX높이 15m로 웬만한 빌라 한채 정도의  크기로

엔진 전체의 무게는 1500톤 근처로 무겁다.

이런 대형 엔진들은 대부분 컨테이너 운반선에 사용된다.

 

연료는 대부분 벙커 에이를 사용하고 있고 요즘 만드는 엔진들의 경우는

LNG를 사용하는 엔진도 많다.

벙커 에이의 경우 EGR이나 SCR같이 별도의 질소 배출 감소 장치를 설치해야 하지만

LNG의 경우 별도의 설비가 없어도 환경오염이 덜 하기 때문에 많이들 사용한다.

특히 LNG운반선의 경우 운반선 내부에서 자동으로 증발되는 LNG를 사용하기 때문에

연료비 절감도 된다.

연비가 특히 중요한 것이 저런 대형 엔진의 경우 벙커 에이를 사용해도

연료비만 하루에 1억 원 정도 들어간다.

특히 LNG 선에 사용하고 있는 엔진의 경우는 우리나라밖에 못 만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 년 전에 프랑스에서 중국 조선소에 발주를 줬지만 실패했다.

납기를 맞추지도 못하고 만든 배가 호주 근처 바다에서 

엔진 고장으로 멈춰버려서 결국은 폐선을 했다.

 

선박용 엔진의 경우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다.

1위가 현대, 2위가 우리다.

전세계 물량의 60% 정도를 우리나라에서 만든다.

선박용 엔진회사의 경우 대부분 조선소를 끼고 있지만 우리 회사는 단독이다.

물론 우리도 예전에는 S그룹이던 시절에는 조선소와 같은 회사였다.

중간에 주인이 바뀌면서 단독 회사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우리 회사 엔진은 세계에서 제일 비싸단다.

조선소를 끼고 있는 경우에는 엔진에서 약간 적자를 봐도 조선에서 메꾸면 되지만

엔진이 전체인 우리의 경우 적자 수주를 하기가 쉽지 않아서

가격이 비싸다고 한다.

 

이렇게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엔진 제작국이지만

실제 기술은 다 유럽이다.

선박용 엔진의 경우

 

2개의 기술사가 있는데 대략 전세계 엔진 생산량의 70% 정도는 MDT고 

WinGD이 30% 정도 된다.

 

 저네들이 매출의 8%~13% 정도를 로열티로 가져간다.

쎄빠지게 만든 우리나라 제작사는 5~8% 될까 말까다.

그래서 기술력이 소중한 것이다.

 

조선업이 중요한 이유는 노동집약적인 산업이라는 것이다.

반도체나 전자 제품에 비해 영업이익율이나 매출이 낮을지 모르지만

노동집약적인 산업이다보니 고용효과가 아주 크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의 경우 직영과 외주를 다 하면 10만명이 넘을 것이다.

여기에 사외에 협력업체 직원까지 포함하면 

고용인원은 더 늘어난다.

반도체나 휴대폰이 돈은 훨씬 많이 벌고 세금도 많이 내겠지만

실제로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더 많이 제공해주는 산업은

조선업이다.

그래서 조선업은 국가 기간산업으로 유지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30년 넘게 이 엔진을 만들어 왔다.

정년이 다 된 지금 지난 시간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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