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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눈탱이

by 머구리1 2021. 12. 14.

지난주 토요일

딸내미 집에 갔다가 보게 된 딸애의 차 타이어다.

차를 산지 5년이 넘었지만 운행거리는 아직 얼마 안 되다 보니

타이어의 트레드는 아직 남아있지만 안에는 다 삭아서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여자애다 보니 차를 타고 다니기는 하지만 관리에는 문외한이다.

엔진오일 교체하는 것 까지 전부 신경을 써 주어야 한다.

 

지금 당장 타이어를 교체하지 않으면 

언제 사고가 날지 모르겠다.

급한 마음에 집 근처에 있는 타이어 프로를 갔더니 

이곳은 금호타이어만 취급한단다.

잘 됐다 생각하고 바꿔 달라고 했더니

맞는 타이어가 두 짝밖에 없단다.

다음 주에 주문하면 온다는데 그때까지 기다릴 수도 없고

딸애가 요즘 연말과 코로나로 계속 바빠서

마음 먹은김에 해 줘야할 것 같아서.

다른 곳을 찾기로 했다.

 

해서 찾아간 곳이 그 유명한 타이어 XX다.

난 원래 이런 곳보다는 한국타이어나 금호타이어 직영점에서 교환을 한다.

조금 비싸긴 하겠지만 최소한 뒤통수는 안 맞으니까.

특히 저곳은 전에 뉴스에서 타이어 휠을 고의로 휘는 것을 보고는 더 피하게 된다.

그런데 이곳은 시골이다 보니

한국타이어 직영점이 없어서 할 수 없이 저곳을 찾았다.

함양에서는 타이어 교체시 선택의 촉이 좁다.

 

 

젊은 사장은 오페라 라는 타이어를 권한다.

넥센에서 나오는 최상급의 타이어고

한 짝에 175,000원인데 3+1에 할인 기간이니 46만 원에

4짝 다 교체해 주겠단다.

난 그냥 40만 원짜리로 한국타이어 키너지로 해 달라고 했고

교체 작업을 진행한다.

그러면서 계속 키너지 타이어는 안 좋은 하품 타이어란다.

난 잘 타고 있는데....

사실 이것도 싼 것이 아니다.

딸애 차보다 큰 내차도 40만 원에 교체를 했다.

시골지역이니 그러려니 했다.

그러면서 사장은 계속 옆에서 다른 것을 권한다.

지금 차에 사용하고 있는 엔페라가 있는데 44만 원에 해 준단다.

엔페라는 나도 사용해 본 적이 있는데 가성비로 그냥 괜찮은 타이어다.

그렇게 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또 2만 원만 더 보태면 처음에 권한 최고품 오페라로 할 수 있단다.

계속해서 옆에서 말을 시키니 어느 순간 정신이 헤까닥 했는지

나도 넘어가 버렸다.

그렇게 생각 없이 사는 사람은 아닌데

난 어느 순간 사장이 처음에 권한 오페라를 교체하고 있었다.

이게 그네들의 장사 수법인 것 같다.

아마 본사에서 교육을 그렇게 하나보다.

정신없이 계속 말을 시켜서 판단 능력이 떨어지게 만드는 것 같다.

 

그런데 타이어를 교체하면 휠 얼라이먼트를 봐주는데

그냥 차를 뺀다.

왜 얼라인먼트를 안 보냐고 했더니

요즘 방침이 바뀌어서 일주일간 타면서 자리 잡고 나면

얼라인머트를 보니까 일주일 후에 다시 오란다.

그런가 보다 하고 나왔다.

 

창원에 내려와서 오페라 타이어에 대해 인터넷을 찾아보니 정보가 별로 없다.

가격정보는 아예 안 보인다.

한참을 찾아보니 이곳 전용 타이어란다.

왜 사장이 그렇게 저 타이어를 권했는지 이해가 간다.

전용이라는 얘기는 그만큼 이윤이 높다는 것이겠지.

이게 말로만 듣던 타이어 눈탱이구나.

 

얼라이먼트도 다른 곳에 물어봤더니 일주일 뒤에 보는 경우는 없단다.

결국 나한테 눈탱이 친 것이 부족했던 것이었다.

딸 차라고 했고 난 창원에 내려가야 한다고 했으니

일주일 뒤에 오라고 하면 

할 수 없이 딸애가 차를 가져올 것이고

운전수가 여자라면 여기저기 손을 대서 장난을 치기가

더 쉬울 것 같으니 그렇게 했던 것 같다.

나도 이미 눈탱이 맞았는데 뭘.

 

참 괘씸하다.

돈 십만 원 더 낸다고 내 살림이 무너지지는 않겠지만

눈탱이는 항상 기분 나쁘다.

젊은 사람이 장사를 그렇게 하다니...

나이가 많아봤자 삼십 대 초반이겠던데.....

작은 돈 몇 푼은 잘 벌어먹을지 모르지만

장사로 제대로 성공할 것 같지는 않다.

저 짓을 나한테만 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다른 이에게도 계속했다면 결국 언젠가는 

탄로가 날 것이다.

 

앞으로도 함양에서 타이어 교체를 할 일이 있겠지만

저런곳은 피해야 한다.

시골지역일수록 이런 것이 참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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