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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고향 마을

by 머구리1 2023. 4. 28.

이 산간벽지에 요즘 들어서 관광버스가 한 번씩 들어온다.

군내버스가 종점인 이 동네에 하루에 네 번 들어오긴 하지만

그 외에는 이 산골에 버스가 들어올 일은 거의 없다.

어제는 인솔자인듯한 분에게 직접 물어봤다.

고성에서 왔단다.

선진지 견학이란다.

우리 동네가 선진지?

그럴 정도는 아닌데.....

그러고 보니 인솔자가 명찰을 찬 게 공무원인듯했다.

내 생각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발전이 안 된 군이 함양군이고

우리나라에서 제일 발전이 안 된 면이 내가 있는 휴천면이지 싶다.

면사무소 소재지에 식당 하나가 제대로 없다.

하나 있긴 하지만 조금 후지다 보니 면직원들도 도우미를 불러서

면사무소 내에서 점심을 먹는 것으로 안다.

면사무소 소재지에 고깃집 하나가 없다.

당연히 카페도 없다.

그 휴천면에서 제일 산골이 우리 동네다.

그러니까 내 생각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낙후된 지역이

우리 마을 아닐까 한다.

그것도 오도재 관통하는 도로가 생기고 나서 발전이 많이 된 게

이 정도다.

오도재 올라가는 길에서 우리 마을로 들어오는 진입로에 있는 입간판이다.

돌담이 아름다운 마을이라고 되어있다.

몇 년 전에 창조마을 사업 공모를 했는데 우리 마을이 당첨이 되었고

이십몇억이라는 돈이 투입되었다.

처음에는 정화조도 다 바꿔주고,

축담도 다 쌓아 준다고 했다.

예전 집들이라 대부분 화장실이 푸세식이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약속들은 흐지부지 되었고

그 많은 돈은 어디에 써였는지 모르겠지만 다 집행이 되었다.

우리 집도 수리하면서 축담과 정화조 모두 우리가 직접 했다.

물론 돈이 표시나 게 쓰인 곳도 있다.

마을 들어오는 진입로에는 이렇게 돈을 들여서 인공적인 돌담을 쌓았다.

진입로 확장공사도 했다.

설마 이걸 가지고 아름다운 돌담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겠지?

마을 안에는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

돌담이 무너진 곳도 있고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는 곳도 있다.

집 주인의 반대로 아직까지 슬레이트 지붕이 있는 곳도 있다.

돌담이 아름다운 마을이라고 되어있지만 아름다운 돌담은 없다.

마을 전체 사진이다.

마을 입구 쪽에는 그래도 어느 정도 빈집들이 정리가 되고

새로 지은 집도 있어서 조금 깨끗해 보이기는 하지만

위쪽으로 가면 예 전집 그대로 방치된 집들도 있다.

그러다 보니 견학 왔던 사람들도 입구에서는 좋다고 하다가도

동네를 한 바퀴 돌고 나면 실망을 한다.

가끔은 자전거나 오토바이 타는 사람들도 입구에 입간판을

보고 들어오긴 하지만 실망을 하고 간다.

누군가는 자랑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지만 썩 그렇게

자랑할 만한 곳은 아니다.

그러다 보니 귀촌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을로 안 들어오고

오도재 올라가는 길가에 집을 짓는다.

나 또한 그냥 내 고향이니까 좋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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