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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 이야기

욕심

by 머구리1 2023. 8. 22.

 

 

내가 블로그를 처음 시작한 것은 2003년이니

벌써 20년이 지났다.

 

네이버가 아닌 다음블로그 였고

다음이 작년에 이상한 짓 하는 바람에

네이버로 옮겼다.

네이버로 옮긴 후에도 하루에 한 개씩의

글은 쓰자고 목표를 잡았지만

그렇지 못한 날이 많았다.

 

블로그의 목적은 기록이었다.

시간이 지난 후 예전 글들을 보면

재미가 있을 것 같았다.

지금도 한번씩 예전 글들을 보면서

옛 추억에 잠기기도 한다.

공개를 하지 않는 아들내미

군대 시절에 보낸 편지나

친구들에게 보낸 메일편지들도 읽어보면

그때 그런일이 있었구나 하고 혼자서

슬며시 웃기도 한다.

 

그러다 한 달 전쯤

블로그를 열때마다 팝업으로 뜨는

애드 포스트를 알게 되었고

밑져 봐야 본전이니 등록을 했다.

돈 생각이 전혀 없지는 않았겠지만

이웃도 몇명 한 되고 내가 쓰는 글이

남들이 궁금해 하는 정보들을 담은 것도 아니니

돈이 될 거라는 생각은 없었다.

어차피 블로그 하는 거 그냥 등록이나

해 놓자고 한 것이다.

 

수입은 예상대로 뻔했다.

10 원도 안 들어오는 날이 많았고

내 블로그를 찾는 사람도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2천 몇백원의 수입이 생겼다.

지금도 어떻게 수입이 저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그러다 보니 욕심이 생긴다.

안 될 것 뻔히 아는데도 욕심이 생긴다.

그 무렵 이웃 요청도 아주 많이 들어왔다.

네이버에거 알고리즘 연결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하루 열명 이상의 이웃 요청이 들어왔다.

물론 이웃 요청 오는 대로 다 수락했다.

한달이 조금 안 된 지금 이웃은 400 명 가까이 늘었다.

 

그러면서 문제가 생긴다.

이웃의 글이 너무 많이 올라오다 보니

그동안 잘 읽었던 이웃들의 글도 그냥

대충 읽고 넘어가기 바쁘다.

대부분은 글을 읽지도 않고 그냥 공감을 눌러준다.

그러면서도 내가 하루에 누르는 공감수에 비해서

반에 반도 내 공감수가 늘어나지 않는 것에 대해

서운한 마음도 생긴다.

 

또 하루에 많은 글들을 옮기는게 수입에 도움이 되나 싶어

되지도 않는 글까지 올린다.

예전 글들도 공유를 한다.

다음블로그에서 네이버 블로그로 옮기면서

하루에 99개 까지 등록이 가능하니

작년 비슷한 기간 하루에 수십개씩 글을 쓴 것으로 되어있다.

그렇게 해서 어제 까지 번 돈이 얼마일까?

12,799 원이다.

지금까지 미친짓을 하고 있었던 거다.

1시간 시급밖에 안 되는 돈이다.

찾아보니 하루에 6,000 명이 방문하는

블로그의 수입이 하루 3,000 원이란다.

한 달 1,800,000을 버는 블로그는

하루 방문객이 200,000 명이란다.

전업으로 해도 되기가 어려운 일이다.

한 달 십만원도 못 벌 일을

한 달 5백만 원 받는 것 보다 더 신경을 쓰고 있었다.

돈이 필요하면 재취업을 할 일이다.

한 달 가까운 시간 만삼천 원을 벌기 위해서

이런 뻘짓을 하고 있었던 거다.

 

이제 다시 돌아가자.

그냥 나 살아가는 이야기를 쓰자.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니라

훗날 나 혼자 보면서 웃을 글을 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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